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유적 명산 명승지

십리 벚꽃길 청풍 벚꽃축제

林 山 2006. 4. 25. 16:44

모처럼 주말을 맞아서 청풍 벚꽃축제를 보러 가기로 한다. 삼탄에서 금성으로 들어오니 벚꽃 구경을 하러 오는 차량들로 인해 밀리기 시작한다.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진다. 길가에는 벚꽃들이 화사하게 활짝 피어 있다. 청풍 벚꽃 10리 길이라더니 그 명성이 빈말이 아니다. 청풍호반에 자리잡고 있는 제천시 청풍면 청풍리조트 힐호텔에 도착하니 어느덧 해는 지고 밤이 찾아왔다.

 

*힐호텔에서 바라본 청풍리조트 야경

 

숙소는 힐호텔 3층인데 전망이 참 좋다. 바로 앞 청풍리조트에는 불이 환하게 들어와 있다. 청풍대교 건너 청풍문화재단지의 야경도 볼 만 하다.


*힐호텔 바로 앞 도로의 야경

 

숙소 바로 앞을 지나가는 2차선 도로에는 차들이 끊임없이 오고간다. 도로변의 벚꽃이 자동차의 불빛을 받아 은은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는 쟁반같이 둥근 달이 떠 있다. 


*숙소에서 바라본 충주호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청풍호의 물빛이 푸르르다.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한가로이 떠 있다. 청풍리조트 주변에는 청풍호를 비롯해서 금수산, 가은산, 동산, 망덕봉, 미인봉 등 명산이 있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숙소에서 바라본 청풍문화재단지의 벚꽃

 

강건너 청풍문화재단지의 산기슭에도 벚꽃이 활짝 피어 있다. 산기슭이 온통 벚꽃 천지다. 벚꽃이 일본의 국화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벚꽃의 원산지는 본래 한반도다. 벚꽃놀이를 왜색풍이라고 배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한 주장도 편협한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꽃이 무슨 죄가 있는가! 꽃들이 국적을 따지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못난 인간들만이 쓸데없이 내 꽃 네 꽃 따지고 있다. 

 

청풍문화재단지는 충주 다목적댐 건설을 계기로 수몰지역내의 산재되어 있는 문화유산을 옮겨서 복원시킨 곳이다. 이곳은 또한 드라마 '왕건'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청풍문화재단지 안에는 보물 2점(한벽루, 석조여래입상), 지방유형문화재 9점(팔영루, 금남루, 금병헌, 응청각, 청풍향교, 고가4동), 지석묘, 문인석, 비석등 42점이 복원되어 있다. 그 외에도 생활유물 2천여 가지가 보관되어 있어 옛 조상들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숙소에서 바라본 청풍리조트

 

숙소 앞 길가에도 벚꽃이 한창이다. 번지점프대와 청풍리조트 사이로 멀리 바라다 보이는 산이 월악산이다. 영봉과 중봉, 하봉이 뚜렷이 보인다.

 

*봄맞이꽃

 

길가에는 앵초과에 속하는 봄맞이꽃이 막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흰색 바탕에 분홍빛이 살짝 감도는 작은 꽃이 귀엽고 예쁘다. 결혼식에서 부케로 쓰는 안개꽃 못지 않게 아름다운 꽃이다.



*민들레꽃

노오란 민들레꽃도 여기저기 피어나고 있다. 민들레는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햇볕이 잘 드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잘 자란다. 민들레는 척박한 땅에서도 뿌리를 박고 끈질기게 살아가기에 민초들을 상징하는 꽃이기도 하다. 

 

민들레 전초를 말린 것을 한방에서 포공영(蒲公英)이라고 하는데, 유방염이나 인후염, 맹장염, 복막염, 급성간염, 황달 등 각종 염증에 뛰어난 치료효과가 있다. 또한 열로 인해 소변을 잘 못 보는 증세에 사용해도 좋다. 포공영은 유즙분비를 촉진하는 효능도 있어서 민간에서는 젖이 잘 안 나오는 산모에게 쓰기도 한다.

 

민들레에 관한 전설이 하나 있다. 성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서 노아의 대홍수가 났을 때다. 온 천지가 물에 잠기자 동물이나 식물 할 것 없이 모두들 달아났다. 그러나 민들레만은 발이 빠지지 않아 도망을 가지 못 했다. 물이 목까지 차오르자 민들레는 두려운 나머지 머리가 하얗게 세어 버렸다. 민들레는 마지막으로 천지신명에게 구원의 기도를 했다. 기도를 들은 천지신명은 민들레를 가엾게 여겨 그 씨앗을 바람에 날려 멀리 산 중턱 양지바른 곳에 떨어지게 해주었다. 민들레는 천지신명의 은혜에 감사한 나머지 오늘날까지도 하늘을 우러러보며 살게 되었다고 한다.


*청풍 읍내 도로변에 활짝 핀 벚꽃

 

청풍대교를 건너 청풍 읍내로 들어가니 사람과 차들이 얼마나 많은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도로변에 심어진 벚나무에도 벚꽃이 활짝 피어 있다. 벚나무들에는 청사초롱을 달아 놓아 축제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있다. 화사한 벚꽃길을 달리자 마음마저 환하게 밝아오는 듯한 느낌이다. 하루종일 벚꽃 속에 묻혀서 지낸 셈이다. 정말 오랜만에 낭만적인 춘심에 흠뻑 젖어본다.

 

2006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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