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초순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남한산(南漢山, 522m)을 찾았다. 남한산성(南漢山城) 남문(南門)인 지화문(至和門)으로 오르다가 길가에서 모시물통이를 만났다. 모시물통이는 산이나 들의 응달진 곳에서 비교적 흔하게 만나는 식물이다. 이름도 특이한 모시물통이는 잎이 모시풀과 비슷하고, 식물체에 물기가 많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모시물통이는 쐐기풀목(Urticales) 쐐기풀과(Urticaceae) 물통이속(Pilea)의 한해살이풀이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에는 큰물통이가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에는 큰물통이가 비추천명으로 실려 있다. 모시물통이의 꽃말은 '기분 전환(氣分悛換)'이다.
국표, 국생정 등재 모시물통이의 학명은 필레아 몽골리카 웨델(Pilea mongolica Wedd.)이다. 속명 '필레아(Pilea)'는 라틴어 '필레움(pileum)'에서 유래한 영어 복수형 명사, '필레움(pileum)'은 라틴어 '필레우스(pīleus)'의 대격(對格) 단수형 명사, '필레우스(pīleus)'는 '필레우스(pilleus)'의 대체어이다. '필레우스(pilleus)'는 '12월 17일경 추수를 축하하는 고대 로마 농신제(農神祭)에서 쓰고, 해방된 노예들에게 주는 펠트 모자'를 뜻하는 라틴어 명사다. 열매 수과(瘦果)를 덮고 있는 껍질 모양이 고대 로마의 펠트 모자와 닮은 것을 표현한 이름이다. 종소명 '몽골리카(mongolica)'는 '몽골인의, 몽골 말의, 몽골의(Mongolian)'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형용사 '몽골리쿠스(mongolicus)'의 어미 변화형이다. 발견지 또는 자생지가 몽골이라는 뜻이다. '웨델(Wedd.)'은 UK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사망한 의사이자 식물학자 휴 앨저넌 웨델(Hugh Algernon Weddell, 1819~1877)이다.
국표, 국생정 등재 모시물통이의 영어명은 몽골리언 클리어위드(Mongolian clearweed)이다. '몽골에서 자라는 줄기가 투명한 풀'이라는 뜻이다. 일본어판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FOM) 등재 영어명은 커네이디언 클리어위드(Canadian clearweed)이다. '캐나다에서 자라는 줄기가 투명한 풀'이라는 뜻이다. 국표, 국생정, FOM, YList 등재 일본명은 아오미즈(アオミズ, 青水)이다. 줄기를 자르면 푸른색 물이 나오는 것을 표현한 이름인 듯하다. FOM에는 Pilea pumila (L.) A.Gray가 정명, Pilea mongolica Weddell.은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FOM, YList, 중국어판 바이두백과(百度百科), 위키백과(維基百科) 등재 중국명은 터우징렁수이화(透莖冷水花)다. 직역하면 '투명한 줄기에 찬물이 들어있는 꽃' 정도의 뜻이 되겠다. 담록색의 반투명한 육질의 줄기를 표현한 이름이다. 維基百科에는 페이러우차오(肥肉草, 广东), 百度百科에는 메이떠우(美豆), 즈주마(直苎麻), 빙탕차오(冰糖草)라는 이명도 실려 있다. 百度百科, 維基百科에는 Pilea pumila (L.) A. Gray가 정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維基百科에는 Pilea mongolica Wedd.이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모시물통이는 한강토(조선반도), 중국, 일본, 러시아 극동부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전국 각지에 분포한다. 산과 들의 그늘진 습지에서 자란다(국생정). 아오미즈(青水)는 일본 재래종(在来種)으로서 홋카이도(北海道), 혼슈(本州), 시코쿠(四国), 규슈(九州)에서 자란다. 한강토, 중국, 타이완, 몽골, 러시아, 북아메리카 등지에도 분포한다(FOM). 터우징렁수이화(透莖冷水花)는 중국 신쟝(新疆), 칭하이(青海), 하이난(海南)을 제외하고 전국에 분포한다. 러시아 시베리아, 몽골, 한강토, 일본, 북아메리카 등지의 온대 지역에 널리 분포한다(百度百科).
