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유적 명산 명승지

동해바다 주문진 포토기행

林 山 2006. 1. 27. 12:53

깊어가는 가을에 모처럼 맞은 한가한 일요일. 충주시 한의사회에서 동해바다 구경을 가기로 한 날입니다. 동해바다도 보고 싱싱한 생선회도 맛보려는 것이지요. 영동고속도로를 2시간 정도 달린 끝에 주문진항에 도착합니다. 새벽 고기잡이를 마친 통통배들이 항구에 빽빽하게 들어와 있네요.

 

*통통배들이 정박하고 있는 주문진항

 

배들이 매여져 있는 부둣가에는 어부들이 내일 다시 고기잡이를 위해 그물을 손질하느라 분주합니다. 서늘한 가을바람에 짭조름한 바다내음이 실려오네요. 비릿한 생선냄새도 섞여 있는 것 같고요. 통통배에 꽂혀 있는 빨간 깃발이 눈길을 끕니다. 깃발의 색깔에 따라서 그것이 의미하는 것도 다르다고 하던데요. 빨간색 깃발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주문진 내항의 풍경

 

부두에는 제법 큰 배도 보입니다. 통통배들보다는 멀리 나가서 고기잡이를 하는 배인지도 모르겠네요. 어렸을 적에는 큰 배를 타고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는 꿈을 꾸기도 했었는데요. 지금은 그저 어린시절에 한바탕 지나가버린 꿈일 뿐입니다.


*주문진항 근처 게전문점 수족관에 들어있는 털게

 

주문진항 근처에 있는 게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에 들렀습니다. 수족관을 들여다보니 털게가 가득 들어있네요. 요즘 털게가 한창이랍니다. 저 털게 중에 내 뱃속으로 들어올 운명인 녀석도 있겠지요. 모든 생명을 가진 존재는 그 누군가의 생명의 희생을 담보로 살아가야만 하는 운명이지요.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잘났으나 못났으나..... 오늘 저 털게를 먹고 털게의 목숨이 헛되지 않도록 잘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털게를 일인당 한 마리씩 돌아가도록 주문합니다. 털게가 나오기 전에 먹을 요량으로 골뱅이구이도 시킵니다. 털게는 1kg에 3,4만원 정도 하네요. 털게는 크기도 커서 한 마리의 무게가 거의 1kg 정도 된다고 합니다. 골뱅이구이는 한 접시에 만오천원 정도 하고요.


*골뱅이구이

 

골뱅이구이가 먼저 나오네요. 골뱅이구이는 숯불에 석쇠를 놓고 골뱅이를 통째로 굽는 것인데요.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졌네요. 젓가락으로 골뱅이를 꺼내서 초고추장이나 소금에 찍어 먹으니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입니다. 사람의 입은 이처럼 간사합니다. 음식맛에 집착하다가 보면 점점 더 좋은 맛을 추구하게 되어 있지요. 그래서 음식은 소박하게 먹는 습관을 길러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먹이가 되는 존재에 대해서 항상 감사하는 마음도 가져야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내 입으로 들어오는 생명으로 인해 나의 생명이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털게찜

 

골뱅이구이를 다 먹고나자 이번에는 털게찜이 들어옵니다. 털게는 이번에 처음 먹어보는데요. 킹크랩이나 대게보다 훨씬 맛이 좋으네요. 한 마리를 먹으니 배가 불러옵니다. 맛있는 순서대로 말하자면 털게가 가장 좋은 것 같고요. 그 다음이 대게, 킹크랩 순입니다. 털게가 너무 맛있어서 정신없이 먹다가 사진을 찍으려고 보니 다리가 하나도 안 남았네요. 주인이 대게 한 마리를 덤으로 주었는데 인기가 별로 없습니다. 다들 털게를 실컷 먹어서 그런지 거들떠도 안 보는군요.


*주문진항 전경

 

동해바다를 보려고 주문진항 방파제로 나갑니다. 부두에 정박해 있는 작은 배들이 한가로와 보이는군요. 방파제가 파도를 막아주기 때문에 내항의 물결이 잔잔합니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고요. 얼마만에 이렇게 한가한 여유를 가져보는지 모르겠네요.  


*주문진 내항 전경. 방파제 아래로 생선요리를 파는 노점들이 보인다.

 

방파제 바로 아래는 생선회나 구이, 매운탕을 파는 노점들이 즐비하게 서 있습니다. 노점의 들마루마다 생선요리를 먹는 손님들도 많이 보이네요. 바다에서 갓 잡아올린 싱싱한 생선으로 만든 요리가 아무래도 더 맛있겠지요.


