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금
깨금 하나 입에 물고 '딱~!' 하고 깨물면
어린 시절 옛 추억이 튀어나올 것만 같다
2015년 7월 중순 충주 계명산에 올랐다가 개암나무 열매를 보고 문득 떠오른 구절이다. 내 고향 충청도 충주시 산척면 시골에서는 개암나무를 깨금나무라고 불렀다. 지금도 개암나무보다 깨금나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고 정감이 간다.
어린 시절 가을이 오면 뒷동산에 올라 깨금을 따서 입에 물고 '딱~!' 하고 깨물어 자그마한 씨앗을 빼먹던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깨금은 작지만 매우 고소해서 시골 아이들에게는 가을철 쏠쏠한 간식거리이기도 했다.
개암나무는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Angiospermae)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참나무목(Fagales) 자작나무과(Betulaceae) 개암나무속(Corylus)의 낙엽 활엽 관목(落葉闊葉灌木)이다. 학자에 따라서는 개암나무를 개암나무과로 독립시킨 경우도 있다(국생정).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에 등재된 개암나무의 국명(國名)은 개암나무(추천명), 개얌나무, 깨금나무, 난퇴물개암나무, 난티잎개암나무, 물개암나무, 쇠개암나무 등이다. 북한명은 난티잎개암나무(추천명), 개암나무 등이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정보(국생관)에는 개암나무(국명), 난티잎개암나무(일반명), 쇠개암나무(이명) 등이 실려 있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에는 개암나무(국명), 개얌나무(비추천명) 등이 등재되어 있다. 개암나무의 꽃말은 '환희(歡喜), 화해(和解), 평화(平和)'다.
국표, 국생정 등재 개암나무의 학명은 코릴루스 헤테로필라 피셔. 엑스 트라우트베터(Corylus heterophylla Fisch. ex Trautv.)다. 속명 '코릴루스(Corylus)'는 '개암나무(hazel, filbert shrub)'라는 뜻의 라틴어 '코릴루스(corylus), 코룰루스(corulus)'에서 유래한 근대 라틴어 명사다. 종소명 '헤테로필라(heterophylla)'는 '다른 잎, 다양한 잎(different leaves)'이란 뜻의 라틴어 형용사 '헤테로필루스(heterophyllus)'의 어미 변화형이다.
'피셔(Fisch.)'는 세 명이 있다. 에마누엘 프리드리히 루트비히 피셔(Emanuel Friedrich Ludwig Fischer, 1828~1907)는 스위스의 식물학자이다. 그는 주로 현화식물(顯花植物, phanerogams)과 은화식물(隱花植物, cryptogamous plants)을 연구했다. 알프레드 피셔(Alfred Fischer, 1858~1913)는 독일의 식물학자다. 그는 식물 병리학에서 박테리아의 역할에 대해 어윈 프링크 스미스(Erwin Frink Smith)와 벌인 논쟁으로 유명하다. 에두아르트 피셔(Eduard Fischer, 1861~1939)는 루트비히 피셔의 아들로 스위스의 식물학자이자 균류학자다. '엑스(ex)'는 처음 이름을 붙인 사람이 유효한 출판을 하지 못하고, 다음 사람이 유효한 출판을 했다는 뜻이다. '트라우트베터(Trautv.)'는 코카서스와 중앙 아시아 식물군을 전문으로 하는 발트해 연안 독일 식물학자 에른스트 루돌프 폰 트라우트베터(Ernst Rudolf von Trautvetter, 1809~1889)다.
국표, 국생정, 일본어판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FOM) 등재 개암나무의 영문명은 에이션 헤이즐(Asian hazel)이다. '아시아 개암나무'라는 뜻이다.
국표, 국생정 등재 개암나무의 일문명은 오효우하시파미(オヒョウハシパミ)다. 네이버 일본어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이름이다. 일본어판 즈칸(図鑑) 등재 일문명은 하시바미(ハシバミ, 榛)다. '개암나무'라는 뜻이다. 일본어판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FOM), YList에는 Corylus heterophylla Fisch. ex Besser가 하시바미(榛)로 등재되어 있다. YList에는 오오하시바미(オオハシバミ, 大榛), 오효우하시바미(オヒョウバハシバミ) 등의 별명도 실려 있다. 국표, 국생정 등재 오효우하시파미(オヒョウハシパミ)는 오효우하시바미(オヒョウバハシバミ)의 오기(誤記)로 보인다.
