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중순경 야생화 탐사를 위해 동호회원들과 함께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남한산(南漢山)을 찾았다. 남한산성(南漢山城) 서문(西門)인 우익문(右翼門)에서 북문(北門)인 전승문(全勝門)을 향해 가다가 이파리가 주름진 주름조개풀을 만났다. 주름조개풀은 산이나 들에서 흔하게 자라는 풀이다. 주름조개풀은 이파리에 조개껍질처럼 주름이 잡혀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름조개풀은 화본목(禾本目) 벼과 주름조개풀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에는 명들내, 털주름풀 등의 이명이 등재되어 있다. 추천 북한명은 주름조개풀이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에는 명들내가 비추천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꽃말은 '허무한 삶'이다.
국표와 국생정에 등재된 주름조개풀의 학명은 오플리스메누스 운둘라티폴리우스 (Ard.) P.보부아[Oplismenus undulatifolius (Ard.) P.Beauv.]이다. 속명 '오플리스메누스(Oplismenus)'는 '무장한(armed)'의 뜻을 가진 고대 그리스어 '호플리스메노스(hoplismenos)'에서 유래했다. 이삭(穎) 또는 영포(穎苞)에 가시가 있는 것을 표현한 이름이다. 종소명 '운둘라티폴리우스(undulatifolius)'는 '물결, 파도(waving), 파도 모양, 기복(undulation)'의 뜻을 가진 중세 또는 근대 라틴어 명사 '운둘라티오(undulatio)'와 '잎(leaf), 꽃잎(petal)'이라는 뜻의 라틴어 명사 '폴리우스(folius)의 합성어이다. '운둘라티오(undulatio)'는 '물결 모양의(wavy, undulated)'라는 뜻의 라틴어 형용사 '운둘라투스(undulatus)'로부터 형성되었다. 'folia, foliae, foliatus, folium, folius, foliusi'는 '잎, 꽃잎'의 뜻이다. 'Ard.'는 누군지 모르겠다. 'P.보부아(P.Beauv.)'는 프랑스의 박물학자이자 동물학자 앙브루아즈 마리 프랑수아 조제프 팔리소 바롱 드 보부아(Ambroise Marie François Joseph Palisot, Baron de Beauvois, 1752~1820)이다.
국표와 국생정, 일문판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FOM)에 등재된 주름조개풀의 영어명은 웨이비-립 바스킷그라스(Wavy-leaf basketgrass)이다. 'basketgrass'의 영국식 발음은 '바스킷그라스', US식 발음은 '배스킷그래스'이다. '웨이비-립(Wavy-leaf)'은 '주름잎', '바스킷그라스(basketgrass)'는 '주름조개풀속 식물의 총칭'이다. 국표와 국생정에 등재된 일본명은 지지미자사(チジミザサ), '지지미(チジミ)'는 네이버 일본어 사전에도 안 나오는 말이다. '자사(ザサ)'는 '사사(笹, 조릿대)'이다.
FOM에는 Oplismenus undulatifolius (Ard.) Roem. et Schult., Oplismenus hirtellus auct. non (L.) P.Beauv., Oplismenus hirtellus (L.) P. Beauv. subsp. undulatifolius (Ard.) U. Scholz 등이 광의(広義)의 지지미자사(チヂミザサ, 縮み笹)로 등재되어 있다. '지지미(縮み)'는 '물결 모양의 요철, 오그라듦'의 뜻이다. 직역하면 '물결 모양의 주름이 있는 조릿대'이다. 또, FOM에는 Oplismenus undulatifolius (Ard.) Roemer et Schultes var. undulatifolius (Stend.) Koidz.의 정명이 게치지미자사(ケチヂミザサ, 毛縮み笹), 이명이 지지미자사(縮み笹)로 등재되어 있다. '게치지미자사(毛縮み笹)'는 '털과 주름이 있는 조릿대'란 뜻이다. FOM에는 국표와 국생정에 등재된 주름조개풀과 같은 학명이 없다.
중문판 바이두백과(百度百科) 츄미차오속(求米草屬) 가운데 종소명이 운둘라티폴리우스(undulatifolius)인 식물에는 츄미차오[求米草, Oplismenus undulatifolius (Ard.) P. Beauv.], 츄미차오[求米草, 原变种, Oplismenus undulatifolius (Ard.) P. Beauv. var. undulatifolius], 솽수이츄미차오[双穗求米草, 变种, Oplismenus undulatifolius (Ard.) P. Beauv. var. binatus S. L. Chen & Y. X. Jin], 광예츄미차오[光叶求米草, 变种, Oplismenus undulatifolius (Ard.) P. Beauv. var. glaber S.L. Chen & Y.X. Jin], 샤예츄미차오[狭叶求米草, 变种, Oplismenus undulatifolius (Ard.) P. Beauv. var. imbecillis (R. Br.) Hack.], 르벤츄미차오[日本求米草, 变种, Oplismenus undulatifolius (Ard.) P. Beauv. var. japonicus (Steud.) Koidz.], 샤오예츄미차오[小叶求米草, 变种, Oplismenus undulatifolius (Ard.) P. Beauv. var. microphyllus (Honda) Ohwi] 등이 등재되어 있다. 중문판 위키백과(维基百科)에는 Oplismentls undulatifolius가 츄미차오(求米草)라고 실려 있다. 국표와 국생정 등재 주름조개풀은 바이두백과에 등재된 츄미차오(求米草) 학명과 같다.