*방파제 바로 앞에 있는 바위섬

 

방파제에서 바람을 맞으면서 동해바다를 바라봅니다. 바다는 비교적 잔잔한 편이네요. 방파제 바로 앞에는 작은 바위섬이 하나 있습니다. 파도가 쉴 새 없이 밀려와 바위를 때리면서 하얗게 부서집니다. 끝없이 펼쳐진 동해바다를 바라다보니 가슴이 뻥 뚫리는 듯 한 느낌이 드네요. 가슴속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입니다.


*주문진 앞바다에서 고기잡이하는 배들

 

어디선가 작은 고깃배 하나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방파제 앞을 지나갑니다. 배가 작아서 금방이라도 바다속에 잠길 것만 같습니다. 좀더 먼 바다에도 고깃배 두 척이 떠 있네요. 저 앞에 보이는 배는 너무 작아서 하나의 점처럼 보이는군요.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는 일은 어부들의 일상이겠지요. 넘실거리는 물결을 보니 내 가슴도 어느덧 일렁이고 있습니다.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

 

방파제 아래까지 내려가 갯바위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있네요. 언젠가 동해바다에서 낚시를 한번 해본 적이 있는데요. 그땐 왠 복어만 그리 많이 잡히던지..... 낚시꾼의 최고 경지는 세월을 낚는 사람이라지요. 중국의 강태공처럼..... 그것은 큰일을 도모하려면 마음을 비우고 때가 오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주문진 어시장 안에 있는 생선횟집 수족관의 물고기들

 

동해바다를 실컷 본 다음 생선횟집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횟집에 있는 수족관을 들여다보니 방어, 도미, 우럭, 넙치들이 유유히 헤엄을 치고 있네요. 저 넓고 깊은 동해바다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살다가 이 좁은 수족관에 갇힌 신세가 되니 얼마나 답답할까요? 저 물고기들 중 몇 마리는 잠시 후에 생선회로 포가 떠져서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겠지요.


*수족관 속의 넙치. 몸통에 검은 띠가 있는 물고기는 이름을 모름.

 

또 다른 수족관에는 넙치가 들어 있습니다. 몸통에 검은 띠가 있는 물고기는 이름이 뭔지 모르겠네요. 넙치를 광어라고도 하는데, 광어는 일본식 한자어지요. 자연산 넙치와 양식 넙치를 구별하는 방법이 있는데요. 배 밑바닥에 검은 반점이 있거나 푸른 이끼가 보이면 십중팔구 양식입니다. 양식 넙치는 좁은 공간에서 키우다 보니 지저분한 편이고요. 자연산은 모래바닥을 스치면서 다니기 때문에 배바닥 부분이 하얗고 깨끗한 편이지요. 다음은 넙치와 도다리를 구별하는 법입니다. 넙치는 왼쪽에 눈이 있고 도다리는 오른쪽에 눈이 있습니다. 그래서 좌광우도라고 하지요. 또 넙치는 이빨이 있고요. 도다리는 이빨이 없습니다. 도다리는 아마 양식이 없다지요.

도다리와 가자미, 그리고 넙치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해 본다면 이렇습니다. 우선 도다리는 경골어강(硬骨魚綱 Osteichthyes) 가자미목(―目 Pleuronectiformes) 가자미과(―科 Pleuronectidae)에 속하는 해산 어류로 몸이 마름모꼴이며 입은 작습니다. 옆줄은 앞부분에 뚜렷한 만곡부가 없고요. 후두부에서 등쪽으로 향하는 옆줄 가지는 뒤쪽으로 또다른 긴 가지를 가집니다. 등지느러미의 기부는 무안측(無眼側)에 있습니다. 두 눈 사이에는 골질의 돌기가 있고요. 몸은 보통 회색이나 황갈색을 띠고 옆구리에는 부정형의 작은 암갈색 반점이 전면에 흩어져 있습니다. 눈은 오른쪽에 있는데, 눈이 없는 쪽은 흰색이고요. 등지느러미에는 67~83개의 여린줄, 뒷지느러미에는 49~62개의 여린줄, 가슴지느러미에는 9~12개의 여린줄, 배지느러미에는 6개의 여린줄이 있고, 척추골은 35~37개입니다. 몸길이는 30cm 정도 되는데요. 한국의 부산, 여수, 군산 연해, 일본의 홋카이도(北海道) 남부 이남, 타이완, 중국 연해에 주로 분포하고 있습니다.


