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022 US 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결승 진출자가 가려졌다. 2022 프랑스 오픈 우승자 이가 시비옹텍(21, 폴란드, 세계 1위)은 아리나 사바렌카(24, 벨라루스, 6위), '튀니지 특급' 온스 자베르(28, 튀니지, 세계 5위)는 캐롤라인 가르시아(28, 프랑스, 17위)을 각각 물리치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시비옹텍-자베르의 결승전은 9월 11일 오전 5시(한국 시간)에 열린다.
우승 후보 이가 시비옹텍, 아리나 사바렌카에게 2-1 역전승
톱 시드의 이가 시비옹텍은 9월 9일 오전 9시 15분 뉴욕 플러싱 메도우스 코로나 파크 소재 전미 테니스 협회(USTA) 빌리 진 킹 국립 테니스 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아리나 사바렌카 2-1(3-6, 6-1, 6-4) 역전승을 거두고 대망의 결승전에 올라갔다.
시비옹텍은 2020 프랑스 오픈 여자 단식에서 19세의 나이로 우승했다. 이는 1992년 미국의 모니카 셀레스 이후 최연소 우승 기록이다. 시비옹텍은 2022 프랑스 오픈에서도 우승했다. 하지만, US 오픈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시비옹텍이 이전 US 오픈에서 거둔 최고의 성적은 2021 대회 4회전 진출이다. 이날 경기 승리로 시비옹텍은 생애 처음으로 이 대회 결승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1세트는 시비옹텍의 선공(先攻)으로 시작됐다. 두 선수는 초반전부터 서로 상대 서브 게임을 잡고 게임 스코어 2-2까지 팽팽한 대결을 벌였다. 균형을 먼저 깬 선수는 사바렌카였다. 시비옹텍의 세 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한 사바렌카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5-3으로 앞서나갔다. 이어 상대의 서브 게임을 다시 하나 잡고 1세트를 6-3으로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사바렌카는 1세트에서만 위너 4개와 에이스 하나를 성공시키는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시비옹텍은 역시 세계 1위 선수였다. 바르샤바에서 온 공격적인 베이스라이너 시비옹텍이 2세트 사바렌카의 첫 서브 게임을 잡으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됐다. 시비옹텍은 상대 서브 게임을 두 번이나 브레이크하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착실하게 지켜 2세트를 6-1로 가볍게 따내고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승부는 3세트로 넘어갔다. 사바렌카는 시비옹텍의 첫 서브 게임을 두 번이나 브레이크 하며 게임 스코어 4-2로 앞서갔다. 하지만, 7번째 게임부터 시비옹텍의 괴력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시비옹텍은 사바렌카를 4게임에 묶어놓고 4게임을 연달아 이겨 3세트를 6-4로 따내고 결승 진출권을 따냈다. 시비옹텍이 생애 처음으로 US 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 진출하는 순간이었다. 시비옹텍은 결승 진출과 함께 상금 130만 달러(약 17억5,400만 원)를 확보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시비옹텍은 2022 시즌에서만 사바렌카에게 4전 전승을 거뒀으며, 16세트를 연속으로 따내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시비옹텍은 WTA 최고 기록인 54승을 올리는 한편 US 오픈 결승에 오른 최초의 폴란드인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사바렌카는 에이스(4-2)와 첫 서브 득점률(67%-65%)에서는 시비옹텍을 앞섰다. 그러나, 시비옹텍은 두 번째 서브 득점률(33%-29%)과 서비스 포인트(43-42), 위너(24-22)에서 앞서는 한편 첫 서브 성공률(73%-54%)과 리시브 포인트(47-35)에서 상대를 압도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사바렌카는 더블 폴트에서 상대보다 4개 더 많은 7개, 에러에서 무려 13개나 더 많은 44개를 범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으로 작용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시비옹텍은 "이렇게 탄탄한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면서 "경기 내내 집중력을 잃지 않고 난관을 극복해야만 했다. 나는 오늘도 난관을 극복하고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 내용에 대해서 묻는 질문에 시비옹텍은 "첫 서브를 넣으려고 했던 것은 사바렌카가 두 번째 서브에서 공격적이었기 때문이다. 그게 나에게 압박감을 주었다."면서 "첫 세트를 잃었지만 희망은 있었다. 솔직히 나는 나 자신에게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아리나가 훌륭한 서브의 소유자이고, 내가 그녀를 다시 이길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평소보다 수준 높은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에 대해서 묻자 시비옹텍은 "뉴욕은 몇 주 동안은 좋다. 하지만, 나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적절한 환경과 함께 차분한 장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살 곳으로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뉴욕은 항상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다. 여긴 내가 있을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튀니지 특급' 온스 자베르, 캐롤라인 가르시아 2-0 완파
'아프리카의 복병' 온스 자베르가 US 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 진출하며 자신과 아프리카 대륙의 테니스 역사를 연일 새로 쓰고 있다. 시비옹텍-사바렌카의 경기에 앞서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준결승전에서 자베르는 캐롤라인 가르시아를 2-0(6-1, 6-3)으로 완파하고 대망의 결승전에 올라갔다.
