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 시드 자스민 파올리니(세계 7위, 이탈리아, 28세)와 '테니스 여신' 도나 베키치(37위, 크로아티아, 28세)가 각각 2024 윔블던 챔피언쉽 여자 단식 8강전을 통과해 준결승에서 맞붙게 됐다.
베키치는 7월 9일 1번 코트에서 열린 8강전에서 룰루 쑨(孙璐璐, 쑨루루, 123위, 뉴질랜드, 23세)에게 2-1(5-7, 6-4, 6-1) 역전승을 거두었다. 한편, 파올리니는 7월 10일 센터 코트에서 열린 준준결승에서 19번 시드 에머 나바로(세계 17위, USA, 23세)를 2-0(6-2, 6-1)으로 가볍게 완파했다.
점점 더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고 있는 파올리니는 나바로를 상대로 맹렬한 승리를 거두며 생애 첫 윔블던 준결승에 진출하는 데 단 58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2024 프랑스 오픈 결승 진출자인 파올리니는 여자 단식에 남은 상위 10위권 중 4번 시드 엘레나 리바키나(4위, 카자흐스탄, 25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순위의 선수다.
파올리니는 1세트 두 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당해 1-2로 뒤지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레벨을 올린 파올리니는 나머지 5게임을 모조리 따내는 괴력을 발휘하며 1세트를 27분 만에 6-2로 가볍게 마무리했다.
2세트에서도 파올리니는 나바로를 압도했다. 나바로는 일요일 세계 2위 코리 '코코' 가우프(USA, 20세)를 상대로 승리했을 때의 경기력을 되찾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으로 작용했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파올리니는 윔블던 본선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었고, 세 번 출전하여 모두 1회전에서 탈락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그녀는 토요일 챔피언이 될 수도 있다.
나바로의 윔블던 8강 진출은 그랜드 슬램에서 최고의 성적이었다. 윔블던 8강전 패배의 상처가 잘만 치유된다면 2024 올림픽과 US 오픈을 앞두고 뉴욕 태생의 나바로에게 큰 격려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빼어난 미모로 '테니스 여신'으로 불리는 베키치는 한 달 전만 해도 "테니스를 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예선을 거쳐 올라와 꿈의 질주를 하던 룰루 쑨을 물리치고 윔블던 4강에 진출하며 자신의 경력 중 최고의 그랜드 슬램 달성을 축하하고 있다.
하지만 베키치의 상대는 갈수록 강해지고 있는 파올리니다.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베키치는 화요일 8강전 승리 후 코트 인터뷰에서 "5월 프랑스 오픈 전에 경기를 중단해야 할 정도로 부상이 위협적이었다."고 밝혔다.
베키치는 이어 "계속 연습하고 추진할 에너지나 동기가 전혀 없었다. 지난 몇 달 동안 테니스에 모든 것을 바쳤지만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한 것 같았다. 매우, 매우 힘든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베키치의 팀이 2024 롤랑 가로스에서 뛰기로 결정한 후 그녀는 3회전에 진출했으나 세르비아 예선 출신 올가 다닐로비치에게 고통스러운 역전패를 당했다. 3년 전 무릎 부상으로 은퇴할 뻔했던 베키치는 바트 홈부르크 오픈 결승에 진출한 뒤 윔블던으로 향했다.
베키치는 "테니스에서 상황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바뀔 수 있는지 정말 놀랍다. 내 생각에는 테니스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상황이 매우 빠르게 변할 수 있다. 파리에서의 패배는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이것은 내가 계속 노력하고 추진하도록 다시 한 번 동기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16강전에서 에머 라두카누를 꺾고 올라온 쑨은 1세트에서 베키치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두 선수는 각각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며 게임 스코어 1-1, 2-2, 3-3, 4-4에 이어 5-5까지 팽팽한 대결을 벌였다. 하지만, 쑨이 상대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균형이 깨졌다. 이어 쑨은 세트 포인트에서 백핸드 위너를 성공시켜 1세트를 7-5로 따내고 베키치의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에서 레벨을 올린 베키치는 게임 스코어 5-3으로 앞서나갔지만 잠시 자신감을 잃고 세 번이나 더블 폴트를 범하며 쑨에게 반격의 기회를 허용했다. 그러나, 베키치는 세트 포인트에서 절묘한 백핸드 드롭 샷 위너를 성공시키며 2세트를 6-4로 따내고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기세가 오른 베키치는 3세트를 지배했다. 베키치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모두 지키고 상대 서브 게임 2개를 잡아 순식간에 게임 스코어 5-0으로 달아났다. 쑨은 서브 게임을 지켜 1-5로 추격에 나섰으나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매치 포인트에서 베키치는 쑨의 백핸드 범실에 힘입어 3세트를 6-1로 따내고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코칭 팀에 그랜드 슬램 복식 22회 우승자인 팸 슈라이버를 보유하고 있는 베키치는 윔블던 여자 조 추첨에서 시드 배정을 받지 못한 마지막 선수다. 파올리니와 베키치의 준결승전은 7월 11일 센터 코트에서 열린다.
베키치에게 패한 쑨이 오픈 시대 윔블던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다시 예선을 기다려야 한다. 라두카누는 오픈 시대에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획득한 유일한 예선 출신 선수로 2021년 US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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