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좀깨잎나무 '사랑의 흔적(痕跡)'

林 山 2023. 7. 11. 16:58

2022년 10월 초순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남한산(南漢山, 522m)을 찾았다. 남한산성(南漢山城) 남문(南門)인 지화문(至和門)으로 오르다가 길가에서 좀깨잎나무를 만났다. 좀깨잎나무는 한강토(조선반도)의 산기슭 어디서나 흔하게 자라는 반목본성 초본 식물이다. 잎이 깻잎을 닮고 반목본성 초본 식물이라서 '깨잎나무', 크기가 작아서 '좀'이라는 접두어(接頭語)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좀깨잎나무(경기도 광주 남한산, 2022. 10. 8)

좀깨잎나무는 쐐기풀목(Urticales) 쐐기풀과(Urticaceae) 모시풀속(Boehmeria)의 낙엽(落葉) 활엽(闊葉) 반관목(半灌木)이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에는 새끼거북꼬리(북한명), 신진, 점거북꼬리 등의 이명이 등재되어 있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에는 새끼거북꼬리가 비추천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꽃말은  '사랑의 흔적(痕跡)'이다.     

국표, 국생정 등재 좀깨잎나무의 학명은 뵈흐메리아 스피카타 (툰베리.) 툰베리.[Boehmeria spicata (Thunb.) Thunb.]이다. 속명 '뵈흐메리아(Boehmeria)'는 독일의 의사이자 식물학자 게오르크 루돌프 뵈흐머(Georg Rudolf Boehmer, 1723~1803)의 이름을 딴 것이다.   

종소명 '스피카타(spicata)'는 라틴어 '스피카투스(spicatus)'에서 어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스피카투스(spicatus)'는 '이삭꽃차례를 갖춘(furnish with spikes)'의 뜻을 가진 '스피코(spīcō)'의 완전과거분사형이다. '뾰족한(spiky), 이삭꽃차례를 갖춘(having been furnished with spikes), 이삭이 나오는(eared, having put forth ears)'의 뜻이다. '스피코(spīcō)'는 '이삭(head, ear, spike)'의 뜻을 가진 라틴어 '스피카(spica)'에서 유래한 라틴어 명사다. '스피카(spica)'는 이탈리아조어(Proto-Italic) '스페이카(speikā)', '스페이카(speikā)'는 아마도 '날카로운(sharp), 날카로운 가지(sharp stick)'의 뜻을 가진 인도유럽조어(Proto-Indo-European) '스페이-(spey-)'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툰베리(Thunb)'는 스웨덴의 식물학자 카를 페테르 툰베리(Carl Peter Thunberg, 1743~1828)다. 툰베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식물학의 아버지', '일본의 린네'라고 불린다. 웁살라 대학교에서 '식물학의 시조' 칼 폰 린네(Carl von Linn'e, 1707~1778)에게 배운 툰베리는 1771년에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선의(船醫)가 되었고, 1775년에 일본 나가사키에 도착하여 1777년 7월 떠날 때까지 식물을 수집했다.   

국표, 국생정 등재 좀깨잎나무의 영문명은 스파이케이트 폴스네틀(Spicate falsenettle)이다. '스파이케이트(Spicate)'는 '이삭 모양의, 수상(穗狀)의, 수상화서(穗狀花序)의', '폴스네틀(falsenettle)'은 '모시풀, 쐐기풀과 모시풀속(Boehmeria)의 나무 또는 초본의 총칭'이다. 국표, 국생정, 일어판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FOM) 등재 일본명은 고아카소(コアカソ, 小赤麻)이다. '고(小)'는 '좀, 작은', '아카소(赤麻)'는 '거북꼬리'이다. FOM, 중문판 바이두백과(百度百科), 위키백과(維基百科) 등재 중국명은 샤오츠마(小赤麻)이다. 百度百科에는 수이마(水麻), 샤오홍훠마(小红活麻), 츠마(赤麻) 등의 이명이 실려 있다.  

