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나무도 아니고 앵도나무도 아니다. 물앵도나무라는 나무가 있다. 2022년 6월 중순 경기도 포천에 있는 광릉 국립수목원에서 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 물앵도나무를 만났다. 작은 구슬처럼 동글동글한 열매가 앙증맞고 귀여웠다.
물앵도나무는 산토끼꽃목 인동과 인동속의 낙엽 관목이다. 학명은 로니케라 루프레치티아나 레겔(Lonicera ruprechtiana Regel)이다. 속명 '로니케라(Lonicera)'는 독일의 식물학자 '아담 로니체르(Adam Lonicer, Adam Lonitzer, Adamus Lonicerus, 1528~1586)'에 고유명사에서 속명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접미사 '아(a)'가 붙은 근대 라틴어다. 아담 로니체르는 1557년 '유하리우스 뢰슬린의 약초(Eucharius Rösslin's herbal)'를 수정한 것으로 유명하다. 종소명 '루프레치티아나(ruprechtiana)'는 불명(不明)이다. '레겔(Regel)'은 독일 원예가이자 식물학자 에두아르드 아우구스트 폰 레겔(Eduard August von Regel, 1815~1892)이다. 레겔은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러시아 제국 식물원 원장을 지냈다.
물앵도나무의 영어명은 만추리안 허니서클(Manchurian honeysuckle)이다. '만추리안(Manchurian)'은 '만주의, 만주 사람(의)', '허니서클(honeysuckle)'은 '인동(忍冬)'이다. 일본명은 비로도효우탄보쿠(ビロ-ドヒョウタンボク, 天鶩絨瓢箪木)이다. 중국명은 창바이렌동(长白忍冬)이다. '창바이(长白)'는 '창바이(장백) 조선족 자치현' 또는 '창바이샨(长白山, 백두산)', '렌동(忍冬)'은 '인동'이다. 이명에는 비엔단후즈(扁旦胡子), 왕빠꾸터우(王八骨头), 똰어렌동(短萼忍冬) 등이 있다. 물앵도나무를 물괴불나무, 털괴불나무, 털괴불이라고도 한다. 북한명은 물아귀꽃나무이다.
물앵도나무는 한강토(조선반도)를 비롯해서 중국, 러시아가 원산지이다. 한강토에서는 평안도, 함경도에 자생한다. 중국에서는 헤이롱쟝(黑龍江), 랴오닝(遼寧), 지린(吉林) 등 동북 지방에 분포한다. 러시아에서는 시베리아와 극동 지방에 자란다.
물앵도나무의 키는 3m 정도까지 자란다. 가지의 속은 비었다. 일년생 가지에는 융털(絨毛)이 있다. 잎은 마주나기하고 긴 거꿀달걀 모양(倒卵形), 타원형(楕圓形) 또는 피침형(披針形)에 점첨두(漸尖頭) 예저(銳底)이다. 잎 길이는 6~10cm이다. 잎 표면에는 털이 거의 없으며, 뒷면에 융털이 있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엽병(葉柄)은 길이 5~8mm로서 융털이 있다.
꽃은 5~6월 액생(腋生)하는 꽃줄기에 흰색 또는 노란색으로 핀다. 화경(花莖)은 길이 1~2cm로 잔털이 있고 곧으며, 2개의 꽃이 달린다. 포(苞)는 가늘고 선형(線形)이다. 포의 길이는 2cm 정도이며, 꽃받침보다 길고 털이 있다. 작은 포는 달걀 모양이고 털이 없거나 가장자리에 샘털이 있다. 꽃부리는 길이 1.5~1.8cm로서 판통(瓣筒)은 짧고 겉에 털이 없으며, 기부(基部)는 사마귀처럼 되고, 상순(上脣)이 중앙까지 갈라진다. 수술은 꽃잎보다 짧고, 수술대는 암술대와 더불어 털이 있으며, 씨방은 서로 떨어져 있고 털이 없다. 열매는 서로 떨어져 있고 둥글며, 지름은 5~7mm이다. 열매는 9~10월에 홍색 또는 황홍색으로 익는다.
