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US 오픈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변이 일어났다. 20번 시드 옐레나 오스타펜코(20위, 26세, 라트비아)가 디펜딩 챔피언 이가 슈피온텍(세계 1위, 22세, 폴란드)을 물리치고 준준결승에 진출하는 '깜짝' 승리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2017 프랑스 오픈 챔피언 오스타펜코는 9월 4일 오전 10시(한강토 시간) 뉴욕 동부 퀸즈 플러싱 메도우스 USTA 빌리 진 킹 국립 테니스 경기장 아서 애쉬 스타디움에서 메인 이벤트로 열린 4회전 경기에서 1시간 48분 만에 챔피언에게 2-1(3-6, 6-3, 6-1) 역전승을 거두고 8강전에 진출했다. 오스타펜코는 준준결승 진출과 함께 상금 45만5천 달러(약 6억 원)도 확보했다.
슈피온텍은 1세트를 6-3으로 가져가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챔피언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오스타펜코가 강력한 그라운드 스트로크를 구사하며 2세트를 6-3으로 따내고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자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했다.
3세트에 들어서자 오스타펜코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특히, 슈피온텍은 상대 서브를 강하게 되받아치는 오스타펜코의 위력적인 리턴에 속수무책이었다. 오스타펜코는 상대 서브 게임 3개를 연달아 브레이크한 뒤 자신의 서브 게임을 착실하게 지켜 순식간에 5-0으로 달아났다. 슈피온텍은 상대 서브 게임 하나를 잡고 1-5로 추격을 시작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오스타펜코는 챔피언의 마지막 서브 게임을 잡고 3세트를 6-1로 가져가며 준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날 경기 승리로 오스타펜코는 슈피온텍을 상대로 4승을 거둔 유일한 WTA 선수가 되었다. 슈피온텍은 이날 경기 패배로 75주일 간 유지했던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박탈당했다. 세계 랭킹 1위는 월요일 2위 아리나 사발렌카가 이어받게 된다.
슈피온텍은 두 번째 서브 득점률에서는 42%-30%로 상대를 앞섰다. 하지만, 오스타펜코는 에이스(7-3)와 첫 서브 성공률(67%-62%), 리시브 포인트(39-30), 서비스 포인트(39-38)에서 앞서는 한편 첫 서브 득점률(72%-56%)과 위너(31-18)에서 상대를 압도한 것이 결정적인 승인(勝因)이 되었다. 더블 폴트는 두 선수 모두 3개씩 범했다. 범실은 오스타펜코가 상대보다 2개 더 많은 20개를 기록했다.
경기가 끝난 뒤 오스타펜코는 코트 인터뷰에서 "2세트에서는 중요한 순간이 몇 번 있었다. 내가 승리했을 때, 특히 3세트 첫 번째 게임에서 내가 그녀를 무너뜨렸을 때 나는 경기가 내 뜻대로 흘러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내 게임이 더 좋아지기 시작했다. 물론 나는 꽤 많은 위너를 쳤기 때문에 그녀는 많은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스타펜코는 이어 경기 내용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결정적인 샷을 시도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어쩌면 오늘 2, 3세트에서 나는 좀 더 일관성을 갖고 마구잡이 미친 샷을 시도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기회가 왔을 때 결정적인 샷을 시도하려고 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오스타펜코의 8강전 상대는 2022 프랑스 오픈 준우승자로 6번 시드를 받은 코리 '코코' 가우프(6위, 19세, US)다. 가우프는 16강전에서 2018 호주 오픈 챔피언으로 아기 엄마가 되어 컴백한 카롤리네 보즈니아키(623위, 33세, 덴마크)를 2-1(6-3, 3-6, 6-1)로 이기고 올라왔다. 오스타펜코는 2023 호주 오픈 4회전에서 코코를 2-0(7-5, 6-3)으로 격파한 바 있다.
