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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US 오픈] '10대 돌풍' 카를로스 알카라스, 메이저 대회 생애 첫 우승

林 山 2022. 9. 12. 11:16

알카라스 US 오픈 생애 첫 우승, 카스페르 루드 3-1 격파

 

'10대 돌풍'의 주인공 카를로스 알카라스(19, 에스빠냐, 세계 4위)가 마침내 생애 첫 그랜드 슬램 대회 남자 단식을 제패했다. 알카라스는 9월 12일 오전 5시(한국 시간) 뉴욕 플러싱 메도우스 코로나 파크 소재 전미 테니스 협회(USTA) 빌리 진 킹 국립 테니스 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카스페르 루드(23, 노르웨이, 7위)를 3시간 20분 만에 3-1(6-4, 2-6, 7-6, 6-3)로 물리치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시상식에서 우승 컵을 들고 포즈를 취한 카를로스 알카라스

생애 첫 메이저 대회 타이틀 도전에 성공한 알카라스는 우승 컵과 함께 우승 상금 260만 달러(약 35억)를 받았다. 루드는 준우승 상패와 함께 상금 130만 달러(약 17억5,400만 원)를 받았다. 

 

알카라스는 18세 때인 2021 US 오픈에서 준준결승에 오르며 혜성 같이 나타났다. 2022 호주 오픈 3회전에서 탈락한 알카라스는 프랑스 오픈에서 준준결승에 진출하며 다시 한번 10의 돌풍을 일으켰다. 이번 대회 직전에 열린 2022 윔블던에서는 4회전 탈락했다. 알카라스는 올 시즌 ATP 투어 4회 우승에 이어 US 오픈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한번 10대의 돌풍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 승리로 알카라스는 '나달의 후계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루드는 2022 프랑스 오픈에서 노르웨이인 최초로 준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한 루드는 2021년 이전 하드 코트에서 16승 27패를 기록해 37.2%의 승률을 보였다. 그러나, 2021년 이후에는 62경기 가운데 46경기를 이겨 74.1%의 승률을 기록했다. 루드는 현재 ATP 투어에서 올 시즌 44승을 거두며 캐머런 노리(27, 영국, 9위)와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준우승패를 들고 포즈를 취한 카스페르 루드

1세트는 루드의 선공(先攻)으로 시작됐다. 알카라스는 루드의 두 번째 서브 게임을 잡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모두 지켜 1세트를 6-4로 따내며 상대의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도 루드의 서브 게임으로 시작됐다. 두 선수는 게임 스코어 2-2까지 가며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균형을 먼저 깬 선수는 루드였다. 루드는 알카라스를 2게임에 묶어놓고 4게임을 연달아 따내는 투혼을 발휘하며 2세트를 6-2로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3세트도 루드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두 선수는 서로 상대 서브 게임을 하나씩 잡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게임 스코어 6-6까지 가는 팽팽한 대결을 펼쳤다. 알카라스는 게임 스코어 5-6, 다섯 번째 듀스 포인트 스코어 40-40에서 드롭 샷에 이은 로브 오버헤드를 성공시켜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3세트 승부는 타이 브레이크로 넘어갔다. 루드는 첫 서브에서 에이스를 작렬시키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알카라스의 포텐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알카라스는 루드를 1점에 묶어놓고 내리 7점을 따내는 괴력을 발휘하며 3세트를 7-1로 이겨 승기(勝機)를 잡았다. 승부의 추가 기울고 있었다. 

 

4세트는 알카라스의 서브 게임으로 시작됐다. 초반 두 선수는 게임 스코어 2-2로 호각지세(互角之勢)를 이루었다. 하지만, 알카라스는 3세트 승리의 여세를 몰아 루드의 3번째 서브 게임을 잡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게임 스코어 5-2로 달아났다. 루드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3-5로 추격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알카라스는 위너 2개와 에이스 하나를 작렬시키며 포인트 스코어 40-15로 더블 매치 포인트를 잡았다. 이어 마지막 포인트를 서비스 위너로 장식하며 4세트를 6-3으로 따내고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19살의 알카라스가 그랜드 슬램 대회 남자 단식 생애 첫 우승, US 오픈 남자 단식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이었다. 승리가 확정되자마자 알카라스는 코트에 큰대자로 드러누워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알카라즈는 루드와의 상대 전적에서 3승 무패를 기록했다. 

 

루드는 두 번째 서브 득점률(68%-55%)과 리시브 포인트(45-40)에서는 오히려 알카라스를 앞섰다. 하지만, 알카라스는 첫 서브 성공률(64%-61%)과 첫 서브 득점률(74%-66%)에서 앞서는 한편 위너(55-37)와 서비스 포인트(87-77)에서 상대를 압도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더블 폴트는 알카라스 3개, 루드 2개였다. 범실은 알카라스가 루드보다 무려 11개나 많은 41개를 기록했다. 네트 플레이에서 알카라스는 45개 중 34개, 루드는 36개 중 23개의 포인트를 획득했다.

 

시상대에 함께 선 카를로스 알카라스(좌)와 카스페르 루드(우)

시상식에서 챔피언 알카라스는 "그랜드 슬램 챔피언과 세계 1위는 내가 어릴 때부터 꿈꿔 왔던 일이다. 이를 위해 나는 정말 열심히 달려왔다. 지금은 뭐라고 말하기가 힘들 정도로 감정이 복받친다."고 말했다.  

 

알카라스는 이어 "이것은 팀과 함께 모든 힘든 일을 이겨내고 내가 성취하려고 했던 것이다."라며 "나는 겨우 19살이다. 모든 힘든 결정은 부모님과 팀원들과 함께였다. 이것은 나에게 정말 특별한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알카라스와 루드는 이날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각각 자신의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 19살의 알카라즈는 월요일 1973년 이후 ATP 역사상 최연소 세계 랭킹 1위가 될 것이다. 또한, 그는 코치인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가 2003 US 오픈 결승에 진출한 이후 이 대회 직후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한 최초의 선수가 되었다. 루드는 이날 경기에서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세계 랭킹은 생애 처음 7위에서 2위로 올라서게 된다. 

 

여자 복식, 체코의 크레이치코바-시니아코바 우승

 

체코의 26살 동갑내기 복식조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23위)-카테리나 시니아코바(83위) 조가 US 오픈 여자 복식을 제패했다. 크레이치코바-시니아코바 조는 빅 애플(Big Apple, 뉴욕의 별칭)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홈 코트의 캐서린 맥널리(20, 미국, 복식 22위)-테일러 타운센드(26, 미국, 197위) 조를 2-1(3-6, 7-5, 6-1)로 물리치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컵에 키스하는 크레이치코바(좌)와 시니아코바(우)

이날 경기 승리로 2018 롤랑 가로스 여자 복식 제패 이후 그랜드 슬램 대회를 6번째 제패한 크레이치코바-시니아코바 조는 우승 컵과 함께 우승 상금 688,000달러(약 9억5,100만 원)을 받았다. 맥널리-타운센드 조는 준우승 상패와 함께 상금 344,000달러(약 4억7,600만 원)을 받았다. 

 

시상대에 나란히 선 우승 조(좌)와 준우승 조(우)

2022 호주 오픈, 윔블던에 이어 US 오픈마저 제패한 크레이치코바-시니아코바 조는 올 시즌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뻔했다. 하지만, 2022 호주 오픈 여자 복식을 제패하고 나서 크레이치코바가 코비드19 양성 반응이 나와 프랑스 오픈에 참가할 수 없었다. 가정은 금물이지만, 만약 프랑스 오픈에 크레이치코바-시니아코바 조가 참가했다면 충분히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