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강원도 삼척 청옥산 중봉계곡을 오르다가 노란색 꽃이 핀 까치고들빼기를 만났다. 까치고들빼기의 유래는 무엇일까? '한국 식물이름의 유래' 공동 저자 중 한 사람인 조민제에 따르면 "까치고들빼기라는 이름은 1937년 조선인 식물연구가들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이름이다. 고들빼기라는 전통적 명칭을 기본으로 하여 여기에 식물의 특징을 나타내는 새 '까치'가 합쳐진 말인데, 아마도 위와 같이 열매가 맺는 모습에서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추정된다."고 했다. 까치고들빼기는 열매를 봐야지만 비로소 그 이름의 유래를 이해할 수 있다. 까치고들빼기는 나물로 먹을 수 있다. 어린순을 식용한다.
까치고들빼기는 초롱꽃목 국화과 고들빼기속의 한해살이풀 또는 두해살이풀이다. 학명은 크레피디아스트룸 켈리도니폴륨 (마키노) 박 앤 가와노[Crepidiastrum chelidoniifolium (Makino) Pak & Kawano]이다. 속명 '크레피디아스트룸(Crepidiastrum)'은 '장화' 또는 '뽀리뱅이속'을 뜻하는 '크레피스(Crepis)'와 '비슷하다'는 뜻을 가진 '아스트룸(astrum)'의 합성어이다. '장화' 또는 '뽀리뱅이속' 식물과 비슷하다는 의미다. 종소명 '켈리도니폴륨(chelidoniifolium)'은 애기똥풀속의 식물 '켈리도늄(chelidonium)'과 비슷한 잎을 가졌다는 의미가 있다. 전 명명자 '마키노(Makino)'는 일본의 식물 분류학자 마키노 도미타로(牧野富太郎. 1862~ 1957)이다. 일본 식물에 학명을 붙인 최초의 일본인이다. 그가 이름을 붙인 식물은 1000여 종, 1500여 변종에 이른다. 명명자 '박(Pak)'은 경북대 울릉도·독도 연구소장 '박재홍'이다. '가와노(Kawano)'는 일본의 식물학자 가와노 쇼이치(河野昭一, 1936~)이다.
까치고들빼기의 영어명은 피네이트-컴파운드 크레피다이어스트럼(Pinnate-compound crepidiastrum)이다. '피네이트(pinnate)'는 '(잎이) 날개 모양의, 우상(羽狀)의', '컴파운드(compound)'는 '복합체', '크레피다이어스트럼(crepidiastrum)'은 '고들빼기속'이다. 일어명은 쿠사노오오바노기쿠(クサノオウバノギク, 草の大葉野菊)이다. 중국명은 샤오화쟈환양찬(少花假还阳参)이다. 이명에는 빠오징쿠마이차이(抱茎苦荬菜), 빠오징샤오쿠마이(抱茎小苦荬), 징시샤오쿠마이(精细小苦荬), 졘례황과차이(尖裂黄瓜菜) 등이 있다. 꽃말은 '순박함'이다.
까치고들빼기의 원산지는 한강토(조선반도)를 비롯해서 일본, 중국, 러시아이다. 한강토와 일본, 중국, 라오스, 몽골, 태국, 베트남, 러시아 극동 지방에 분포한다. 중국에서는 구이저우(贵州), 쟝시(江西), 충칭(重庆), 후난(湖南), 후베이(湖北), 뻬이징(北京), 안후이(安徽), 쓰촨(四川), 깐쑤(甘肃), 샨똥(山东), 샨시(陕西), 쟝쑤(江苏), 네이멍구(内蒙古), 랴오닝(辽宁), 지린(吉林), 헤이롱쟝(黑龙江), 허베이(河北), 샨시(山西), 허난(河南) 등지에 자란다. 일본에서는 혼슈(本州)의 간토(関東), 긴키(近畿) 지방, 시코쿠(四国)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전국의 깊은 산에서 자란다.
