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초 전북(全北) 전주시(全州市)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韓國道路公社 全州樹木園)을 찾았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식물일 뿐만 아니라 학술적 가치가 높은 희귀종 식물인 초령목(招靈木)을 찾아보기 위해서였다. 설레이는 가슴을 안고 죽림원(竹林園) 근처에서 단 한 그루 자라고 있는 초령목을 만났다. 초령목은 아직 어렸음에도 작고 앙증맞은 새하얀 꽃이 두 송이 피어 있었다. 초령목 꽃은 꼭 목련(木蓮) 꽃을 축소해 놓은 듯했다. 바람을 타고 날아온 꽃 향기가 코끝으로 전해져 왔다.
초령목은 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에서는 자생지(自生地)가 제주도(濟州島), 전남(全南) 신안군(新安郡) 흑산도(黑山島), 홍도(紅島) 등 세 곳밖에 없다. 가장 큰 초령목은 흑산도에 있었다. 흑산도 진리(鎭里)의 바닷가 옛 나루터 근처에서 자란 초령목은 1992년 10월 26일 천연기념물 제369호로 지정되었다. 천연기념물 지정 당시 진리 초령목은 높이 20m, 가슴높이의 줄기둘레 3.1m, 가지는 사방으로 10∼15m 정도 퍼져 있었다. 하지만, 이후 수형과 줄기의 수피 등이 크게 훼손됨으로써 2001년 11월 30일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되었다. 대신 주변에 어린 초령목 43그루가 자생하고 있음이 확인되어 현재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초령목은 오랫동안 일본(日本)에서 들어왔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서귀포시(西歸浦市) 남원읍(南元邑) 하례리(下禮里) 1879번지 소재 높이 16m의 초령목이 제주도 기념물 제63호로 지정되는 한편, 한라산(漢拏山) 돈내코계곡에서 수령(樹齡) 1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자연생(自然生) 고목이 발견되었다. 이를 계기로 초령목은 일본에서 들어온 귀화식물(歸化植物, Naturalized plant)이 아니라 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 자생식물(自生植物, Indigenous plant)일 가능성이 상당히 커지고 있다. 제주도 기념물 제63호 초령목은 고사(枯死)하였다.
국립생물자원관(국생관)에는 초령목이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Angiospermae)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목련목(木蓮目, Magnoliales) 목련과(木蓮科, Magnoliaceae) 초령목속(招靈木屬, Michelia)의 상록성(常綠性) 큰키나무(喬木)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식물로 분류되어 있다. 다음백과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의 분류도 같다. 국표와 국생정의 분류는 목련과 목련속(木蓮屬, Magnolia)이다. 초령목의 곷말은 '당신은 나의 것'이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 국생정 등재(登載) 국명(國名, Vernacular name)은 초령목(추천명), 귀신나무 등이 있다. 초령목(招靈木)은 혼령(魂靈)을 부르는(招) 나무(木)란 뜻이다. 꽃향기가 진해 영혼(靈魂)을 불러들인다고 해서 초령목(招靈木), 귀신(鬼神)까지 불러들인다고 해서 귀신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찰(寺刹)의 불상(佛像, Buddharūpa) 앞에 이 나무를 올리고 혼령을 부르는 풍습에서 초령목이라는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제주도 등지의 사찰에서는 이런 풍습이 없다. 그렇다면, 초령목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일본어판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FOM), 국표, 국생정 등재 일문명(日文名, Japanese name)은 오가타마노키(オガタマノキ, 招霊木, 招霊の木, 小賀玉木, 黄心樹)다. 말 그대로 초령목(招霊木)이다. FOM에는 오가타마(オガタマ, 招霊), 토키와코부시(トキワコブシ, 常磐辛夷), 다이시코우(ダイシコウ, 大師香) 등의 별명(別名, Synonym)도 실려 있다.
