야생화이야기

물참대 '화사한 매력'

林 山 2022. 8. 24. 16:40

해마다 6월 초순 무렵에는 설악산, 함백산 등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하얀 물참대 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물참대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알려진 설이 없다. 물참대와 말발도리는 언뜻 보면 비슷해서 구분이 잘 안 된다. 물참대와 말발도리를 구별하려면 화심(花心)을 잘 관찰해야 한다. 물참대는 화심이 녹색이고 수술대가 납작한 긴 삼각형인 반면에 말발도리는 화심이 황색이고 수술대가 납작한 긴 사각형이다. 

 

물참대(설악산 서북능선, 2015. 6. 6)

물참대는 장미목 범의귀과 말발도리속의 낙엽 활엽 관목이다. 학명은 도이치아 글라브라타 콤(Deutzia glabrata Kom.)이다. 속명 '도이치아(Deutzia)'는 18세기 네덜란드의 은행가이자 식물학자인 요한 반 데르 도이츠(Johann van der Deutz, 1743~1784)를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도이츠는 스웨덴 식물학자 칼 페테르 툰베리(Carl Peter Thunberg, 1743~1828)의 아시아 여행에 자금을 지원했다. 툰베리는 도이츠의 후원으로 아프리카 희망봉, 인도네시아 자바, 일본을 여행했고, 그곳에서 많은 식물을 발견했다. 툰베리는 도이치아속(Deutzia)을 만들어 후원자에게 경의를 표했다. 종소명 '글라브라타(glabrata)'는 '매끈하다'는 뜻이다. 명명자 '콤(Kom)'은 러시아의 식물학자 블라디미르 래온티에비치 코마로프(Vladimir Leontyevich Komarov, 1869~1945)이다.

 

물참대의 영어명은 글레이브러스 듀치어(Glabrous deutzia)이다. '글레이브러스(Glabrous)'는 '털 없는(hairless), 반들반들한(smooth)'의 뜻이다. '듀치어(deutzia)'는 '말발도리속(屬)'을 뜻한다. 일어명은 죠센우츠기(チョウセンウツギ, 朝鮮空木·卯木)이다. '우츠기(空木)'는 '줄기의 속이 비었다'는 뜻이다. 중국명은 광어서우슈(光萼溲疏) 또는 우마오서우슈(無毛溲疏)이다. 물참대를 댕강말발도리, 조선매수소(朝鮮梅溲疏), 광악수소(光萼溲疏), 댕강목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화사한 매력'이다. 

 

물참대의 원산지는 한강토(조선반도)를 비롯해서 중국, 러시아 극동 지방이다. 중국에서는 동베이(东北), 샨동(山东), 허난(河南) 등지에 자란다. 한강토에서는 전국적으로 분포하지만 대부분 백두대간에 분포한다. 산골짝 숲 속이나 숲 가장자리, 그늘이 지고 습기가 있는 계곡, 전석지 등에서 고광나무, 귀룽나무, 벚나무와 섞여서 자란다.

 

물참대(정선 함백산, 2022. 6. 11)

물참대의 키는 2m까지 자란다. 밑에서 많은 줄기가 올라와 포기를 형성한다. 일년생 가지는 붉은 빛이 돌며, 속이 비어 있다. 늙은 가지의 나무껍질은 회색 또는 흑회색으로 불규칙하게 벗겨진다. 잎은 어긋나기한다. 잎 길이는 4~9cm , 너비는 1~3(4)cm로 피침형 또는 긴 타원형이고 점첨두 예저이다. 잎 가장자리에는 잔톱니가 있다. 잎 표면은 녹색이며 털이 거의 없거나 3~4개로 갈라진 성모가 산생하고, 뒷면은 연한 녹색으로서 털이 없다. 매화말발도리는 잎의 양면에 5개로 갈라진 성모가 있다. 

 

꽃은 5월 초~6월 말에 흰색으로 핀다. 꽃 지름은 8~12mm이다. 많은 꽃이 편평꽃차례에 달리며 털이 없다. 꽃받침조각과 꽃잎은 각각 5개이다. 수술은 10개, 암술대는 3개(간혹 2개)이다. 밀선반에는 털이 없다. 꽃받침에는 성모가 있다. 열매는 삭과이다. 삭과는 지름 5~6mm의 종형으로 9월 말~10월 중순에 익는다. 삭과 안에는 작은 종자들이 무수히 많이 들어 있다.

 

물참대(정선 함백산, 2022. 6. 11)

물참대는 키가 적당히 크고, 꽃이 아름다워서 생울타리로 좋다. 그늘진 곳에 무리지어 심어도 잘 어울린다. 꽃은 방향성이 뛰어나고 꿀샘이 많기 때문에 밀원식물로도 좋다. 또, 조경수로도 그 가치가 높다.

 
2022. 8. 24.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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