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인도, 점진적 마비가 주증인 길랭-바레 증후군 사례 증가

Guillain-Barre syndrome: India faces outbreak of creeping paralysis. Last month, a school teacher in the western Indian city of Pune found her six-year-old son upset about homework. 

인도, 점진적 마비가 주증인 길랭-바레 증후군 사례 증가

인도 푸네 GBS 발병 병원체로 추정되는 캄필로박터 제주니 박테리아

 

인도에서 점진적 마비가 주증장인 길랭-바레 증후군 발병(Guillain-Barre syndrome, GBS, 급성감염성다발신경염, 특발성다발신경근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인도 서부 도시인 푸네의 한 학교 교사는 6살 아들이 숙제 때문에 화가 난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인디언 익스프레스(Indian Express) 신문에 "저는 몇 개의 단어를 지우고 그에게 쓰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가 화가 나서 연필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가 연필을 잡으려고 애쓰는 것이 길랭-바레 증후군(GBS)의 첫 징후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GBS는 면역 체계가 신경 세포를 공격하여 근육 약화와 마비를 유발하는 희귀 질환이다. 

며칠 만에 그 소년은 팔이나 다리를 움직일 수 없게 되어 집중 치료를 받았다. 상태가 악화되면서 삼키고, 말하고, 결국 숨을 쉬는 능력을 잃어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 했다. 그는 현재 회복 중이다. 

그 소년은 1월 초부터 산업 도시와 마을로 둘러싸인 교육 및 IT 허브인 푸네에서 보고된 약 160건의 GBS 사례 중 하나다. 의심되는 사망자가 5명 발생했다. 공식 수치에 따르면 현재 48명의 환자가 집중 치료를 받고 있고, 21명은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38명이 퇴원했다. 

GBS는 손과 발의 따끔거림이나 무감각으로 시작하여 근육 약화와 관절 움직임의 어려움이 뒤따른다. 증상은 일반적으로 팔과 다리에서 시작하여 2~4주 동안 악화된다. 보고된 사망률은 심각도와 의료 지원의 질에 따라 3~13% 사이다. 

푸네의 발병은 식품 매개 감염의 주요 원인이자 전 세계 GBS의 가장 큰 원인인 캄필로박터 제주니(Campylobacter jejuni)라는 병원균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적되고 있다. 두 가지 사이의 연관성은 1990년대 중국 농촌에서 발견되었는데, 이 병원균은 닭에서 흔했고 GBS 발병은 매년 우기에 아이들이 닭이나 오리 분변(糞便)으로 오염된 물에서 놀 때 발생했다. 

GBS는 인도에서 전혀 드문 일이 아니다. 방갈로르에 있는 국립 정신건강/신경과학 연구소(NIMHANS)의 모노짓 데브나트와 마두 나가파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150명의 GBS 환자를 연구했다. 

그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환자의 79%가 이전에 감염되었다는 증거가 있었고, 3분의 1은 캄필로박터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동시 감염이 더 흔했으며, 65%에서 발생하여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복잡한 상호 작용을 시사했다. 

최근에는 전 세계에서 병원균과 관련된 발병이 보고되었다. 2023년 상반기에 페루는 200건 이상의 의심 사례와 최소 4건의 GBS 사망을 보고했으며, 이에 따라 정부는 국가적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공중보건 조치를 강화했다. 사례의 3분의 2가 캄필로박터와 관련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위생 상태가 양호한 국가에서는 캄필로박터와 관련된 GBS 사례가 적고 호흡기 감염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한다. 다른 유발 요인도 있었다. 2015년 브라질은 지카 바이러스(Zika virus)와 관련된 GBS 사례가 집단으로 보고되었다. 백신은 GBS를 유발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2021년 영국에서 코비드-19 백신 하나가 수백 건의 GBS 사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글래스고 대학교 신경과 교수인 휴 윌리슨은 "캄필로박터는 항상 수십만 건의 사례가 발생하는 풍토병입니다. 항상 환경에 존재합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GBS가 발병하기 쉽지 않다고 말한다. 

설탕으로 코팅된 외층을 가진 특정 캄필로박터 균주가 있으며, 드물게는 분자 구조가 인간 신경세포의 코팅과 일치한다. 환자의 면역 체계가 박테리아를 공격하면 신경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 이를 분자 모방이라고 하며, 이로 인해 GBS가 발생한다. 그러나 캄필로박터 균주 중 일부는 이러한 신경과 유사한 코팅을 가지고 있다. 

윌리슨 교수는 "푸네에서는 이 분자적 특징을 가진 캄필로박터 균주가 유행할 가능성이 높고, 이 균주에 의한 감염이 급증하면 결과적으로 GBS 사례가 더 많아집니다."라고 말한다.  

대부분 전문가는 캄필로박터 균주 100개 중 1개가 GBS 위험을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균주에 감염된 100명 중 1명이 GBS를 앓게 되어 전체 위험은 약 10,000명 중 1명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윌리슨 교수는 "면역학적 러시안 룰렛이 발생하여 말초 신경계를 휩쓸고 지나가는 급성 신경학적 쓰나미가 발생합니다. 면역 반응이 가라앉으면 공격은 약해지지만 신체는 여전히 시간, 의료, 지원을 통해 손상을 복구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것은 GBS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GBS의 경우 신체는 캄필로박터에 대한 항체를 생성하여 신경을 공격한다. 의사들은 혈액을 걸러서 유해한 항체를 제거하는 과정인 혈장 교환과 정상 혈액에서 추출한 치료용 항체인 정맥 면역글로불린(IVIG)을 사용하여 질병의 심각성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또 다른 과제는 GBS를 진단하는 단일 검사가 없다는 것이다. 의사들은 GBS를 진단할할 때는 주로 임상적 특징에 근거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소아마비, 바이러스 또는 희귀 신경 질환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마비의 한 형태로 나타난다.

윌리슨 교수는 "진단은 임상적 특징의 집합체입니다. 오진이나 진단하지 못하거나 늦게 진단하는 일이 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인도의 열악한 공공 보건 시스템은 농촌 지역 의사들이 GBS를 진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팀이 푸네에 있는 한 가지 이유는 연방 그리고 주 보건 종사자들과 협력하여 사례를 추적, 검사, 모니터링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지원하기 위한 추세를 분석하기 위해서다. 

당국은 60,000채 이상의 주택을 감시하고, 검사를 위해 160개의 물 샘플을 채취했으며, 사람들에게 끓인 물을 마시고 신선하고 깨끗한 음식을 먹으며 오래된 음식과 반쯤 익힌 닭고기나 양고기를 먹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GBS의 대부분 사례는 반숙 가금류에서 발생하지만, 전문가들은 콜레라나 살모넬라균과 마찬가지로 물을 통해 퍼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길거리 음식을 씻거나 준비하는 데 사용되는 오염된 물은 박테리아가 퍼지기 쉽다. 분명히 푸네에서는 독특한 분자적 특징을 가진 캄필로박터 균주가 유행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것이 대규모 물 공급 오염 때문인지, 아니면 많은 사람들이 감염된 가금류를 소비했기 때문인지는 불분명하다. 보건부 자문은 "사람들에게 당황하지 말라고 호소합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불확실성에 직면해서는 말하기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렵다. 

기사 Soutik Biswas, India correspondent
원문 https://www.bbc.com/news/articles/c2038ggnpx7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