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슬램을 24번이나 제패한 '살아있는 전설' 노박 조코비치(세계 2위, 세르비아)가 2024 파리 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을 제패하며 오랫동안 기다려온 금메달의 한을 풀었다.
1번 시드 조코비치는 8월 4일 12시(현지 시간) 스타드 롤랑 가로스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2024 프랑스 오픈, 윔블던 챔피언 까를로스 알까라스(3위, 에스빠냐)를 2시간 50분 만에 2-0[7(7)-6(3), 7(7)-6(2)]으로 아슬아슬하게 물리치고 조국 세르비아에 금메달을 안겨 주었다.
'레전드'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으로 시작된 1세트 초반부터 두 선수는 용호상박(龍虎相搏)의 불꽃 튀는 접전을 벌였다. 두 선수는 각각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며 게임 스코어 1-1, 2-2, 3-3, 4-4, 5-5에 이어 6-6까지 쫓도 쫓기는 공방전을 펼쳤다.
승부는 결국 타이브레이크로 넘어갔다. 타이브레이크에서도 1-1, 2-2에 이어 3-3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이 벌어졌다. 3-3 상황에서 조코비치는 포핸드 그라운드 위너를 성공시켜 4-3으로 리드를 잡은 뒤 상대의 백핸드 그라운드 스트로크 범실로 5-3으로 달아났다. 이어 알까라스의 포핸드 그라운드 스트로크 포스드 에러를 강요해 1세트를 7(7)-6(3)으로 따내고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알까라스의 서브 게임으로 시작된 2세트도 1세트와 같은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두 선수는 각각 자신의 서브 게임을 착실하게 지키며 1-1, 2-2, 3-3, 4-4, 5-5에 이어 6-6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부는 또 다시 타이브레이크로 넘어갔다. 조코비치는 포핸드 그라운드 위너를 성성공시킨 데 이어 상대의 포핸드 그라운드 스트로크 범실에 힘입어 2-0으로 리드를 잡았다. 반격에 나선 알까라스는 상대의 포핸드 그라운드 스트로크 범실에 이어 포핸드 그라운드 위너를 작렬시켜 2-2로 따라잡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위너 2개를 성공시킨 뒤 상대의 범실 2개에 힘입어 6-2로 금메달 포인트를 잡았다. 이어 조코비치는 포핸드 그라운드 위너를 작렬시켜 2세트를 7(7)-6(2)으로 따내고 대망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단식 메이저 24승 기록과 테니스의 모든 타이틀을 휩쓸었던 조코비치는 포핸드 위너로 타이틀을 확정한 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라켓을 바닥에 던지고 코치 박스를 향해 두 팔을 번쩍 치켜들었다. 이날 올림픽 타이틀 획득으로 조코비치는 커리어 골든 슬램을 달성하는 위대한 기록을 세웠다.
다섯 번째 대회에서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자 조코비치는 에스빠냐의 알까라스와 포옹을 나눈 뒤 코트에 무릎을 꿇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어 그는 세르비아 국기를 펼쳐들고 가족, 지원 팀과 함께 축하하기 위해 코치 박스석으로 올라갔다.
조코비치는 라파엘 나달, 세레나 윌리엄스, 안드레 아가시, 슈테피 그라프에 이어 4개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 단식을 제패하는 골든 슬램을 달성한 다섯 번째 선수가 되었다.
조코비치는 "승리하는 순간 내가 느꼈던 모든 것은 내가 생각하거나 바랐던 모든 것 그 이상이었다. 세르비아 국기가 올라가면서 세르비아 국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목에 금메달을 걸고 코트에 서 있는 것만큼 프로 스포츠에서 그것을 능가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확실히 내가 이룬 가장 큰 스포츠 성과다."라고 말했다.
올림픽 금메달은 조코비치에게 그가 우승한 모든 그랜드 슬램, 마스터스 1,000 타이틀, ATP 토너먼트 우승만큼이나 큰 의미가 있다. 그는 두 달 전 무릎 수술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롤랑 가로스의 같은 코트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4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 8강전을 앞두고 기권해야만 했고, 이는 그의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위태롭게 만들었다. 그러나, 일요일 올림픽 우승 후 그의 반응은 금메달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조코비치의 가족은 세르비아 국기를 들고 관중석에서 지켜보고 있었고, 딸 타라는 "아빠 최고!"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그는 올림픽을 스포츠의 정점으로 보고 있으며, 조국을 대표하는 감정이 지난 네 번의 올림픽에서 그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단식 동메달을 획득했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4위를 차지했으며,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조기 패배를 당했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했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파리 올림픽에서 처음부터 집중하여 오랫동안 그가 이루지 못했던 단 하나의 상을 손에 넣기로 결심했다. 마지막 결승전 자체가 그의 결단력을 테스트하는 시험이었다. 그는 타이브레이크 승부에서도 포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흔들리는 알까라스를 노련하게 공략했다.
테니스를 '완성'했는지 묻는 질문에 조코비치는 "그렇다. 이 금메달로 모든 성과를 달성했기 때문에 완성되었다. 하지만 나는 이 스포츠를 사랑하기 때문에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나는 토너먼트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만 플레이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이어 “미래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지금 이 순간을 축하하고 싶다. 그것은 금메달을 획득하기 위해 오랜 세월 꿈을 꾸는 긴 여정이었다. 이제 그것은 행복, 기쁨, 축하에 관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조코비치와 알까라스 두 선수 모두 상대방의 샷 메이킹 수준에 대해 종종 웃음을 터뜨리는 등 최고의 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관중들은 깃발을 휘날리는 스페인 팬들과 조코비치의 애칭 '놀레(Nole)'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세르비아 팬들로 나뉘었다.
결승전은 긴장감에 더해 짜릿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알까라스는 개막전보다 더욱 긴장한 모습을 보이며 브레이크 포인트를 막아내야 했지만, 파워풀한 공격력으로 조코비치를 한계까지 밀어붙였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결코 굴하지 않았다. 그는 타이브레이크 승부에서 최고의 테니스를 펼쳤고, 첫 세트를 마친 후 자신감이 넘쳤다. 때때로 그의 코치 박스를 향한 몸짓이 있었다. 코치는 그에게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조코비치는 일년 내내 그랬던 것처럼 정확하고 세심하게 플레이를 조정했다.
2024 시즌은 조코비치에게는 힘든 시즌이었다. 그는 2024 호주 오픈 준결승에서 이탈리아의 야닉 시너에게 패했고, 롤랑 가로스에서는 부상을 입고 무릎 수술을 받아야 했다. 윔블던에서 열린 시즌 첫 결승전에서는 알까라스에게 완전히 압도당했다.
조코비치는 파리 올림픽 금메달에서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그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출전을 배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파리 올림픽 금메달 획득으로 조코비치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감미로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한편, 이탈리아의 11번 시드 로렌초 무세티(16위)는 8월 3일 12시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열린 3, 4위전에서 캐나다의 13번 시드 펠릭스 오제-알리아심(19위)을 2시간 15분 만에 2-1(6-4, 1-6, 6-3)로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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