그런데, 바이두백과 츄미차오(求米草)에는 학명을 Oplismenus undulatifolius (Ard.) Roemer & Schuit.로 등재했다. 츄미차오속(求米草屬) 가운데 종소명이 운둘라티폴리우스(undulatifolius)인 식물에 대한 설명과 모순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학명은 FOM에 등재된 광의(広義)의 지지미자사(縮み笹) 학명과 같다. 한중일 식물분류학자들 간 의견 교환이 필요해 보인다.
주름조개풀은 한강토(조선반도) 전국 각지에 분포한다. 산지의 응달이나 냇가에서 무리지어 자란다(국생정). 츄미차오(求米草)는 중국 남북 각지에 분포한다. 구대륙의 열대 및 온대 지방에 널리 분포한다(维基百科). 츄미차오는 전 세계의 온대 및 아열대 지역에 분포한다. 중국에서는 남북의 여러 성 및 지역에 널리 분포하고, 윈난(云南)에서는 자오퉁(昭通), 궁샨(贡山), 쿤밍(昆明), 원산(文山), 푸닝(富宁)에 분포한다(百度百科).
주름조개풀의 키는 10~30cm이다. 줄기는가늘고 밑부분이 옆으로 뻗으면서 뿌리가 내려 퍼진다. 줄기는 비스듬히 또는 곧게 선다. 잎은 편평하고 길이 3~7cm, 너비 1~1.5cm로서 질이 부드럽다. 잎 가장자리는 물결 모양으로 주름지며, 양면에 긴 털이 있다. 잎집(葉鞘)의 끝이 줄기에 닿은 자리에 붙어 있는 혀 모양의 작고 얇은 조각인 잎혀(葉舌)는 매우 짧고 가장자리에 털이 있다.
꽃은 8~10월에 핀다. 꽃차례는 길이 6~12cm로서 6~15mm 길이의 가지가 8~10개로 갈라지며, 소수(小穗)가 밀착한다. 소수는 길이 3mm 정도로서 대가 거의 없으며, 짧은 털이 있다. 포영(苞穎)은 까락이 있고, 둘째 것은 보다 길며, 3맥이 있다. 첫째 낱꽃의 호영(護穎)은 길이 3mm 정도로서 짧은 까락이 있고, 둘째 낱꽃의 호영은 까락이 없으며 열매를 맺는다. 까락에 점액이 생겨서 영과(穎果)가 들어있는 소수는 옷에 붙는다. 열매가 익으면 점액을 분비하여 물체에 붙어 산포(散布)한다.
주름조개풀은 목초나 퇴비로 이용하기도 한다(우리주변식물생태도감). 가축의 사료로 이용되어지기도 한다(자연박물관). 츄미차오(求米草)는 부드럽고 기호성이 좋으며 영양이 풍부하다. 전체 식물은 가축 사료로 이용할 수 있고, 건초를 만들 수도 있어 이상적인 방목초(放牧草)다. 소와 양은 모두 이 풀을 좋아한다. 츄미차오는 또한 토양을 보호하는 식물이다(百度百科).
국표 등재 주름조개풀의 유사종 자생식물에는 민주름조개풀(Smooth wavy-leaf basketgrass, コチジミザサ, 小毛縮み笹, 日本求米草), 참주름조개풀(Elongate wavy-leaf basketgrass, wavy-leaf basket grass, ケチヂミザサ, 毛縮み笹, チョウセンチジミザサ, 朝鮮縮み笹, 求米草), 가지주름조개풀(Running mountain basketgrass, エダウチチヂミザサ, 枝打縮み笹, 竹叶草), 애기주름조개풀(Small wavy-leaf basketgrass, チャボチヂミザサ, 矮鶏縮み笹, 小叶求米草) 등 4종이 있다.
민주름조개풀[Oplismenus undulatifolius (Ard.) P.Beauv. var. japonicus (Steud.) Koidz.]은 털이 적고 꽃차례의 엽축(葉軸)에 긴 털이 없다. 참주름조개풀[Oplismenus undulatifolius (Ard.) P.Beauv. var. elongatus Honda]은 가지의 길이가 2~3cm이다. 가지주름조개풀[Oplismenus compositus (L.) P.Beauv.]는 한강토 제주에 자란다. 일본, 대만, 남아시아에도 분포한다. 줄기에서 가지가 갈라지며, 전체에 털이 적거나 거의 없다. 애기주름조개풀[Oplismenus undulatifolius (Ard.) P.Beauv. var. microphyllus (Honda) Ohwi]은 타이완, 필리핀에 분포한다. 잎은 길이 1~3cm, 너비 0.3~0.5cm이며, 털이 없거나 까칠까칠하다. 소수는 마디에 2개, 또는 기부 마디에 3개이다. 1개의 소수는 보통 씨를 맺지 못한다.
국표 등재 주름조개풀의 유사종 외래식물에는 열대피(Awnless barnyard grass) 1종이 있다. 열대피[Oplismenus colonum (L.) Kunth]는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 자생한다. 한해살이풀이다. 논농사 지역의 악성 잡초이다.
2023. 5. 15. 林 山
#주름조개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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