가자미는 넙치과와 붕넙치과의 넙치 가자미 따위 바닷물고기를 통틀어 이르는 말인데요. 대개 몸이 위아래로 납작하여 타원형에 가까우며, 두 눈은 다 오른편에 몰리어 붙어있습니다. 한국의 연근해에 많이 분포하고요. 접어( 魚)라고도 합니다. 그러니까 가자미는 가자미류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 되는데요. 가자미류는가자미목(―目 Pleuronectiformes)의 넙치과(―科 Bothidae)와 가자미과(―科 Pleuronectidae)에 속하는 여러 종의 납작한 어류를 말합니다. 가자미류는 형태학적으로 특이한데요. 태어났을 때는 대부분의 다른 어류들처럼 좌우 대칭형이지만 며칠 뒤부터 몸이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며, 기우는 쪽의 눈은 나중에 물고기의 가장 윗부분이 될 위치로 이동합니다. 이와 함께 뼈와 신경, 근육에도 여러 복잡한 변화가 생기고, 몸의 아래쪽은 색깔이 없어지지요. 가자미과에는 100여 종의 어류가 있는데요. 이 중 유럽가자미(Platichthys flesus)는 바다와 민물 모두에 살며 식용이고 낚싯감으로 좋다고 하네요. 길이는 50cm, 무게는 2.7kg 정도 된다고 합니다. 강도다리(Platichthys stellatus)는 무게가 평균 9kg이며, 북태평양에 살지요. 그밖에 식용종의 하나인 프슈도플류로넥테스 아메리카누스(Pseudopleuronectes americanus)는 60cm까지 자라며 미국의 대서양 연안에 살고요. 이 과에 속하는 종들은 전형적으로 오른쪽에 눈이 있으며, 오른쪽에 색깔이 있습니다. 넙치과에는 약 200종이 있는데요. 이 가운데 잘 알려진 넙치류로는 미국의 대서양 연안에 사는 식용종으로 약 90cm까지 자라는 파랄리크티스 덴타투스(Paralichthys dentatus), 미국 대서양의 열대해역에 살며 흐릿한 파란색 점과 고리 모양이 있는 보투스 루나투스(Bothus lunatus), 상업적으로 유용하며 길이가 75cm 정도되는 브릴(Scophthalmus rhombus) 등이 있습니다. 가자미과 물고기는 참서대아목(亞目) 넙치과의 물고기와 함께 형태가 매우 특이하여, 총칭 이체류(異體類)라고 합니다. 넙치과에 속하는 종들은 왼편에 눈이 있고 역시 왼편에 색깔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넙치과는 경골어강(硬骨魚綱 Osteichthyes) 가자미목(─目 Pleuronectiformes)의 한 과(科)의 어류로 눈은 몸의 왼쪽에 있습니다. 배지느러미에는 가시줄이 없고 뒷부분의 지느러미 줄기는 갈라져 있는데요. 좌우의 배지느러미는 거의 대칭입니다. 배지느러미가 시작되는 곳에서부터 협부(峽部) 앞끝까지의 길이는 배지느러미 기저부보다 길고요. 옆줄은 몸의 양쪽 모두에 매우 발달해 있습니다. 육간골(六間骨)이 없고요. 넙치과는 'Bothidae'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한국에는 여기에 속하는 어류로 6속(屬) 9종(種)이 있고 일본에는 3속 10종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Bothidae'는 넙치가 아니라 주로 목탁가자미류로 이루어져 있어,'Paralichthyidae'로 재정리해야 할 단계에 와 있다고 합니다. 넙치는 넙칫과의 바닷물고기로 몸길이가 60cm가량 되고요. 몸은 길둥근꼴이며 넓적합니다. 눈은 두 개가 모두 왼쪽 머리에 쏠려 있고 눈 있는 쪽의 비늘은 빗비늘이고요. 몸빛은 오른쪽이 암갈색, 왼쪽이 유백색(乳白色)이지요. 한국, 일본, 남중국해에 많이 분포하고 있는 물고기랍니다. 넙치는 광어 또는 비목어(比目魚)라고도 부르지요.

 

*오징어, 멍게, 개불 모듬회

 

횟집에 자리를 잡고 여러 가지 회를 주문합니다. 우선 오징어와 멍게, 개불 모듬회가 먼저 나오네요. 먼저 오징어회를 초고추장에 찍어 맛을 봅니다. 바다에서 방금 잡아 올린 오징어라서 그런지 싱싱하군요. 괴불은 보기가 좀 징그럽기는 하지만 담백하고 단맛이 납니다. 멍게는 맨 마지막에 먹어야 합니다. 향이 강하기 때문이지요. 멍게를 먹고 잠자리에 들면 밤새도록 코에서 바다내음이 난답니다. 상큼한 바다내음이..... 