모시물통이의 키는 30~50cm 정도이다. 원줄기는 곧게 자라고 둥글며 담록색의 반투명한 육질로 매끈하다. 식물체에 물기가 많고 털이 없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달걀 모양이다. 잎 끝은 짧은 꼬리처럼 뾰족하고 밑부분은 넓은 예저(銳底)이며, 밑에서 3맥이 발달한다. 잎 길이는 1.5~10cm, 너비 1~7cm로서 가장자리에 삼각상의 규칙적인 톱니가 있다. 엽병(葉柄)은 길이 1~3cm이고, 기부(基部)의 턱잎은 뚜렷하지 않다.
꽃은 자웅(雌雄) 일가화(一家花)로서 7~8월에 녹색으로 핀다. 잎겨드랑이에 암수꽃이 모여서 길이 1~3cm의 밀산화서(密傘花序)를 형성한다. 수꽃은 꽃잎과 수술이 각각 2개이다.(물통이는 각각 4개이다.) 암꽃은 꽃받침이 깊게 3개로 갈라진다. 꽃받침조각은 길이가 다르고 긴 것은 선상 피침형(腺狀披針形)이며, 끝이 둔하고 주맥(主脈)이 뚜렷하다. 암꽃은 암술 1개와 헛수술 3개가 있고, 화피(花被)는 숙존(宿存)하여 꽃이 핀 다음 자라서 열매를 감싼다. 암술머리는 솔처럼 된다. 열매는 수과이다. 수과는 납작한 달걀 모양이고, 길이 1~1.2mm로서 매끈하며, 약간 도드라진 갈색 반점이 있다.
모시물통이의 전초를 편도선염, 자궁경염, 적백대하증 등에 쓴다(국생정). 터우징렁수이화(透茎冷水花)는 뿌리와 줄기를 약용한다. 청열이뇨(清热利尿), 소종해독(消肿解毒), 안태(安胎)의 효능이 있어 질타손상(跌打损伤, 타박상), 옹종초기(痈肿初起), 충사교상(虫蛇咬伤) 등을 치료한다. 잎은 외상출혈(外伤出血), 어혈(瘀血) 등에 쓴다(百度百科). 모시물통이는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나 동의보감에는 등재되지 않았다. 따라서 한의사들도 임상에서 모시물통이를 처방하는 일은 거의 없다.
국표 등재 모시물통이의 유사종 자생식물에는 물통이[Pilea peploides (Gaudich.) Hook. & Arn.], 큰물통이(Pilea hamaoi Makino), 산물통이[Pilea japonica (Maxim.) Hand.-Mazz.], 제주큰물통이(Pilea taquetii Nakai), 강계큰물통이(Pilea oligantha Nakai) 등 5종이 있다.
물통이(Pacific island clearweed, コケミズ, 苔水花)의 원산지는 한강토, 일본, 중국, 타이완, 러시아, 인도, 부탄, 미얀마, 태국, 베트남, 하와이다. 한강토에서는 중부 이남에서 자란다. 키는 5~10cm 정도이다. 다소 밀생(密生)하고 전체에 털이 없다. 큰물통이(Large clearweed, ミズ)는 전국 각지에 분포한다. 키는 20~40cm 정도이다. 암꽃은 3개의 꽃받침조각이 있으며, 2개가 크고, 암술은 1개이다. 산물통이(Montane clearweed, ヤマミズ, 山冷水花)는 한강토, 일본(本州, 四国, 九州), 중국, 러시아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전국의 산지에서 자란다. 키는 10~20cm이다. 잎은 막질, 달걀 모양 또는 넓은 달걀 모양이다. 잎 길이는 1~3㎝이고, 끝이 둔하거나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털이 있다. 제주큰물통이(Jeju clearweed, タンナミズ, ミズ)는 제주도와 지리산에서 자란다. 키는 10cm 정도이다. 잎은 넓은 달걀 모양, 사각상 달걀 모양이고, 털이 없으며, 가장자리에 이 모양의 톱니가 있다. 강계큰물통이(Ganggye clearweed, オクヤマミズ)는 평안북도 강계와 함경남도 삼수 지역에서 자란다. 키는 5~10cm 정도이다. 줄기에 털이 없으며, 가지가 갈라지지 않는다. 잎 가장자리 중간 이상에 이 모양 톱니가 있다.
국표 등재 모시물통이의 유사종 재배식물에는 수박필레아(Pilea cadierei Gagnep. & Guillaum), 줄필레아(Pilea nummularifolia Griseb.) 등 6종이 있다. 국표 등재 모시물통이의 유사종 외래식물에는 작은잎물통이[Pilea microphylla (L.) Liebm.] 1종이 있다. 설명은 생략한다.
2023. 7. 6. 林 山
#모시물통이 #물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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