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홍가시나무 '검소(儉素)'

林 山 2024. 3. 28. 16:38

2024년 3월 초 영혼(靈魂)을 부르는 나무라는 초령목(招靈木) 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전북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을 찾았다. 초령목 꽃을 보고 수목원을 돌아보다가 이름도 낯선 홍가시나무를 만났다. 홍가시나무는 난대(暖帶) 또는 아열대(亞熱帶) 식물이라서 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 중부 이북 지방에서는 보기가 어렵다.  

국립생물자원관(국생관)에는 홍가시나무가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장미목(薔薇目, Rosales) 장미과(薔薇科, Rosaceae) 홍가시나무속(Photinia)의 상록성(常綠性) 작은큰키나무(小喬木)로 분류되어 있다. 다음백과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종)은 피자식물문 대신 현화식물문(顯花植物門)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피자식물(속씨식물)을 현화식물이라고도 한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 국생정, 국생관 등재(登載) 국명(國名, common name)은 홍가시나무(추천명)다. 국생관 등재 국명은 홍가시나무(추천명), 홍가시, 붉은순나무 등이 있다. 잎 모양이 상록성인 참나무과의 가시나무와 비슷하고, 잎이 날 때 붉은색을 띠므로 홍가시나무라고 한다. 홍가시나무의 꽃말은 '검소(儉素)'다.  

홍가시나무(전북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 2024. 3. 9)

 

국표, 국생정 등재 홍가시나무의 학명(學名, Scientific name)은 포티니아 글라브라 (툰베리) 프랑셰 & 사바티에[Photinia glabra (Thunb.) Franch. & Sav.]다. 국생관, 국제식물명색인(International Plant Names Index, IPNI), 일본어판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FOM) 등재 학명은 포티니아 글라브라 (툰베리) 막시모비치[Photinia glabra (Thunb.) Maxim.]다. 국생관에는 크라타에구스 글라브라 툰베리(Crataegus glabra Thunb.)가 학명이명(學名異名, synonymy)으로 등재되어 있다.  

속명(屬名, generic name) '포티니아(Photinia)'는 '빛나는, 반짝이는(luminous)'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포테이노스(photeinos)'에서 유래했다. 반들거리는 잎을 표현한 이름이다. 종소명(種小名, specific name, species epithet) '글라브라(glabra)'는 '매끈한(smooth), 털이 없는(hairless)'이라는 뜻의 라틴어 형용사 '글라베르(glaber)'의 어미 변화형이다.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글라브라(glabra)'는 '대머리의, 머리가 벗겨진'이라는 뜻이다. 줄기나 화경(花莖) 등에 털이 없는 특징을 표현한 이름이다.    

'툰베리(Thunb)'는 스웨덴의 식물학자 칼 페테르 툰베리(Carl Peter Thunberg, 1743~1828)다. 툰베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식물학의 아버지', '일본의 린네'라고 불린다. 웁살라 대학교에서 '식물학의 시조' 칼 폰 린네(Carl von Linn'e, 1707~1778)에게 배운 툰베리는 1771년에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선의(船醫)가 되었고, 1775년에 일본 큐슈(九州) 나가사키(長崎)에 도착하여 1777년 7월 떠날 때까지 식물을 수집했다. 

'프랑셰 & 사바티에(Franch. & Sav.)'는 프랑스 식물학자 아드리앙 르네 프랑셰(Adrien René Franchet, 1834~1900)와 프랑스 해군 군의관으로 복무한 식물학자 폴 아메데 루도비치 사바티에(Paul Amedée Ludovic Savatier, 1830~1891)다. 프랑셰는 동아시아에 파견된 선교사들이 수집한 식물을 바탕으로 중국과 일본의 식물상을 정리하였다. 사바티에는 일본에 파견되어 10년을 복무하는 동안 식물학에 전념하여 일본 식물 분류에 린네 모델을 적용하려고 시도했다. 그는 프랑셰와 현지 식물학자 이토 케이스케(伊藤圭介, 1803~1901), 다나카 요시오(田中芳男, 1838~1916)와도 협력하였다.  

