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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프랑스 오픈] 男單 노박 조코비치 우승, 그랜드 슬램 23회 제패

林 山 2023. 6. 12. 07:43

'빅3'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36세, 세계 3위)가 2023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4천9백60만 유로, 약 696억 원) 남자 단식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며 23번째 그랜드 슬램을 제패하는 위업(偉業)을 달성했다. 조코비치는 그랜드 슬램 우승 기록에서 동률을 이루던 '흙신' 라파엘 나달(에스빠냐, 36세, 15위)을 제치고 이 부문 신기록을 세우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 승리로 조코비치는 월요일부터 9번째 ATP 랭킹 1위로 복귀하게 된다.  

2023 롤랑 가로스 남자 단식 우승컵에 키스하는 노박 조코비치

6월 11일 밤 11시경(한강토 시간) 대회 마지막 날 파리 스타드 롤랑 가로스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조코비치는 2시간 13분 만에 지난 대회 준우승자 카스페르 루드(노르웨이, 24세, 4위)를 3-0(7-6, 6-3, 7-5)으로 격파하고 대망의 우승컵 라 꿉 데 무스끄떼흐(La Coupe des Mousquetaires)를 들어올렸다. 챔피언은 우승컵과 함께 상금 230만 유로(약 32억 원)의 주인공이 되었다. 루드는 준우승패와 함께 상금 115만 유로(약 16억 원)를 받았다.   

조코비치는 나달의 불참으로 대회 초반부터 '차세대 흙신' 카를로스 알카라스(에스빠냐, 20세, 1위, 에스빠냐 발음 까를로스 알까라스)와 함께 우승 후보 0순위로 떠올랐다. 준결승에서 알카라스를 3-1(6-3, 5-7, 6-1, 6-1)로 격파한 조코비치는 부동(不動)의 단독 우승 후보로 그랜드 슬램 최다 우승 신기록 달성의 기대를 모았다.   

1세트는 루드의 선공(先攻, 서브 게임)으로 시작됐다. 루드는 자신의 첫 서브 게임을 지킨 뒤 상대 서브 게임을 잡고 순식간에 게임 스코어 4-1로 달아났다. 반격에 나선 조코비치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킨 뒤 루드의 서브 게임 하나를 브레이크해 4-4로 따라잡았다. 두 선수는 서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며 게임 스코어 5-5에 이어 6-6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결국 승부는 타이브레이크로 넘어갔다. 루드의 첫 서브를 위너로 잡은 조코비치는 자신의 서브에서 또 하나의 위너를 성공시켜 3-0으로 달아났다. 루드는 4번째 자신의 서브를 지켜 1-3으로 추격했으나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조코비치는 루드를 1점에 묶어놓고 내리 4점을 따내는 괴력(怪力)을 발휘하며 1세트를 7(7)-6(1)으로 가져갔다. 조코비치가 작렬시킨 에이스 하나와 상대 코트에 예리하게 꽂힌 위너 하나가 빛나는 타이브레이크 승부였다.  

2세트는 조코비치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조코비치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모두 지킨 뒤 두 번의 듀스 끝에 루드의 서브 게임 하나를 잡고 순식간에 게임 스코어 5-2로 달아났다. 루드는 8번째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며 3-5로 추격했으나 전세를 역전(逆轉)시키기에는 힘이 부족했다. 조코비치는 자신의 세트 마지막 서브 게임을 러브 게임으로 지켜 2세트를 6-3으로 가볍게 따냈다.     

3세트는 루드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두 선수는 초반부터 불꽃 튀는 접전을 벌이며 게임 스코어 1-1, 2-2, 3-3, 4-4에 이어 5-5까지 팽팽한 균형을 이루었다. 이때, 조코비치가 루드의 서브 게임을 러브 게임으로 잡으면서 결정적인 승기(勝機)를 잡았다. 조코비치는 이어 자신의 마지막 서브 게임을 지켜 3세트를 7-5로 따내고 감격적인 그랜드 슬램 신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조코비치는 클레이 코트에 드러누워 파리의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일요일의 우승으로 조코비치는 역사상 가장 나이가 많은 롤랑 가로스 남자 단식 챔피언이 되었고, 또한 30세가 된 후 10개 이상의 메이저 단식 타이틀을 획득한 최초의 남자 선수라는 기록을 세웠다.    

