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회양목 '참고 견뎌냄'

林 山 2023. 11. 7. 17:29

 

2023년 3월 초순 아파트 뒤편 화단에 한 그루 자라고 있는 회양목의 노란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회양목을 흔히 도장나무라고도 한다. 도장포(圖章鋪)에서 회양목으로 막도장이나 목도장(木圖章)을 새기기 때문이다. 회양목의 꽃말은 '참고 견뎌냄'이다. 회양목이 더디게 자라는 데서 유래한 꽃말이 아닌가 한다.

중국 밍말(明末)~칭초(淸初)의 문인 리위(李渔, 1610~1680)는 군자의 풍모가 있다고 하여 회양목(黄楊)을 '나무 중의 군자(木中君子)'라고 일컬었다. 리위는 그의 명저 셴칭어우지(闲情偶寄)에서 '회양목은 해마다 한 치씩 자라다가 윤년에는 한 치 줄어드는데, 이는 하늘이 정해 준 운명이다(黄杨每岁一寸, 不溢分毫, 至闰年反缩一寸, 是天限之命也.)'라고 했다. 회양목의 키가 크지 않는 것을 설명한 글이다.

회양목(충주시 연수동 아이파크아파트, 2023. 3. 10)

 

회양목은 노박덩굴목(Celastrales) 회양목과(Buxaceae) 회양목속(Buxus)의 상록 활엽 관목(常綠闊葉灌木)이다. 회양목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강원도 회양군(淮陽郡)에서 많이 자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또, 석회암 지대에서 잘 자라고, 나무껍질이 회색이어서 회양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에는 고양나무, 긴잎회양목, 도장나무, 섬회양목, 회양나무 등의 이명이 실려 있다. 국표에 등재된 북한명은 고양나무(추천명), 고양목, 긴잎고양나무, 긴잎회양목, 섬고양나무, 섬회양목, 회양목 등이 있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에는 고양나무가 비추천명으로 실려 있다.

국표, 국생정 등재 회양나무 학명은 북수스 시니카 (레더 & E.H.윌슨) M.청 바. 인술라리스 (나카이) M.청[Buxus sinica (Rehder & E.H.Wilson) M.Cheng var. insularis (Nakai) M.Cheng]이다. 속명 '북수스(Buxus)'의 기원은 불확실하다. '회양목(box tree)'이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 '푹소스(púxos)'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회양목은 이탈리아에서는 자라지만 그리스나 소아시아가 원산지가 아니기 때문에 이탈리아어에서 차용한 것일 수도 있다. 속명은 '상록 회양목(the evergreen box tree), 회양목으로 만든 물건(a thing made of boxwood)'의 뜻이다(Wiktionary). GKZ植物事典에서는 속명에 대해 '라틴어 옛 이름 푹수스(puxus, 箱)에서 유래했다. 이 나무를 재료로 해서 상자(箱, box)를 만든 것으로부터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종소명 '시니카(sinica)'는 '중국의(Chinese)'라는 뜻의 라틴어 형용사 '시니쿠스(sinicus)'의 어미 변화형이다. '레더(Rehder)'는 하버드 대학의 아놀드 수목원(Arnold Arboretum)에서 일한 독일계 US 식물 분류학자이자 수목학자 알프레드 레더(Alfred Rehder)다. 'E.H.윌슨(E. H. Wilson)'은 저명한 UK 식물 수집가이자 탐험가로 약 2000종의 광범위한 아시아 식물을 서양에 소개한 어니스트 헨리 '차이니즈' 윌슨(Ernest Henry 'Chinese' Wilson, 1876~1930)이다. 'M.청(M.Cheng)'은 중국의 식물학자 미엔 청(Mien Cheng, 1899~1987)이다.

 

'바(var.)'는 '변종(variant, 베리언트)'의 약자다. 변종명 '인술라리스(insularis)'는 '섬(island)'이라는 뜻의 라틴어 명사 '인술라(īnsula)'에 형용사화 접미사 '-아리스(-aris)'가 붙어서 이루어진 라틴어 형용사로 '섬의 또는 섬과 관련된(of or pertaining to an island, insular)'의 뜻이다.

 

'나카이(Nakai)'는 일본 식물분류학자인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 1882~1952)이다. 그는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에서 근무하며 한강토(조선반도)의 식물을 정리하고 소개하였다. 그래서, 일제 강점기에 발견된 한강토 자생 식물의 학명에는 대부분 그의 성 'Nakai(中井, 나카이)'가 명명자로 등재되어 있다. 그는 특히 물푸레나무과(Oleaceae)에 속하는 세계 1속 1종의 한강토 특산식물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미선나무속(Abeliophyllum)을 최초로 학계에 보고한 인물이다.

다음백과 국생정 등재 회양목 학명은 Buxus koreana Nakai ex Chung & al.이다. 그러나, 국표에는 이 학명이 등재되어 있지 않다. 국표 등재 이명은 Buxus koreana (Nakai ex Rehder) T.H.Chung, P.S.Toh, D.B.Lee & F.J.Lee이다. 중문판 중국식물지(中国植物志), 바이두백과(百度百科), 위키백과(维基百科)에는 Buxus sinica (Rehd. et Wils.) Cheng이 정명, Buxus sinica (Rehder & E.H.Wilson) M.Cheng var. insularis (Nakai) M.Cheng이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국표, 국생정 등재 회양목 영문명은 코리언 박스우드(Korean boxwood)다. '한강토(조선반도, Korean) 회양목(boxwood)'이라는 뜻이다. 일문판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FOM)에는 코리언 리틀립 박스우드(Korean Littleleaf Boxwood)라는 영문명도 실려 있다. '한강토 소엽(小葉) 회양목'이란 뜻이다. 维基百科, 영문판 위키피디아 등재 영문명은 차이니즈 박스(Chinese Box)다. 위키피디아에는 스몰-리브드 박스(small-leaved box)라는 영문명도 실려 있다.