FOM 등재 홍가시나무의 영문명(英文名, English name)은 차이니즈 포티니아(Chinese photinia), 재퍼니즈 포티니아(Japanese photinia), 크리스머스베리(Christmasberry) 등이 있다. 국표, 국생정, 국생관에는 영문명이 실려 있지 않다.  

국표, 국생정 등재 홍가시나무의 일문명(日文名, Japanese name)은 아카메모치(アカメモチ, 赤芽黐)다. '붉은 싹(赤い芽) 감탕나무(黐, 黐の木)'라는 뜻이다. FOM 등재 일문명은 카나메모치(カナメモチ, 要黐)이고, 별명(別名, Synonym)은 아카메모치(アカメモチ, 赤芽黐), 소바노키(ソバノキ, 蕎麦の木)다. 카나메모치(要黐)라는 이름은 잎이 모치노키(モチノキ, 黐, 黐の木, 감탕나무)를 닮았고, 재질(材質)이 단단해서 부채(扇子)의 카나메(カナメ, 要, 사북)나 뼈대에 사용된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또, 아카메모치(赤芽黐)가 변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카나메(要)는 쥘부채의 사북을 말한다. 사북은 쥘부채의 아랫머리에 박아 부채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매우 중요한 부품이다. 소바노키(蕎麦の木)는 빽빽하게 피는 작은 꽃들을 메밀꽃(蕎麦の花)에 비유한 것이다. 

FOM, 중국어판 바이두백과(百度百科) 등재 홍가시나무의 중문명(中文名, Chinese name)은 꽝예싀난(光叶石楠)이다. '넓은 잎(光叶) 석남(石楠, 扇骨木, Photinia serrulata)'이란 뜻이다. 싀난(石楠)의 원래 이름은 싀난(石南)이다. 싀난(石楠)은 중국에서 오랫동안 자라온 역사가 있으며, 한(汉)나라 말기에 나온 의서(醫書)인 밍이비에루(名医别录)에도 그 이름이 나온다. 리싀전(李时珍)은 "돌 틈의 양지바른 곳에 난다.(生于石间向阳之处)"고 하여 그 이름을 싀난(石南)이라 한다고 했다. 

위키백과(維基百科) 등재 중문명은 꽝예싀난(光叶石楠) 또는 샨구무(扇骨木, 江苏)'다. 샨구무(扇骨木)는 '부채의 뼈대(扇骨), 즉 부챗살을 만드는 나무(木)'라는 뜻이다. 維基百科에는 르번홍예싀난(日本红叶石楠), 홍야싀난(红芽石楠), 홍예싀난(红叶石楠), 꽝짜오슈(光凿树, 湖南), 홍멍쯔(红檬子, 四川), 싀반무(石斑木, 广东), 샨관무(山官木, 广西) 등의 별명도 실려 있다. 

홍가시나무는 중국, 일본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남부 지방에 식재한다(국생정). 홍가시나무의 원산지는 타이완, 태국, 미얀마, 일본 혼슈 이남, 중국 남부 등이다. 한강토 남부 지방에서 식재한다(국생관). 

카나메모치(要黐)는 일본 재래종(在来種)이다. 일본 혼슈(本州) 토우카이(東海) 지방 서쪽, 시코쿠(四国), 큐슈(九州), 오키나와(沖縄)에 분포한다. 조선(朝鮮), 중국(中国), 미얀마(ミャンマー), 타이(タイ)에도 분포한다(F0M).

꽝예싀난(光叶石楠)은 미얀마(缅甸), 일본(日本), 태국(泰国),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중국 대륙에서는 푸졘(福建), 후베이(湖北), 후난(湖南), 광둥(广东), 꾸이저우(贵州), 쓰촨(四川), 윈난(云南), 쩌쟝(浙江), 광시(广西), 쟝시(江西), 쟝쑤(江苏), 안후이(安徽) 등지의 해발 500~800m 지대에서 자란다(維基百科). 꽝예싀난(光叶石楠)은 일본의 난대~온대 지역이 원산지다. 중국에서는 주로 안후이, 장쑤, 쩌쟝, 쟝시 등지에 분포한다. 일본, 태국, 미얀마 등에서도 발견된다(百度百科). 