FOM, YList, 중국어판 바이두백과(百度百科), 위키백과(維基百科) 등재 개암나무의 중문명은 쩬(榛)이다. 한자는 '개암나무 진(榛)'이다. 리지(礼记) 쩡쉬안(郑玄)의 주(注)에 '꽌중(关中)에는 이런 열매가 매우 많다. 꽌중은 곧 친(秦)나라 땅이다. 개암나무(榛=木+秦)는 친(秦)을 따라 나온 글자이니 바로 이런 뜻이다(关中甚多此果. 关中, 即秦地. 榛从秦, 即此意.).'라고 했다. 개암나무가 친(秦)나라 땅에 많이 자라는 나무(木)라서 '木+秦=榛'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 개암나무의 꽃말(花语)은 '허지에(和解)'다. 개암나무꽃(榛花)을 '셩르화(生日花)'라고도 한다.
개암나무는 시베리아, 극동러시아, 중국, 일본, 몽골에 분포한다. 한강토(조선반도)에서는 전역에 분포한다. 강원도 등 북부에는 드물게 분포한다(국생정). 하시바미(榛)의 원산지는 일본(北海道, 本州, 九州), 한강토(朝鮮), 중국, 러시아다(FOM).
개암나무(榛)의 원산지는 중국이다. 중국에서는 둥베이(东北), 화베이(华北), 시베이(西北) 각지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헤이룽쟝(黑龙江), 지린(吉林), 랴오닝(辽宁), 허베이(河北), 샨시(山西), 샨시(陕西), 쟝쑤(江苏)에서는 재배한다. 튀르키예, 이탈리아, 에스빠냐, US, 한강토(朝鲜), 일본, 러시아 시베리아와 극동 지방, 몽골 동부에도 분포한다. 해발 200~1000m 산지의 응달진 기슭이나 관목 지대에 자란다(百度百科).
1950년대 중국 동북부에는 약 166.7만 에이커의 개암나무(榛) 숲이 있었고, 연간 개암(榛子, hazelnut) 생산량은 2,500만kg 이상이었다. 외국에서는 유럽 개암(hazelnut, 헤이즐넛)이 서아시아, 유럽 지중해 연안, 북미 등지에서 700년 이상 재배되어 왔으며, 우수한 품종이 많아 국제 무역시장의 4대 견과류 중 하나이다(維基百科).
개암나무의 나무껍질은 윤이 나는 회갈색(灰褐色)이며, 새가지는 갈색(褐色)으로 샘털이 있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난상 원형(卵狀圓形) 또는 거꿀달걀형이며, 절두(截頭)로서 흔히 난티잎 같고 짧은 예첨두(銳尖頭)에 원저(圓底) 또는 아심장저(亞心臟底)이다. 잎 길이는 5~12cm, 너비 5~12cm로서 뚜렷하지 않은 결각(缺刻)과 잔톱니가 있으며, 뒷면에는 잔털이 있다. 잎자루는 뚜렷한 샘털이 발달했다.
꽃은 암수한그루로서 3월에 핀다. 수꽃차례는 지난해에 생기고 원주형(圓柱形)이며, 가지 끝에 2~5개씩 가지 끝에서 밑으로 처지며, 길이는 4~5cm이다. 꽃밥은 황색(黃色)이다. 암꽃차례는 겨울눈 안에 있다. 10여 개의 암술대가 겉으로 나오며, 포(苞) 2개가 잎처럼 발달했다.
열매는 견과(堅果)다. 견과는 둥글며, 지름 15~29mm이다. 종자는 9월 중순~10월 중순에 갈색으로 익으며, 털이 없고 숙존총포(宿存總苞)가 있다. 총포는(總苞)는 종(鐘) 모양으로서 열매를 둘러싼다. 종자의 인(仁)을 진자(榛子)라고 한다.
개암나무의 열매는 식용(食用)한다. 이른 봄의 밀원(蜜源)으로도 된다. 난티잎개암나무는 잎이 특이하여 독립수 또는 군식(群植)하여 이용할 만한 가치가 있다(국생정).
난티잎개암나무, 개암나무, 물개암나무, 참개암나무의 종인(種仁)을 진자(榛子)라 하며 약용한다. 과실이 성숙하면 잘 떨어지기 때문에 수시로 따서 햇볕에 말려서 과각(果殼)을 제거한다. 과인(果仁)에는 탄수화물 16.5%, 단백질 16.2-18%, 지방 50.6-77%, 회분(灰分) 3.5%가 함유되어 있고, 과실에는 전분 15%, 잎에는 tannin 5.95~14.58%가 함유되었다. 조중개위(調中開胃), 명목(明目)의 효능이 있다. 수꽃이삭 또는 화분을 민간에서 부스럼, 단독, 습진, 화상, 동상, 젖앓이, 타박상 등에 외용하고 간염 복수, 신염 부종에 쓴다(국생정).