물앵도나무의 유사종 자생식물에는 각시괴불나무(산괴불나무, 절초나무, Chrysantha honeysuckle, ヒメブシダマ), 괴불나무(Amur honeysuckle, ハナヒョウタンポク), 구슬댕댕이(Wavy-leaf honeysuckle, タマヒョウタンボク), 길마가지나무(숫명다래나무, Early-blooming ivory honeysuckle, ツシマヒョウタンボク), 댕댕이나무(넓은잎댕댕이, 둥근잎댕댕이, Edible deepblue honeysuckle), 볼레괴불나무(Single-flower honeysuckle), 섬괴불나무(Ulleungdo honeysuckle), 암괴불나무(Black honeysuckle), 올괴불나무(Early-blooming honeysuckle, ハヤザキヒョウタンボク), 왕괴불나무(지리괴불나무, Vidal's mountain honeysuckle, オニヒョウタンボク), 인동덩굴(금은화, 털인동, 잔털인동, Golden-and-silver honeysuckle, スイカズラ, 金銀花), 청괴불나무(Smooth-leaf honeysuckle, ミドリヒョウタンボク), 털괴불나무(Bristle honeysuckle, アラゲヒョウタンボク), 털산괴불나무, 넓은잎산괴불, 홍괴불나무(Reddish honeysuckle), 흰괴불나무(Tatarinow's honeysuckle), 흰등괴불나무(Wide-leaf honeysuckle) 등이 있다.
각시괴불나무(Lonicera chrysantha Turcz. ex Ledeb.)는 광릉의 표고 100m 이하의 산기슭이나 중부 이북에 자생한다. 한 줄기로 올라가 가지를 내어 퍼진다. 화경은 길이 1.5~2.5cm이고, 털과 선점(腺點)이 있다. 꽃은 5~6월에 흰색 또는 연황색에서 점차 황색으로 변한다. 향기는 약 10일 동안 지속된다. 열매는 광채를 내면서 겨울철까지 달려 있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에는 산괴불나무, 절초나무가 각시괴불나무의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괴불나무[Lonicera maackii (Rupr.) Maxim.]는 평안남북도, 함경남북도, 황해도, 강원도, 경기도, 경상북도, 충청북도 등 백두대간에 분포한다. 화경이 엽병보다 짧다. 꽃은 5~6월에 흰색으로 피어 점차 노란색으로 변한다. 구슬댕댕이(Lonicera vesicaria Kom.)는 평안남북도, 함경남북도, 강원도(주로 백두대간), 충청북도 소백산 등 석회암 지역에 분포한다. 한강토 특산식물이다. 꽃은 5월에 황색으로 핀다. 가을에 앵두처럼 주홍색으로 익는 열매가 아름답다. 길마가지나무(Lonicera harae Makino)는 전라남북도, 충남, 경기도, 황해도 등 서해안에 주로 분포하지만 경상북도에도 가끔 확인된다. 국내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다. 국표에는 숫명다래나무가 길마가지나무의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에는 두 종을 구분하고 있다. 국생정에 따르면 두 종은 모두 일년생 가지와 잎에 굳센 털이 있으나 숫명다래나무는 주로 잎자루와 잎 밑 부분에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댕댕이나무(Lonicera caerulea L.)는 평안남북도, 함경남북도 및 강원 북부 백두대간에 분포한다. 국표에는 넓은잎댕댕이와 둥근잎댕댕이를 댕댕이나무의 이명으로 등재했다. 꽃은 5~6월에 황백색으로 핀다. 열매는 7~8월에 흑자색으로 익으며 백분으로 덮여 있다. 열매는 장과(漿果)로서 달고 시며 약간 쓰다. 볼레괴불나무(Lonicera monantha Nakai)는 평안도 및 함경도에서 자란다. 꽃은 액생하고, 화경은 길이 1~2.5cm로서 1개의 꽃이 달린다. 열매는 적색으로 익는다. 섬괴불나무(Lonicera insularis Nakai)는 울릉도에 분포한다. 5월 중순~6월에 흰색으로 피어 황색으로 지는 꽃이 우아하다. 여름철에 익는 열매 또한 아름답다. 암괴불나무[Lonicera nigra L. var. barbinervis (Kom.) Nakai]는 백두산 지역에 분포한다. 꽃은 7월에 홍색으로 핀다. 열매는 흑색으로 익는다. 올괴불나무(올아귀꽃나무, Lonicera praeflorens Batalin)는 경상남도를 제외한 전국에 분포한다. 꽃은 3~4월에 잎보다 먼저 연한 노란색 혹은 붉은색으로 핀다. 열매는 초여름에 홍색으로 익는다.