자베르는 WTA 투어 최초의 아랍 국가 출신 선수 우승자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자베르는 이 대회 직전에 열린 2022 윔블던 준우승을 차지하며 아프리카-아랍 지역 테니스 역사를 새롭게 쓴 바 있다. 당시 자베르는 엘레나 리바키나(23, 카자흐스탄, 25위)에게 1-2(6-3, 2-6, 2-6)로 역전패했다.
자베르는 2022 윔블던 여자 단식 결승에 진출하며 아랍 국가 출신 선수로는 남녀를 통틀어 최초로 그랜드 슬램 대회 결승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이날 경기 승리로 자베르는 오픈 시대 이후 US 오픈에서 결승에 진출한 최초의 아프리카 여성이 되었다.
자베르는 1세트부터 가르시아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자베르는 이어 가르시아의 서브 게임을 두 번 더 잡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모두 지켜 1세트를 6-1로 가볍게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자베르는 1세트에서만 에이스 6개와 위너 5개를 성공시키는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 주었다.
2세트는 자베르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자베르는 상대의 두 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5-3으로 앞서갔다. 이어 자베르는 위너 두 개를 성공시키며 자신의 마지막 서브 게임을 지켜 2세트를 6-3으로 따내고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가르시아는 마지막 포인트에서 포핸드 에러를 범하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아프리카 여성 최초로 US 오픈 결승에 진출하는 순간이었다.
가르시아는 더블 폴트(0-2)에서 자베르를 앞서는 한편 첫 서브 성공률(72%-45%)에서는 상대를 압도했다. 하지만, 서브의 강도가 문제였다. 자베르는 에이스(8-2)와 두 번째 서브 득점률(59%-54%), 리시브 포인트(23-17), 위너(21-12)에서 앞서는 한편 첫 서브 득점률(83%-48%)과 서비스 포인트(36-23)에서 상대를 압도한 것이 결정적인 승인(勝因)이 되었다. 자베르는 더블 폴트 2개와 에러 15개를 기록했다. 가르시아는 더블 폴트는 범하지 않고 에러만 23개를 기록했다.
자베르는 2022 윔블던 준우승을 아쉬워하며 이번 US 오픈에서는 꼭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시비옹텍은 지난 5월 15일 2022 로마 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자베르를 2-0(6-2, 6-2)으로 완파한 적이 있다. 이번 대회 결승전이 자베르에게는 리턴 매치가 되는 셈이다.
경기가 끝난 뒤 결승 상대인 시비옹텍에 대해 묻자 자베르는 "이가는 결승전에서 지는 법이 없으니 아주 힘들 것이다."라고 전제한 뒤 "그녀는 멋진 경기를 하고 있다. 힘든 시합이 될 거다. 하지만 확실히 복수할 거다. 나는 여기서 경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녀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베르는 "내 소원은 세계 랭킹 5위 안에 드는 것,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 WTA 투어 결승전에 올라가는 것 등 세 가지였다. 두 가지 꿈은 이뤘다. 이제 나는 그랜드 슬램에서 우승하고 싶다. 곧 알게 될 거다."라고 덧붙였다.
2003 US 오픈 우승자로 어린 시절부터 자베르의 우상인 앤디 로딕(미국)에 대해 묻자 "나는 그를 껴안았다. 악수를 해야 할지, 포옹을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난 포옹을 하러 갔다. 물론 그는 또한 잘생겼다. 나는 '내 남편에게 말하지 마'라고 말해야만 했다. 나는 윔블던에서 로딕-페더러의 결승전을 기억한다. 모든 사람들이 페더러를 응원하고 있었지만, 나는 '앤디, 어서, 어서!'를 외치며 응원했다. 나는 그가 경기하는 방식과 그의 사람됨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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