 

오징어는 연체동물문(軟體動物門 Mollusca) 두족강(頭足綱 Cephalopoda) 이새아강(二 亞綱 Dibranchia) 십완목(十腕目 Decapoda)에 속하는 일부 종(種)들을 말하는데요.두족강에는 낙지, 문어, 앵무조개(Nautilus pompilius), 참오징어, 피둥어꼴뚜기 등이 포함되고요. 두족강 중 아가미가 2쌍이 있는 사새아강(四 亞綱)에는 앵무조개가, 아가미가 1쌍 있는 이새아강에는 낙지, 문어, 참오징어, 피둥어꼴뚜기 등이 속합니다. 이새아강은 머리에 발이 8개인가, 10개인가에 따라 다시 팔완목(八腕目)과 십완목으로 나뉘는데, 팔완목에는 문어와 낙지가 속하고요. 한국에서 잡히는 십완목 종류에는 참오징어(Sepia esculenta), 무늬오징어(Sepia subaculeata), 쇠오징어(Sepiella japonia), 화살꼴뚜기(Doryteuthis bleekeri), 창꼴뚜기(Doryteuthis kensaki), 귀꼴뚜기(Euprymna morsei) 등이 있지요. 일반적으로 몸 속에 석회질의 갑라(甲羅)가 들어 있는 종류는 갑오징어라 부르고 얇고 투명한 연갑(軟甲)이 들어 있는 종류는 오징어라 부르는데, 특히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는 피둥어꼴뚜기를 흔히 오징어라 부른답니다. 오징어는 오징어과의 연체동물로 몸길이가 30∼ 40cm 정도고요. 몸은 머리, 몸통, 다리의 세 부분으로 되어 있으며 길쭉한 주머니 모양입니다. 머리 부분에 있는 입 둘레에 10개의 다리가 있는데, 그 가운데 긴 두 다리로 먹이를 잡지요. 몸속에는 먹물 주머니가 있어 적을 만나면 먹물을 뿜고 달아난답니다.

 

개불은 개불과의 환형동물(環形動物)로 몸길이는 10∼30cm 정도 되는데요. 주둥이는 짧은 원뿔 모양이고, 몸빛은 황갈색을 띱니다. 바다 밑의 모래 속에 ‘u’ 자 모양의 구멍을 파고 살지요. 한국의 중부 이남이나 태평양 연안에 분포합니다. 큰 지렁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멍게는 우렁쉥이라고도 하는데요. 척색동물문(脊索動物門 Chordata) 해초강( Ascidiacea) 멍게과(─科 Pyuridae)의 한 종(種)으로 원색동물입니다. 크기는 대개 주먹만 하며 껍데기에 젖꼭지 같은 돌기가 많이 있지요. 몸 밑에는 실 같은 것이 많이 달려 있어서 그것으로 바위에 달라붙어 산답니다.

 

*복어, 전복치, 쥐노래미 모듬회

 

다음에는 복어와 전복치, 쥐노래미 모듬회가 나옵니다. 역시 바다에서 갓 잡아올린 생선이라 싱싱해 보이네요. 전복치는 오늘 처음 맛보는 회인데요. 그 맛이 가히 일품이네요. 복어회의 맛은 담백한 것이 특징이고요. 그런데 복어요리의 진미는 뭐니뭐니해도 복어맑은탕(일명 복지리)이지요. 복어맑은탕은 복어의 담백한 맛을 그대로 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복어는 몸이 뚱뚱하고 등지느러미가 짧으며 이가 날카롭게 생겨서 물에 사는 돼지라는 뜻의 하돈 또는 강돈이라고도 부릅니다. 또 이빨이 앵무새의 부리와 비슷해서 앵무어라고도 하고요. 한편 복어는 공기를 호흡해서 배를 부풀린다고 해서 폐어라 부르기도 한답니다. 낚시로 복어를 낚으면 소리를 내면서 배를 부풀려 둥근 공처럼 되는데요. 그래서서 영어로는 퍼퍼피시 또는 글로벌 피시라고 합니다. 특히 가시복은 물에서 나오면 공모양처럼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구어라고도 부르지요. 복어도 바로 그런 의미입니다. 복어의 일본어인 후구는 우리말에서 유래했다고 하네요. 쥐노래미회는 아주 감칠맛이 나지요. 소주도 한 잔 걸칩니다. 생선회에 술이 빠지면 안 되지요.