뻰차오강무(本草纲目) 열매부(果部)에는 '맛은 달고 평(甘平)하며, 독이 없다(无毒). 기력을 보익하고(益气力), 장위를 실하게 한다(实肠胃).'고 나와 있다. 개암(榛子)은 다량의 비타민(维生素)과 미네랄(矿物质)을 함유한 영양가가 매우 높은 견과류로서 훌륭한 미네랄 공급원이다(百度百科).
진자(榛子, 개암)의 성질은 평(平)하고 맛이 달며(甘) 독이 없다. 기력을 돕고 장위를 잘 통하게 하며 배고프지 않게 한다. 음식을 잘 먹게 하며 걸음을 잘 걷게 한다. ○ 어느 곳에나 다 있으며, 음력 6~7월에 따서 까 먹는다[본초](동의보감 탕액편 과실조).
진자(榛子)는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에는 실려 있지 않다. 한의사들도 임상에서 진자를 처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국표 등재 개암나무의 유사종 자생식물에는 물개암나무[Corylus sieboldiana Blume var. mandshurica (Maxim.) C.K.Schneid.], 참개암나무(Corylus sieboldiana Blume) 등 2종이 있다.
물개암나무(Short Asian beaked hazel, オオツノハシバミ, 毛榛)의 원산지는 일본(本州中部以北, 北海道), 한강토(朝鮮), 중국, 러시아다. 한강토에서는 전국 각지의 산지에서 자란다. 키는 2~5m 정도까지 자란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이며, 일년생 가지는 털과 샘털로 덮여 있다. 잎은 넓은 거꿀달걀 모양이며 윗부분에 결각이 있고, 끝이 급히 뾰족해지며, 밑부분은 심장저이고, 7~9쌍의 측맥과 겹톱니가 있다. 잎 표면과 뒷면 맥 위에 잔털이 있다. 꽃은 일가화(一家花)로서 3월에 피며, 웅화수(雄花穗)는 2~4개가 총상(總狀)으로 액생(腋生)한다. 열매의 총포는 뿔 모양이며, 열매 윗부분에서 뚜렷하게 좁아지지 않고 기부에 갈색 털이 밀생하며, 끝에 많은 결각이 있다. 견과는 달걀 모양이다.
참개암나무(Asian beaked hazel, Japanese hazel, Siebold filbert, ツノハシバミ, 角榛, はナガハシバミ)의 원산지는 한강토, 일본, 중국, 러시아다. 한강토에서는 전국 각지에 난다. 제주도에서는 해발 1,200m 이하의 숲속에서 자란다. 전남 및 경남 남해안 일대에 분포한다. 키는 4m 정도까지 자란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이며, 일년생 가지는 잔털이 있고 흔히 샘털이 섞여 있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난상 원형 또는 거꿀달걀형이며, 짧은 점첨두에 원저 또는 아심장저이다. 잎 가장자리에는 뚜렷하지 않은 결각과 잔톱니가 있고, 표면의 맥 사이와 뒷면의 맥 위에 털이 있다. 측맥은 9~10쌍이다. 어린 잎의 표면에 자주색 무늬가 있다. 꽃은 암수한그루로서 3월에 핀다. 수꽃차례는 전년도에 생겨 밑으로 처지고, 암꽃차례는 10여 개의 암술대 겉으로 나온다. 열매는 견과로서 2개의 포가 잎처럼 발달하였다. 열매가 들어 있는 부분부터 급격히 좁아지며, 표면은 갈색 털과 자모(刺毛)가 밀생하여 손으로 만지면 잘 찔리고, 찔린 가시는 잘 빠지지 않는다.
국표 등재 개암나무의 유사종 재배식물에는 대과개암나무(Corylus heterophylla × C. avellana), 뿔개암나무(Corylus cornuta Marshall), 유럽개암나무(Corylus avellana L.), 터키개암나무(Corylus colurna L.) 등 9종이 있다. 설명은 생략한다.
2015. 7. 17. 林 山. 2023. 11. 27. 최종 수정.
#개암나무 #물개암나무 #참개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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