2005년 호주 오픈에서 그랜드 슬램 경력을 시작한 조코비치는 18년 만에 23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는 위업을 이뤘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 41세, 은퇴)가 2009년 윔블던에서 피트 샘프라스(US, 51세, 은퇴)의 기록을 깨고 15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한 이후 거의 14년 동안 주로 페더러, 그 다음 나달이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제 조코비치는 페더러와 나달을 모두 제치고 그랜드 슬램 23회 제패 신기록을 단독으로 보유하게 됐다. 이 대기록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달성하기 어려운 매우 위대한 기록이다.  

2023 롤랑 가로스 남자 단식 준우승패를 들고 포즈를 취한 카스페르 루드

시상식 인터뷰에서 23번째 그랜드 슬램 우승의 의미를 묻자 챔피언은 "나는 이번 대회, 특히 오늘 경기에 역사가 걸려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나는 다른 경기들처럼 이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이 경기를 준비하는데 나의 관심과 생각을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남자 선수가 된 기분을 묻자 조코비치는 "내가 가장 위대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말한다면, 오늘날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 우리 스포츠의 다른 시대에 활동했던 모든 위대한 챔피언들에 대한 무례다. 그래서 나는 그들 세대의 위대한 챔피언들이 거대한 유산을 남겼고, 우리가 전 세계적으로 훌륭한 무대에서 이 스포츠를 할 수 있는 길을 닦았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페더러나 나달도 피해 갈 수 없었던 세월의 흐름과 나이 문제에 대해 묻자 조코비치는 "나이를 숫자로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내 경우 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현실은 내 몸이 다르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과거보다 더 많은 것들을 물리적으로 극복해야만 한다. 아마도 5년, 10년 전이라면 나는 훨씬 더 빨리 회복되었을 것이다. 그때라면 지금처럼 경기가 끝날 때마다 흠씬 두들겨맞은 것 같은 고통과 신체적 한계를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요일에 루드를 이기고 우승한 소감을 묻자 조코비치는 "놀랍다. 우승컵은 내 자신에게 가장 위대한 4대 토너먼트 중 하나인 롤랑 가로스의 모든 위대한 선수들과 함께 했던 위대한 싸움을 상징한다. 하지만 내게 롤랑 가로스는 4대 토너먼트 중에서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메이저 타이틀 기록에서 페더러와 나달을 제친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조코비치는 "진실은 내가 항상 이 두 선수들과 비교되어 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두 선수는 내 경력에서 가장 위대한 라이벌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룬 모든 성공은 어떤 면에서 '빅3' 사이의 경쟁과 매치업에 힘입은 바 크다고 말할 수 있다. 가장 큰 무대에서 그들을 이기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수많은 시간 동안 생각하고 또 분석했다. 지난 15년 동안 그 두 사람은 내 마음에서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고 털어 놓았다. 

자신의 기록을 깨는 업적에 만족감을 느낀다고 인정하면서도, 선수들은 각자 쓸 이야기가 있다고 강조한 조코비치는 "내가 그랜드 슬램에서 페더러, 나달보다 앞서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도 그들 자신의 역사를 쓰고 있다. 나는 여전히 모든 선수들 자신이 고수해야 할 독특한 여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물론 (빅4) 앤디 머리 등과 함께 한 것도 잊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듯 지난 20년 동안은 남자 테니스의 황금기였다. 그래서 나는 '빅4' 그룹의 일원이 된 것에 정말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앞으로 계속해서 더 많은 것을 성취하고 싶다면서 "물론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랜드 슬램에서 우승하고 있는데, 지난 20년 동안 진행되어온 경력을 여기서 끝낼 이유가 없다. 난 여전히 의욕이 넘치고, 동기부여를 받고 있으며, 이 대회들에서 최고의 테니스를 치고 싶은 영감을 받고 있다. 그랜드 슬램은 내가 우리 스포츠 역사상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벌써 윔블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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