 

복어는 간단하게 복이라고도 하지요. 복어목(─目 Tetraodontiformes)을 이루는 경골어들을 말하는데요.11과(科) 320종(種)이 있으며, 주로 열대의 해양에 서식하고 있습니다. 쥐치복류(triggerfishes), 참복류(puffers), 가시복류(porcu-pine fishes) 등이 이 복어목에 포함되고요.열대산 어류의 약 5%에 해당되는 대부분의 복어는 저서생활을 하며, 먹이를 얻기 위해 여러 기관이 특수화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빨이 잘 발달되어 앵무새의 부리와 같은 주둥이를 가진 어떤 종은 그것을 써서 바위와 산호를 쪼거나 연체류와 갑각류를 부수기도 하지요. 거북복류는 굴 속에 숨어 있는 바다벌레나 다른 무척추동물들을 외부로 노출시키기 위해 굴의 밑바닥을 향해 물을 세차게 뿜고요. 은비늘치상과(Triacanthodidae) 물고기들은 긴 주둥이로 구멍과 갈라진 틈을 쑤시는데, 아마도 다른 저서어류의 비늘을 먹은 결과 미발달한 이빨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어떤 종은 성게, 백합류는 물론이고 굴까지도 먹는데요. 큰 이빨을 가지고 있는 거대한 개복치류는 해파리류와 다른 연체 무척추동물들을 광범위하게 먹습니다.

 

복어는 머리 양쪽의 작은 새열(gill slit)과 작은 입, 커다란 이빨에 의해 다른 어류와 뚜렷하게 구별되지요. 이들의 비늘은 겹치거나(은비늘치상과와 쥐치복상과 물고기들) 봉합되거나(거북복상과 물고기들), 때로는 날카로운 가시로 발달(참복류와 가시복상과 물고기들)해 있습니다. 피부는 때때로 두껍고 단단하고요. 복어는 부드러운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를 이용해 유영하며 몸을 조절하기 위해 끊임없이 가슴지느러미를 흔들지요. 복어의 살이 귀하게 여겨지기도 하나 그것은 일부 지역에 국한된 것이고, 복어목은 상업적인 가치가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의 종은 일정한 계절에 독을 가지므로 조리에 앞서 주의 깊게 씻어야 하는데요. 독성이 없는 변종들 가운데 일부 쥐치복류와 거북복류의 살이 특히 맛 있다고 하네요. 거북복류와 참복류의 껍질을 말린 것은 진귀품으로 취급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잡히는 것은 황복, 가시복, 메리복, 밀복, 흰점복 등 18종이 있는데요. 중국 양자강은 황복의 명산지로 유명하며 황구는 특히 유명하다네요. 일본의 하련은 검복(마후구)과 자주복(도라후구)의 명산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적벽부'을 노래한 중국의 시인 소동파는 '복어 맛은 사람이 한번 죽는 것과 맞바꿀 수 있는 맛' 이라며 극찬을 한 적이 있는데요.  '미미구진'이란 책에도 복어의 맛을 일컬어 '천계의 옥찬, 마계의 기미'라고까지 했습니다. 또 예로부터 복어는 허약한 체질을 보강해주고 수분배설을 촉진시켜 소변을 시원하게 보게 해주며, 정력을 왕성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허리와 다리의 병도 치료한다고 하네요. 복어를 미나리와 같이 끊이면 어느 정도 독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임진왜란이 끝나고나서 일본의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정력식품으로 복어를 즐겨 먹었다고 하네요.

 

복어의 유전자는 인간의 유전자와 아주 유사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복어는 각종 아미노산과 무기질, 비타민, 단백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지만 지방성분은 거의 없어 건강 다이어트 음식이라고 할 수 있지요.  복어는 또한 알코올 분해효소와 숙취의 주원인인 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의 활성을 높여 숙취를 제거해주고, 알코올 중독 예방 및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켜 줍니다. 복어에 들어있는 어떤 단백질 성분들은 항암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복어는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맹독이 들어 있는데요. 그래서 예전에는 복어를 먹고 식중독으로 목숨을 잃는 일이 많았지요. 요즘은 복어 조리법이 발달하고 조리사 제도도 있어서 식중독이 많이 줄었습니다. 복어에 들어있는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독은 복어의 학명인 테트로와 독을 뜻하는 톡신의 합성어인데요. 테트로톡신은 동물성 자연독 중 그 독성이 가장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이 독소는 물에 녹지도 않고, 가열해서 조리해도 없어지지 않습니다. 또 소화효소의 영향도 받지 않으므로 이로 인한 식중독을 예방할 수가 없지요. 복어독은 동물의 중추와 말초신경에 작용하여 지각이상이나 운동장애, 호흡장애, 혈류장애를 일어나게 하는데요. 청산가리보다 10배 이상이나 독성이 강해서 0.5mg만 먹어도 죽게 됩니다. 그러니까 반드시 조리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조리한 복어요리를 먹어야 합니다. 
 