왕괴불나무(Lonicera vidalii Franch. & Sav.)는 전라남북도, 경상남북도에 분포한다. 국표에는 지리괴불나무가 왕괴불나무의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꽃은 5월 중~6월 초에 연한 노란색으로 핀다. 열매는 7월 말~ 8월 말에 적색으로 익는다. 인동덩굴(Lonicera japonica Thunb.)은 함경남북도를 제외한 전역에 분포한다. 국표에는 털인동과 잔털인동이 인동덩굴의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줄기는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가는 덩굴성이다. 늦게 난 잎은 때로 상록으로 월동하기도 한다. 꽃은 6~7월에 흰색으로 피어 노란색으로 진다. 열매는 검은색이고 9~10월에 성숙한다. 청괴불나무(Lonicera subsessilis Rehder)는 평안남도에서 전라남도까지 주로 백두대간에 분포한다. 국내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다. 진초록색 잎의 색감이 곱고 아름답다. 꽃은 6월에 흰색 또는 연한 노란색으로 핀다. 가을에 빨간 구슬처럼 익는 열매가 매혹적이다. 털괴불나무(Lonicera subhispida Nakai)는 전남, 경기도 및 함경도에서 자란다. 일년생 가지에는 거센 털이 산생(散生)한다. 엽병에는 긴털이 있다. 꽃은 5월에 노란색으로 핀다. 화경에는 샘털, 포와 꽃받침에는 털이 있다.
털산괴불나무(Lonicera chrysantha f. villosa Hort)는 중부 이북 지역에 자란다. 잎 표면에 잔털이 있고, 뒷면 맥 위에는 융털이 있다. 꽃은 5~6월에 흰색을 띤 노란색으로 핀다. 열매는 8~9월에 적색으로 익는다. 광채가 나는 열매가 겨울까지 달려 있다. 털산괴불나무는 국표에 등재되어 있지 않다. 넓은잎산괴불(Lonicera chrysantha var. latifolia Korsh.)은 중부 이북에서 자란다. 잎이 넓은 타원형 또는 난상 타원형에 원저(圓底)이다. 꽃은 5~6월에 핀다. 열매는 8~9월에 적색으로 익는다. 넓은잎산괴불은 국표에 등재되어 있지 않다. 홍괴불나무[Lonicera maximowiczii (Rupr.) Regel]는 전국의 깊은 산 비탈이나 골짜기에 분포한다. 국내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다. 밑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올라와 수형을 이룬다. 꽃은 5~6월에 자주색 또는 붉은색으로 핀다. 열매는 8월에 적색으로 익는다. 국생정에 홍괴불나무의 유사종으로 등재된 산홍괴불, 좁은잎홍괴불은 국표에는 등재되어 있지 않다. 흰괴불나무(Lonicera tatarinowii Maxim.)는 제주도, 강원도 이북에서 자란다. 괴불나무 중 잎이 제일 가는 종 가운데 하나다. 잎의 뒷면이 흰색으로 특이하다. 꽃은 5월에 홍자색으로 가냘프고 귀엽게 핀다. 열매는 8~9월에 흑색으로 익는다. 흰등괴불나무[Lonicera maximowiczii (Rupr.) Regel. var. latifolia (Ohwi) H.Hara]는 깊은 산 정상부나 습원(濕原)에 자란다. 잎 뒷면이 흰색이고, 주맥 양쪽에만 흰색 밀모(密毛)가 있다. 꽃은 5~6월에 홍색으로 핀다. 열매는 8월에 붉게 익는다.
물앵도나무의 유사종 재배식물에는 가지괴불나무, 괴불나무 '렘 레드', 더치인동, 더치인동 '벨기카', 더치인동 '세로티나', 델라바이인동, 동청괴불나무, 동청괴불나무 '바게센즈 골드', 동청괴불나무 '실버 뷰티', 분홍괴불나무, 분홍괴불나무 '아널드 레드', 분홍괴불나무 '펜즐리', 분홍괴불나무 '해크스 레드', 붉은인동, 상록인동, 스탠디쉬괴불나무, 용괴불나무, 이태리인동 '셰라이트', 인동 '아우레오레티쿨라타', 인동 '할리아나', 정향괴불나무, 투명괴불나무, 파리괴불나무, 퍼퍼스괴불나무, 향괴불나무, 회양괴불나무 '호헨크루머' 등이 있다. 설명은 생략한다.
2023. 1. 4.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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