오가타마노키(招霊木)는 일본에서는 신(神)에게 제사를 지내거나 신과 관련된 행사(神事)를 할 때 신 또는 혼령을 부르기 위해 이 나무의 가지를 올리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일본의 많은 신사(神社)에서는 초령목을 경내에 심어 신목(神木)으로 삼는다. 국명 초령목은 일본명이 그대로 들어와 쓰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명 오가타마노키(オガタマノキ)의 유래에 대해 다른 설도 있다. 향(香)이라는 뜻의 '오카(オカ)'와 구상(球状) 종자(種子)라는 뜻을 가진 '타마(たま)'의 합성어 오카타마(オカタマ)가 어원(語源)이 되었다는 것이다.
국표, 국생정 등재 초령목의 정명(正名, Correct name)은 마그놀리아 콤프레사 막시모비치(Magnolia compressa Maxim.)이다. 국표 등재 이명(異名, Synonym)에는 미켈리아 콤프레사 (막시모비치.) 사전트.[Michelia compressa (Maxim.) Sarg.] 등 3가지가 있다. 국생관, 다음백과 국생정 등재 학명(學名, Scientific name)은 Michelia compressa (Maxim.) Sarg.이다. 국생관에는 Michelia formosana Masam. & Suzuki 등 2가지의 이명이 등재되어 있다. FOM 등재 학명은 Magnolia compressa Maxim.와 Michelia compressa (Maxim.) Sarg.다. 미켈리아(Michelia)와 마그놀리아(Magnolia)는 동의어(同義語, Synonym)로서 두 학명은 통용(通用)된다.
속명(屬名, generic name) '마그놀리아(Magnolia)'는 프랑스 몽펠리에 왕립식물원(Jardin des plantes de Montpellier) 원장을 지낸 식물학자 삐에르 마뇰(Pierre Magnol, 1638~1715)의 이름을 딴 것이다. 삐에르 마뇰(Pierre Magnol)의 성(姓, Surname) '마뇰(Magnol)'에 국가나 질병 또는 꽃 이름을 형성하는 데 사용되는 라틴어 접미사 '-이아(-ia)'가 붙은 것이다.
종소명(種小名, specific name, species epithet) '콤프레사(compressa)'는 '압축된(compressed), 억제된(restrained), 억압된(repressed)'이란 뜻의 라틴어 분사(分詞, Participle) '콤프레수스(compressus)'의 어미 변화형이다. '콤프레수스(compressus)'는 라틴어 동사 '콤프리모(comprimō)'의 완전 수동형 분사다.
'막시모비치(Maxim.)'는 러시아의 식물학자 카를 막시모비치(Karl Maximovich, 1827~1891)이다. 막시모비치는 평생 그가 방문한 극동 아시아의 식물군을 연구하고 많은 새로운 종의 이름을 지었다. 그는 1852년 상트 페테르부르크 식물원에서 식물 표본 수집 큐레이터로 일했으며, 1869년에는 감독이 되었다. '사전트(Sarg.)'는 US 식물학자 찰스 스프래그 사전트(Charles Sprague Sargent, 1841~1927)다. 사전트는 1872년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 대학교 아놀드 수목원의 초대 원장으로 임명되어 죽을 때까지 그 자리를 지켰다.
국표, 국생정 등재 초령목의 영문명(英文名, English name)은 컴프레스트 미셸리아(Compressed michelia)다. '압축된, 축소된(Compressed) 초령목속(michelia) 식물'이라는 뜻이다.
중국어판 위키백과(維基百科) 등재 초령목의 중문명(中文名, Chinese name)은 우신싀[乌心石, Michelia compressa (Maxim.) Sarg] 또는 타이완한샤오(台湾含笑, 基本异名 Magnolia compressa Maxim)다. 바이두백과(百度百科) 등재 중문명은 우신싀(乌心石), 타이완한샤오[台湾含笑, Michelia compressa (Maxim.) Sarg]다. 百度百科에는 학명 Magnolia compressa Maxim.가 등재되어 있지 않다.