쥐노래미는 돌삼치, 게르치라고도 부르는데요. 쥐노래미가 표준어라고 하네요. 쥐노래미는 쏨뱅이목 쥐노래미과의 바닷물고기로 몸길이가 40cm 정도에 이르고요. 연안 정착성 어류로 바닥이 모래나 진흙으로 된 곳이거나 암초 또는 인공암초가 있는 곳에 주로 서식하는데,  동중국해, 동해, 황해, 한국 연근해, 일본 등 북서태평양의 온대 해역에 많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일본명은 Ainame고요. 몸높이는 낮고 몸은 노래미와 비슷하며 옆으로 납작한데요. 두 눈 사이는 약간 솟아올라 있습니다. 입술이 잘 발달되어 있고 양 턱에는 날카로운 송곳니가 앞 부분에는 무리지어 있으며 옆면으로는 1줄로 나 있고요. 몸쪽에는 모두 5줄의 측선이 있는데 등쪽으로 3줄, 배쪽으로 2줄이 있습니다. 쥐노래미는 서식장소에 따라 몸빛깔의 변이가 심한데요. 장소에 따라 노란색, 적갈색, 자갈색, 흑갈색 등 여러 종류가 있지요. 등지느러미는 연한 갈색을 띠며 가시부의 바깥쪽 부위는 어두운 갈색을 띠고요. 가슴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는 노란색을 띠며 배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는 흑갈색을 띱니다. 수컷의 혼인색은 오렌지색으로 짙어지는데 산란기가 지나면 없어지지요. 활동이 활발하지 않으며 배 부분을 바위나 돌에 닿은 채 생활하는 특성이 있고요. 포식성으로 먹이는 주로 작은 어류나 게류, 새우류, 다모류 등 여러 가지입니다. 산란기는 10∼1월인데 암컷이  알을 낳아 돌에 붙이면 수컷이 부화할 때까지 옆에서 지킨다고 하네요.

 

전복치는 횟집 주인의 말로는 전복만 먹고 산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요. 사전을 찾아보아도 전복치라는 이름은 안 보이네요. 전복치는 전복 외에도 미역이나 조개류 등을 먹이로 한다고 합니다. 광어, 우럭에 비해 값도 꽤 비싸더군요. 전복치의 생김새는 정말 못 생겼는데요. 회맛은 정말 좋습니다. 최고의 생선회라고 할 수 있겠던데요. 생긴 모양으로 보아서는 깊은 바다에 사는 어종같아 보입니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자연산 생선회만 먹었네요. 회를 다 먹고 나자 생선매운탕이 들어옵니다. 쑥갓을 넣어서 끓인 매운탕이 얼큰하면서도 구수합니다. 생선뼈를 고아서 육수를 낸 국물에서 깊은 맛이 느껴지는군요.


*황혼에 물든 주문진항에 날아드는 갈매기들

 

횟집에서 나오니 어느덧 저녁노을이 붉게 물들고 있습니다. 황혼에 물든 주문진항에는 갈매기들이 둥지를 찾아서 날아들고 있네요. 날이 저물어 갈수록 갈매기들이 더 분주하게 날아다닙니다. 새끼들에게 갖다 줄 먹이를 찾느라고 그런 것일까요?

  

*주문진항으로 들어오고 있는 작은 고깃배

 

저녁 때가 되니 부두에도 사람들이 별로 안 보이는군요. 작은 고깃배 한 척이 주문진항으로 들어오고 있네요. 하루종일 바다에 나가 파도와 싸우느라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오는 중이겠지요. 어부의 집에서는 가족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터입니다. 갈매기 한 마리가 고깃배 주위를 저공비행하고 있네요. 

 

이제는 충주로 돌아가야만 할 때입니다. 갈매기들의 배웅을 받으며 귀로에 오릅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동해바다 푸른 물에 작별을 고합니다. 안녕........................

 

2005년 1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