FOM 등재 일본명은 쵸우센히메츠게(チョウセンヒメツゲ, 朝鮮姫黄楊, 朝鮮姫柘植)다. '한강토(朝鮮)에서 자라는 작은 또는 좀(姫) 회양목(黄楊, 柘植)'이라는 뜻이다.

FOM, 中国植物志, 百度百科, 维基百科 등재 중국명은 황양(黄楊)이다. 中国植物志, 百度百科에는 황양무(黄杨木), 꽈즈황양(瓜子黄杨), 진슈황양(锦熟黄杨) 등의 이명이 실려 있다. 维基百科에는 샨황양(山黄杨, 履巉岩本草), 쳰녠아이(千年矮), 샤오황양(小黄杨, 分类草药性), 바이르훙(百日红), 완녠칭(万年青), 더우반황양(豆板黄杨) 등의 이명도 등재되어 있다.

회양목은 한강토, 일본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평안남도 및 함경남도 이남 전 지역 석회암 지대에 분포한다(국생정). 쵸우센히메츠게(朝鮮姫黄楊, 朝鮮姫柘植)는 일본 츄고쿠(中国) 지방 히로시마현(広島県), 중부 오카야마현(岡山県), 시코쿠(四國) 동부 토쿠시마현(徳島県) 등지에 난다. 한강토(朝鮮)에도 분포한다(FOM).

황양(黄楊)은 중국 안후이(安徽), 광시(广西), 쓰촨(四川), 쟝시(江西), 저쟝(浙江), 구이저우(贵州), 간쑤(甘肃), 쟝쑤(江苏), 광둥(广东), 샨둥(山东), 후베이(湖北), 샨시(陕西) 등지의 해발 1200~2600m 지대에서 자란다. 현재 모든 성(省)에서 관상용으로 재배하고 있다(维基百科).

회양목의 키는 7m까지 자란다(국생정). 쵸우센히메츠게(朝鮮姫黄楊)의 키는 60cm 이하다(FOM). 황양(黄楊)의 키는 1~6m(百度百科), 1~3m이다(维基百科). 일년생 가지는 녹색으로 네모지고 털이 있다.

잎은 두껍고 타원형이며 길이 12 ~ 17mm다. 잎 표면은 주맥 하반부에 털이 있고, 뒷면 가장자리가 뒤로 젖혀진다. 잎자루 길이는 2mm로 털이 있다.

꽃은 암수한그루로 3~4월에 연한 황색으로 핀다. 암수꽃이 몇 개씩 한 군데에 달리고, 중앙부에 암꽃이 있다. 수꽃은 1~4개의 수술이 있으며, 수술대 길이는 5mm로 흰빛이 돌고, 꽃밥은 노란색이다. 암꽃은 3개의 암술머리가 있는 삼각형의 씨방이 있다.

열매는 삭과(蒴果)다. 삭과는 달걀형이며, 길이 10mm로 털이 없고 갈색이다. 종자는 9월 초~10월 말에 성숙한다.

회양목(충주시 연수동 아이파크아파트, 2023. 3. 10)

 

황양(黄杨)은 수형(樹形)이 아름다워서 분재로 많이 키운다. 잎이 작고 질감이 두터우면서도 광택이 있으며 사계절 푸르러서 일년 내내 감상할 수 있다. 황양(黄杨)은 생울타리, 화단의 테두리로도 많이 심는다. 정원의 바위 장식에도 쓰인다. 목재는 단단하고 조밀해서 조각 공예의 우수한 재료다. 황양목조(黄杨木雕)는 칭(淸)나라에서 유래하여 16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황양목조(黄杨木雕)는 둥양목조(东阳木雕), 칭톈석조(青田石雕)와 함께 '저둥삼조(浙东三雕)'라고 불린다. 황양목 조각은 유황색을 띠며, 시간이 지날수록 밝은 색에서 어두운 색으로 변하여 사람들에게 고풍스럽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百度百科).

황양(黄楊)은 뿌리와 잎을 약으로 쓴다. 거풍제습(祛风除湿), 행기활혈(行气活血)의 효능이 있다. 풍습관절통(风湿关节痛), 이질(痢疾), 위통(胃痛), 산통(疝痛), 복창(腹胀), 아통(牙痛), 질타손상(跌打损伤), 창양종독(疮疡肿毒) 등을 치료한다(百度百科).

황양(黄楊)은 동의보감이나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에 등재되지 않았다. 한의사들도 임상에서 황양(黄楊)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국표 등재 회양목의 유사종 자생식물은 없다. 회양목은 1속 1종의 한강토 자생식물이다. 국표 등재 회양목의 유사종 재배식물에는 발레아리카회양목(Buxus balearica Lam.), 서양회양목(Buxus sempervirens L.), 왈리치아나회양목(Buxus wallichiana Baill.), 좀회양목(Buxus microphylla Siebold & Zucc.) 등 21종이 있다. 설명은 생략한다.

2023. 11. 7.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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