좀깨잎나무의 분포 지역은 중국, 일본, 한강토이다. 한강토에서는 평안남도 및 강원도 이남에 분포한다. 햇볕이 잘 드는 양지쪽의 산골짝 시내 근처의 돌담이나 숲가장자리에서 비교적 흔히 군생(群生)한다(국생정). 고아카소(小赤麻)는 일본 재래종(在来種)으로서 혼슈(本州), 시코쿠(四国), 규슈(九州) 등지에 난다. 한강토, 중국, 몽골에도 분포한다(FOM). 샤오츠마(小赤麻)는 한강토, 일본, 중국에 분포한다. 중국에서는 쩌쟝(浙江), 샨둥(山东), 쟝시(江西), 쟝쑤(江苏), 허난(河南), 후베이(湖北) 등지의 해발 140~1,700m 지대의 언덕과 구릉, 바위 또는 도랑에서 자란다(維基百科, 百度百科). 

좀깨잎나무(경기도 광주 남한산, 2022. 10. 8)

좀깨잎나무의 키는 50~100cm이다. 줄기는 붉은 빛이 돌며 털이 있으나 점차 없어지고 가지가 가늘다. 월동하면서 끝부분이 말라 죽는다. 잎은 마주나기하고 사각상(四角狀) 달걀꼴이며 길이 4~8cm, 너비 2.5~4cm로서 끝이 갑자기 꼬리처럼 길어지고 예저(銳底)이다. 잎 표면에는 복모(伏毛)가 있고, 뒷면은 맥 위에만 털이 있다. 잎 가장자리에는 큰 톱니가 5~6개씩 있다. 잎자루는 길이 1~3cm로서 붉은빛이 돈다. 같은 마디에 달리는 잎은 한쪽이 길고 한쪽이 짧은 것이 많다. 

꽃은 암수한그루이지만 드물게 암수딴그루도 있다. 꽃은 7~8월에 녹색으로 핀다. 암꽃차례는 줄기 윗부분의 잎겨드랑이, 수꽃차례는 밑부분의 잎겨드랑이에 달린다. 수꽃은 4개씩의 화피열편(花被裂片, 꽃잎낱조각)과 수술이 있다. 암꽃은 여러 개가 모여서 한 군데에 달리며 통형(筒形)의 화피 안에 1개의 씨방이 있고 암술대는 1개이다.  

열매는 수과(瘦果)이다. 수과는 긴 거꿀달걀형이지만 여러 개가 모여 달리기 때문에 둥글게 보이며 긴 암술대가 잔존(殘存)한다. 열매는 9~10월에 성숙한다. 열매의 끝에는 털이 있다. 

좀깨잎나무의 껍질은 섬유가 발달되어 있어 옛날에는 섬유자원으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어린순은 봄에 나물로 먹을 수 있다. 봄철에 나오는 어린순을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서 쓴 맛을 제거한 다음 나물로 무쳐 먹는다. 

좀깨잎나무(경기도 광주 남한산, 2022. 10. 8)

국표 등재 좀깨잎나무의 유사종 자생식물에는 모시풀[Boehmeria nivea (L.) Gaudich.], 개모시풀[Boehmeria platanifolia (Maxim.) Franch. & Sav. ex C.H.Wright], 긴잎모시풀(Boehmeria sieboldiana Blume), 섬모시풀[Boehmeria nivea (L.) Gaudich. var. nipononivea (Koidz.) W.T.Wang], 왕모시풀(Boehmeria pannosa Nakai & Satake), 왜모시풀[Boehmeria japonica (L.f.) Miq.], 제주모시풀(Boehmeria quelpaertensis Satake), 털긴잎모시풀(Boehmeria hirtella Satake), 거북꼬리[Boehmeria tricuspis (Hance) Makino], 섬거북꼬리(Boehmeria taquetii Nakai), 참거북꼬리[Boehmeria silvestrii (Pamp.) W.T.Wang], 톱거북꼬리(Boehmeria gracilis C.H.Wright), 풀거북꼬리(Boehmeria paraspicata Nakai) 등이 있다.   