홍가시나무의 키는높이 3~10m 정도까지 자란다. 줄기와 가지는 흑회색(黑灰色)이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가죽질이며 거꿀피침상 긴 타원형(倒披針狀長楕圓形)이고 점첨두(漸尖頭) 예저(銳底)다. 잎 길이는 5~12cm, 너비 2.5~4cm로서 표면은 녹색이고 평활(平滑)하며 윤채(潤彩)가 있다. 잎 뒷면은 황록색(黃綠色)으로서 주맥(主脈)이 두드러지며, 가장자리에 좁고 예리한 톱니가 있다. 엽병(葉柄)은 길이 10~17mm로서 어릴 때 기부(基部) 안쪽에 털이 약간 있는 것이 있다. 턱잎(托葉)은 침형(針形)으로서 일찍 떨어진다. 

꽃은 5~6월 새가지 끝에서 나오는 원뿔 모양 꽃차례(圓錐花序)에 흰색으로 핀다. 원뿔 모양 꽃차례는 지름 7~13cm로서 화경에 털과 껍질눈이 없다. 꽃부리는 지름 7~8mm이며 흰색이다. 꽃받침통은 짧은 거꿀원뿔 모양(倒圓錐形)이며 꽃받침조각은 삼각형(三角形)이다. 꽃잎은 넓은 타원형(廣楕圓形) 또는 원형(圓形)이며, 기부에 샘털이 있다. 수술은 20개이고 씨방은 중위(中位)이며 2실이다. 2개의 암술대는 밑부분이 유착되며 황색 꿀샘이 있다. 열매는 타원상 구형(楕圓狀球形)이고 지름 5mm 정도로서 끝에 꽃받침이 달려 있다. 열매는 9~10월에 적색(赤色)으로 성숙(成熟)한다.

꽝예싀난(光叶石楠)은 정원식물(庭院植物)로 키우며, 생울타리(树篱)로 많이 쓰인다. 줄기의 재질이 단단하여 공구의 손잡이를 만들 수 있다(維基百科). 꽝예싀난(光叶石楠)의 잎과 과실은 약재로 사용할 수 있다. 잎은 맛이 쓰고 매우며(味苦辛), 성질은 차다(性凉). 청열이뇨(清热利尿), 소종지통(消肿止痛) 등의 효능이 있어 소변불리(小便不利), 질타손상(跌打损伤, 타박상), 두통(头痛) 등의 증상을 치료한다. 열매의 맛은 시고(味酸), 성질은 따뜻하다(性温). 살충(杀虫), 지혈(止血), 삽장(涩肠) 등의 효능이 있어 회충복통(蛔虫腹痛), 구리(久痢) 등의 증상을 치료한다. 씨앗은 기름을 짜서 윤활유나 비누 등을 만든다. 목재가 치밀하고 단단하여 기구(器具), 선박(船舶), 차량(车辆) 등을 만들 수 있다. 울타리, 정원수로 재배하기에 적합한 수종이다(百度百科). 

국표 등재 홍가시나무의 유사종(類似種, similarity species) 자생식물(自生植物, indigenous plant)은 없다. 국표 등재 홍가시나무의 유사종 재배식물(裁培植物, garden plant, cultivated plant)은 데이비슨홍가시나무, 무늬홍가시나무(Japanese photinia), 불두홍가시나무, 중국홍가시나무, 프레이저홍가시나무, 화남홍가시나무 등 14종이 있다. 

 

2024. 3. 28. 林 山 

#홍가시나무 #アカメモチ #赤芽黐 #カナメモチ #要黐 #光叶石楠 #Chinesephotinia #Japanesephotinia #Christmasbe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