이날 경기 승리로 코코는 2001년 세레나 윌리엄스 이후 플러싱 메도우에서 연속 8강전에 진출한 첫 US 여자 선수라는 기록을 세웠다. 2023 윔블던 챔피언쉽 1회전에서 탈락한 코코는 이후 16경기 중 15승을 거두며 워싱턴 오픈과 신시내티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보즈니아키가 2018 호주 오픈에서 우승했을 때 코코의 나이는 겨우 13살이었다. 가정을 꾸리기 위해 2020년 현역 선수에서 은퇴한 보즈니아키는 두 아이를 낳고, 테니스 해설가로 멋지게 변신했다. 그런 보즈니아키가 다른 선수들이 은퇴할 나이에 투어 선수로 다시 복귀한 것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코코조차도 두 아이의 엄마 선수 보즈니아키와 대결하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경기가 끝난 뒤 코코는 "카롤리네, 그녀가 돌아왔다. 그녀는 결코 테니스 코트를 떠난 적이 없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내가 성장하는 데 많은 영감을 주었다. 오늘 그녀가 플레이한 수준은 정말 놀라웠다. 나는 공격적으로 플레이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고, 결정적인 샷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오전 0시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단식 16강전에서는 10번 시드 카롤리나 무초바(10위, 27세, 체코)가 왕신위(王欣瑜, 53위, 21세, 중국)를 2시간 34분 만에 2-1(6-3, 5-7, 6-1)로 물리치고 준준결승 대열에 합류했다.
무초바는 1세트를 6-3으로 따내고 상대의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왕신위도 만만치 않았다. 반격에 나선 왕신위는 난조에 빠진 무초바의 서브 게임 3개를 연달아 브레이크하며 7-5로 따내고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심기일전한 무초바는 3세트 1-1 상황에서 왕신위를 1게임에 묶어놓고 내리 5게임을 따내는 괴력을 발휘하며 6-1로 이겨 8강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2023년 톱 10에 데뷔한 WTA 선수 4명 중 한 명인 무초바는 투어에서 34승을 거두었다. 무초바는 3개월 전 프랑스 오픈에서 첫 그랜드 슬램 결승에 진출했지만 슈피온텍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경기가 끝난 뒤 무초바는 코트 인터뷰에서 "나는 이전에 그녀와 경기를 해본 적이 없다. 그녀는 어리지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테니스를 잘 쳤다. 모든 경기가 매우 힘들었다. 하지만 고비를 잘 극복하고 힘든 경기를 이겨서 정말 기쁘다."라고 말했다.
무초바의 준준결승전 상대는 30번 시드 소라나 시르스테아(30위, 33세, 루마니아)다. 시르스테아는 1시 15분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15번 시드 벨린다 벤치치(13위, 26세, 스위스)를 2-0(6-3, 6-3)으로 완파하고 올라왔다.
이날 경기 승리로 시르스테아는 2009 프랑스 오픈 이후 두 번째로 메이저 대회 8강전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시르스테아는 3회전에서 2022 윔블던 챔피언이자 세계 랭킹 4위 엘레나 리바키나를 격파한 바 있다.
무초바와 시르스테아는 전에 여러 번 만난 적이 있다. 시르스테아는 2023 마이애미 오픈에서 무초바를 이겼다. 무초바는 2020 US 오픈, 2023 캐나다 마스터스, 두바이 챔피언쉽에서 시르스테아를 꺾었다.
무초바와의 준준결승전을 앞두고 시르스테아는 "우리는 매우 힘든 경기를 치렀다. 서로 경기할 때마다 매우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올해만 세 번이나 경기를 해서 서로를 꽤 잘 아는 것 같다. 나도 그 사람을 잘 알고, 그 사람도 나를 잘 안다. 다시 말하지만, 그녀는 매우 재능 있는 선수다. 그녀는 일년 내내 훌륭한 플레이를 펼쳤다. 정말 힘든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다시 한번 이곳에 오게 되어 매우 행복하고 감사하다. 이번 기회에 최선을 다한다면 정말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9월 5일에는 여자 단식 16강전 2일째 경기가 이어진다. 오전 0시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는 9번 시드를 받은 2023 윔블던 '깜짝' 챔피언 마르케타 본드루소바(9위, 24세, 체코) 대 페이턴 스턴스(59위, 21세, US)의 경기, 1시 아서 애쉬 스타디움에서는 3번 시드 제시카 페굴라(3위, 29세, US) 대 17번 시드 매디슨 키스(17위, 28세, US)의 경기가 열린다. 오전 3시 15분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는 5번 시드를 받은 '아프리카의 별' 온스 자베르(5위, 28세, 튀니지) 대 23번 시드 정친원(郑钦文, 23위, 20세, 중국)의 경기, 8시 아서 애쉬 스타디움에서는 2번 시드 아리나 사발렌카(세계 2위, 25세, 벨라루스) 대 13번 시드 다리아 카사트키나(14위, 26세, 러시아)의 메인 이벤트 경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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