우신싀(乌心石)는 심재(心材)의 색상이 짙고, 질감이 단단한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유래한 이름이다. 한샤오(含笑)는 활짝 피어나기 직전의 꽃봉오리가 웃는 소녀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샤오메이( 含笑梅), 샤오메이(笑梅)라는 별명도 그런 이유에서 생겨난 이름이다. 샹쟈오화(香蕉花, 바나나꽃)라는 별명은 한샤오(含笑)의 독특한 꽃향기가 바나나의 향기와 비슷하다고 해서 얻은 이름이다.
초령목은 일본, 한강토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제주도에 난다. 자생지가 1~2곳으로 개체수가 매우 적다. 일본 원산으로 알고 있으나 최근 제주도에서도 자생한다는 보고도 있다. 홍도에서 발견되었으며 흑산도에 가장 큰 나무가 있다(국생정). 초령목의 원산지는 일본이다(다음백과 국생정). 초령목은 한강토 제주도와 전라남도 지역의 섬에만 분포한다. 적색목록에 멸종위기범주인 위기종(EN)으로 평가되어 있다. 중국, 일본에도 분포한다(국생관).
오가타마노키(招霊木)는 일본 재래종(在来種, 日本固有種)이다. 일본 혼슈(本州) 치바현(千葉県) 서쪽, 시코쿠(四国), 큐슈(九州), 오키나와(沖縄)에 분포한다. 미카와(三河) 지역에서는 오가타마노키(招霊木)가 카리야시(刈谷市) 노다하치만궁(野田八幡宮), 니시오시(西尾市) 카이후쿠정(貝吹町) 쵸우엔사(長円寺) 등에 있다. 토요하시공원(豊橋公園)에도 수령(樹齢)이 100년 이상 된 오가타마노키(招霊木)가 있다. 치타반도(知多半島) 토코나메시(常滑市) 타카신사(多賀神社)에는 1973년 11월 26일 아이치현(愛知県)의 천연기념물(天然記念物)로 지정된 60그루의 오가타마노키(招霊木)가 무리지어 자라고 있다(FOM).
타이완한샤오(台湾含笑)는 타이완(台湾)에 분포한다. 일본에도 분포한다. 해발 200~2600m의 활엽수림 속에서 자란다. 난징(南京)에서는 재배한다(百度百科). 우신싀(乌心石)는 타이완 전역 해발 2200m 이하의 활엽수림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일본, 리우치우(琉球, 오키나와의 옛 이름)에도 분포한다(維基百科).
초령목의 키는 높이 20m, 흉고직경(胸高直徑, diameter at breast height) 1m 정도까지 자란다. 가지가 많으며 잎이 무성하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가죽질이며, 윤채가 있고 긴 타원형(長楕圓形) 또는 넓은 거꿀피침형(廣倒披針形)이며 길이 8~12cm, 너비 2~4cm로서 끝이 뾰족해지다가 둔하게 그친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며 7~9쌍의 측맥이 있다. 엽병(葉柄)은 길이 2~3cm로서 잔 복모(細伏毛)가 있다.
꽃은 2~4월에 가지 끝 부근의 잎겨드랑이에서 지름 3cm의 향기나는 꽃이 1개씩 흰색으로 핀다. 꽃잎과 꽃받침열편은 각각 6개씩이다. 꽃잎은 긴 거꿀달걀 모양(長倒卵形)으로서 백색이지만 밑부분은 붉은 빛이 돈다.
열매는 골돌과(蓇葖果)다. 골돌과는 길이 5~10cm이다. 주머니 같은 열매 속에 들어 있는 종자(種子)는 2개씩 나와서 실에 매달린다.