까치고들빼기의 키는 20~50cm 정도이다. 줄기는 밑에서부터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어긋나기하며 엽병이 있고 깃꼴로 완전히 갈라진다. 열편은 서로 떨어져 있고, 3~6쌍이다. 열편의 길이는 1~2cm로서 달걀 모양이고, 결각이 약간 있거나 톱니가 드문드문 있다. 엽병은 엽축과 더불어 날개가 없고, 밑부분이 이저로 되어 원줄기를 둘러싼다. 윗부분의 잎은 점차 작아진다.
꽃은 9~10월에 노란색으로 핀다. 꽃 지름은 10mm 정도로서 가지와 원줄기 끝에 산방상으로 달린다. 총포는 좁은 통형이고, 길이 5.5~7.5mm, 너비 1.5~2mm이다. 외포편은 길이 0.5~1mm로서 달걀 모양이다. 외포편은 5개이며 긴 타원상 선형이다. 낱꽃은 5개이다. 꽃부리는 길이 6~7.5mm, 너비 2~2.5mm이다. 판통은 길이 1.8mm 정도로서 털이 없다.
열매는 수과(瘦果)이다. 수과는 방추형이고 길이 3.5~4mm로서 10개의 능선이 있다. 관모는 길이 4.5mm 정도이고 흰색이다.
까치고들빼기의 유사종에는 고들빼기(Sowthistle-leaved hawksbeard, イヌヤクシソウ), 갯고들빼기(Sword-leaf crepidiastrum), 이고들빼기(Denticulate hawkweed, ヤクシソウ), 강화이고들빼기, 절영풀, 지리고들빼기, 왕고들빼기(Indian lettuce, アキノノゲシ), 가는잎왕고들빼기(Slender-leaf Indian lettuce), 용설채(Dragon's Tongue, 龍舌菜) 등이 있다.
고들빼기[Crepidiastrum sonchifolium (Maxim.) Pak & Kawano, Crepidiastrum sonchifolium (Bunge) Pak & Kawano]는 쓴나물, 황화채(黃花菜)라고도 한다. 키는 12~80cm 정도이다. 줄기는 곧게 자라고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자줏빛이 돌고 전체에 털이 없다. 꽃은 7~9월에 연황색으로 핀다. 갯고들빼기[Crepidiastrum lanceolatum (Houtt.) Nakai]는 제주도와 다도해 도서지방에 분포한다. 목질화된 짧은 원줄기는 근경상(根莖狀)으로 남고, 위끝에서 잎이 모여나기한다. 꽃은 10~11월에 황색으로 핀다. 이고들빼기[Crepidiastrum denticulatum (Houtt.) Pak & Kawano]는 키가 30~70cm이다. 줄기는 자줏빛이 돌며 곧게 서고, 윗부분에서 많은 가지가 갈라진다. 줄기잎은 주걱 모양이고, 끝이 귀 모양이며, 줄기를 조금 감싼다. 잎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치아 모양 톱니가 있다. 강화이고들빼기(Youngia denticulata for. pinnatipartita)는 이고들빼기와 비슷하나 잎이 깃처럼 갈라진다. 절영풀[Crepidiastrum platyphyllum (Franch. & Sav.) Kitam.]은 갯고들빼기와 비슷하나 뿌리잎이 크고, 줄기잎이 넓고 두껍다. 지리고들빼기[Crepidiastrum koidzumianum (Kitam.) Pak & Kawano]는 지리산 지역에서 자란다. 까치고들빼기와 고들빼기의 잡종으로 추정된다. 키는 40cm 정도이다. 줄기는 가지가 많으며 털이 없고 회청색(灰靑色)이다. 왕고들빼기(Lactuca indica L.)는 키가 1~2m까지 자란다. 꽃은 7~9월에 핀다. 원뿔모양꽃차례는 길이 20~40cm로서 많은 머리모양꽃차례가 달린다. 머리모양꽃차례는 지름 2cm이고 연한 황색이며, 꽃은 모두 혀꽃이다. 가는잎왕고들빼기[Lactuca indica f. indivisa (Makino) Hara)는 키가 1~2m까지 자란다. 잎이 갈라지지 않고 피침형이다. 용설채(Lactuca indica var. dracoglossa Kitam.)는 잎이 갈라지지 않고 크다. 재배한다. 키가 1~2m까지 자란다.
2022. 10. 1.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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