모시풀(Ramie, China-grass, Chinese silkplant, rhea plant, カラムシ, 苧, 苧麻, 茎蒸, ナンバンカラムシ, 南蛮茎蒸, 苎麻)의 원산지는 한강토, 일본, 중국, 타이완, 인도, 부탄, 네팔, 캄보디아, 라오스, 타이, 베트남, 인도네시아이다. 한강토에서는 중부 이남에서 자란다. 키는 1~2m이다. 원줄기는 둥글며 약간 가지가 갈라지기도 하고 녹색으로서 엽병과 더불어 퍼진 잔털이 많다. 잎은 난상 원형(卵狀圓形)이며 길이 10~15cm, 너비 6~12cm로서 끝이 꼬리처럼 약간 길고, 밑부분은 둔저(鈍底) 또는 원저(圓底)이다. 잎 가장자리에는 규칙적인 톱니가 있다. 잎 표면은 짙은 녹색으로서 털이 약간 있으나 뒷면은 솜털이 밀생하여 흰빛이 돌며, 맥 위에 퍼진 털이 있다. 개모시풀(Sycamore-leaf falsenettle, メヤブマオウ,  メヤブマオ, 雌藪苧麻, 八角麻)의 원산지는 한강토, 일본, 중국, 타이완이다. 줄기에 둔한 능선이 있고, 짧은 털이 밀생한다. 긴잎모시풀(Siebold's falsenettle, ナガバヤブマオ, 長葉藪芋麻)의 원산지는 한강토, 일본, 난세이제도(南西諸島)이다. 한강토에서는 경기도 이남에 분포한다. 키는 1~2m이다. 줄기는 둔한 사각형이고 짧은 복모가 있으며 붉은빛이 돈다. 엽병(葉柄)에 붉은빛이 돈다. 잎은 막질(膜質)이고 난상 긴 타원형이며 길이 10~20cm, 너비 4~10cm로서 끝이 꼬리처럼 뾰족하고 밑부분은 예저이다. 잎 가장자리에는 규칙적인 뾰족한 톱니가 있고, 양면에 약간의 털이 다소 있다. 섬모시풀(Island ramie,  カラムシ, 苧, 苧麻, 茎蒸, クサマオ, 草真苧, マオ, 真苧, 贴毛苎麻, 伏毛苧麻)은 일본, 중국, 타이완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제주, 전남 대흑산도, 홍도에 난다. 키는 1~1.5m이다. 줄기는 모여나기하고 엽병과 더불어 짧은 눈털이 밀생한다. 잎은 넓은 달걀 모양으로 길이 9~15cm, 너비 6~12cm이며 끝은 꼬리처럼 길고 둔한 톱니가 있다. 잎 표면에는 백색 점과 털이 약간 있고, 뒷면에는 백색 솜털이 있어 희며, 맥 위에 잔털이 있다.  