초령목은 진귀한 일급 목재로서 가구(家具)나 건축재(建材)로 사용한다. 재질이 세밀(细密)하고 고우며, 나무결이 균일하여 도마 제작에 좋은 소재다. 초령목으로 만든 도마는 가정주부들에게 인기가 많다. 바람이나 오염, 병충해에 강해서 가로수나 공원의 조경용으로도 많이 사용된다(維基百科). 초령목의 나무껍질 무늬는 루만(鲈鳗, 무태장어)의 껍질 무늬와 비슷하다. 그래서 초령목을 루만(鲈鳗)이라 부르기도 한다(百度百科).
국표 등재 초령목의 유사종(類似種, similarity species) 자생식물(自生植物, Indigenous plant)은 목련(Magnolia kobus DC.), 함박꽃나무(Magnolia sieboldii K.Koch) 등 2종이 있다.
목련(Mokryeon, Kobus magnolia, Japanese magnolia, コブシ, 辛夷, 日本辛夷)은 일본과 한강토의 제주도 숲속에 자생한다. 한강토 전국에 걸쳐 재배한다. 양성꽃으로서 3~4월 중순부터 잎이 나오기 전에 흰색으로 핀다. 꽃은 지름 10cm 정도이며 꽃잎은 6~9장이다. 기부(基部)는 연한 붉은색이다. 꽃잎 밑부분에 연한 홍색이 돌기도 하고 향기가 있다. 꽃받침은 3장, 수술은 30~40개다. 열매는 닭 볏 모양의 원통형이고 곧거나 굽어 있다. 종자는 타원형으로 9~10월에 익으며 외피는 붉은색이다. 꽃밥과 수술대 뒷면이 적색이다. 암술 머리는 붉은 자주색을 띤다. 꽃이 활짝 피면 편평하게 펴져서 산만한 감을 준다. 백목련은 꽃잎이 9개이고, 기부가 담홍색을 띠지 않으므로 목련과 구별된다. 또, 목련 꽃의 기부에는 보통 1개의 어린잎이 붙어 있어 백목련과 구별할 수가 있다.
함박꽃나무(Korean mountain magnolia, オオヤマレンゲ, 大山蓮華, ミヤマレンゲ, 深山蓮華, 天女木兰, 小花木兰, 天女花, 茶涧木兰, 木兰, 山牡丹, 小花玉兰)는 한강토, 중국, 일본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함경북도를 제외한 전국에 분포한다. 꽃은 5~6월 잎이 난 후에 옆 또는 밑을 향해 양성화가 흰색으로 피며 향기가 난다. 꽃받침잎은 3장, 난형이며, 꽃잎보다 작다. 꽃잎은 6~9장이며 도란형이다. 열매는 골돌과이며, 9월에 익으면 터져서 흰 실에 씨가 달려서 나온다. 목련속 식물 가운데 유일하게 꽃이 위를 향하지 않고 옆 또는 아래를 향하므로 구분된다. 산목련이라고도 한다. 북한에서는 목란이라 부르며 국화(國花)로 지정하고 있다.
국표 등재 초령목의 유사종 재배식물(裁培植物, garden plant, cultivated plant)은 백목련(白木蓮), 별목련, 큰별목련, 자목련(紫木蓮), 황목련(黃木蓮), 황산목련(黃山木蓮), 일본목련(日本木蓮), 버들목련, 중국버들목련, 넓은잎목련, 접시꽃목련, 보화목련(宝华木蓮), 심장황목련, 갈레중국목련, 우산목련, 천목산목련, 털캠밸목련, 고텐부르크목련, 드라베목련, 디바목련, 로부스타목련, 멕시코우산목련, 비스너목련, 비치목련, 사전트목련, 스프렝게리목련, 알바목련, 애시넓은잎목련, 엘롱가타목련, 코코목련, 톰소니아나목련, 프레이저우산목련, 프록터목련, 피라미드목련, 촛대초령목, 운남초령목(云南招靈木), 자주촛대초령목, 타마울리파나초령목, 윌슨함박꽃나무, 중국함박꽃나무, 하이다운함박꽃나무, 화서함박꽃나무, 태산목(泰山木), 좁은잎태산목 등 299종이 있다.
2024. 3. 21.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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