왕모시풀(Seashore falsenettle, オニヤブマオウ)은 한강토 남쪽에 분포한다. 키는 1m 정도이다. 줄기는 모여나기하며 윗부분에서 짧은 털이 밀생한다. 식물체 전체에 짧은 털이 있다. 잎은 길이와 너비가 각 10~20cm정도로서 넓은 달걀 모양 또는 원심형(圓心形)이며 끝이 뾰족하다. 잎 가장자리에는 규칙적인 톱니가 있으며, 표면에 짧은 털이 있고, 뒷면 전체에 부드러운 털이 밀생한다. 왜모시풀(Large-leaf falsenettle, Spicate false-nettle, ヤブマオ, 藪苧麻, 野线麻)의 원산지는 한강토, 일본, 중국, 타이완이다. 한강토에서는 중부 이남에 난다. 키는 0.8~1m 정도이다. 줄기는 곧추서고 모여나기하며 둔한 모가 있고 윗부분에 짧은 털이 밀생한다. 잎은 난상 원형으로 길이 12~19cm이며, 끝은 꼬리처럼 다소 길고 밑은 둥글다. 잎 양면에는 털이 있고 엽질이 약간 두꺼우며 거칠거칠하고, 위로 갈수록 톱니는 점차 커진다. 3주맥이고 엽병은 엽신보다 짧다. 제주모시풀(Jeju falsenettle, タンナヤブマオ)은 제주도에 분포한다. FOM에는 '일본 고유종이다. 일본 서부 해안에 널리 분포한다.'고 나와 있다. 줄기는 곧추선다. 잎은 달걀형 또는 둥근 달걀형이다. 털긴잎모시풀(Hairy long-leaf falsenettle, ケナガバヤブマオ, 毛長葉藪苧麻)은 한강토 경기도 이남, 제주도, 일본 서부 해안에 널리 분포한다. 키는 1~2m이다. 줄기는 둔한 사각형으로 짧은 복모가 있고, 붉은빛이 돈다. 잎은 난상 긴 타원형이며 길이 10~20cm, 너비 4~10cm로서 끝이 꼬리처럼 뽀족하고 밑부분은 예저이다. 잎 가장자리에는 규칙적인 뾰족한 톱니가 있고 표면에 털이 다소 있으며, 잎 뒷면에 백색 털이 밀생한다.    

거북꼬리(Tricuspidate falsenettle, アカソ)의 줄기는 한 군데에서 여러 대가 나오며, 사각형으로서 붉은빛이 돈다. 잎은 길이 8~20cm, 점첨두(漸尖頭)이다. 섬거북꼬리(Hallasan falsenettle)는 제주도 한라산에 분포한다. 잎은 가죽질이고 달걀형이며, 잎밑이 둥근 편이다. 잎 가장자리에는 작은 톱니가 있다. 참거북꼬리(Silvestry's falsenettle, Trilobed-leaf falsenettle, アカソ, 赤麻)는 국표에 학명, 국명, 이명, 영문명 만 등재되어 있다. 국생정 미등재종이다. 원산지는 한강토, 일본, 중국이다. 키는 50~100cm이다. 줄기는 모여나기하며 목질화되지 않는다. 줄기나 잎자루는 붉은 색을 띤다. 잎은 3맥이 있으며, 난상 원형으로서 길이 약 10~15cm이다. 잎 끝이 크게 3열하며 가운데가 꼬리 모양으로 길게 뾰족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잎 가장자리에는 중거치(重鋸歯)가 있다. 톱거북꼬리(Serrulate-leaf falsenettle, Slender falsenettle,  クサコアカソ, 草小赤麻, 细野麻)는 국표에 국명, 학명, 이명, 영문명 만 등재되어 있다. 국생정 미등재종이다. 원산지는 한강토, 일본, 중국, 타이완이다. 키는 60~80cm이다. 줄기는 목질화되지 않는다. 잎은 길이 5~10㎝의 마름모꼴 난형 또는 타원형으로서 끝이 꼬리 모양으로 뾰족하고, 끝이 3열하지 않는다. 풀거북꼬리(Non-cuspidate falsenettle, クサコアカソ)는 중부 이북에서 자란다. 키는 1m 정도이다. 줄기는 여러 개가 한 군데에서 나오고 둔하게 네모지며 붉은빛이 돈다. 잎은 달걀 모양이며 거북꼬리와 달리 끝이 3개로 갈라지지 않는다. 엽병은 길고 붉은빛이 돈다. 가장자리에는 거친 톱니가 있다. 

국표 등재 좀깨잎나무의 유사종 재배식물에는 짧은꽃대모시풀[Boehmeria cylindrica (L.) Sw.] 1종이 있다. 짧은꽃대모시풀(Hemp Bog)은 국표에 국명, 학명, 영문명 만 등재되어 있다. 국생정 미등재종이다. 

 

2023. 7. 11. 林 山

#좀깨잎나무 #모시풀 #거북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