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호에 벚꽃이 만발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벚꽃이 필 때면 가장 장관을 이루는 곳 중의 하나가 충주댐 벚꽃길이다. 충주댐으로 해서 충주호 벚꽃길을 한바퀴 둘러보기로 한다. 마침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충주댐 인근의 도로에는 벚꽃 구경을 나온 차량들로 넘쳐난다. 차만 많은 것이 아니라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다. 충원교를 건넌 다음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벚꽃 구경을 하는데..... 세상에나 일제히 피어난 벚꽃들이 얼마나 화려하고 아름다운지 모르겠다.
*충주다목적댐
사람들과 차들이 얼마나 많은지 충원교에서 충주댐 쪽으로 감히 올라갈 생각조차 못 하겠다. 벚꽃길은 충원교에서 충주댐까지 이어지고 있다. 저 댐의 바로 위쪽이 충주호다. 충주댐 바로 아래부터 보조댐까지는 탄금호라고 부른다. 충주호는 1985년 충주시 종민동과 동량면 사이의 계곡을 막아서 만든 다목적호수로 한국에서 소양호(29억t) 다음으로 담수량이 가장 큰 인공호수이다. 그래서 '육지 속의 바다'라는 별명도 얻었다. 충주호의 규모는 면적 67.5㎢, 높이 97.5m, 길이 464m, 저수량 27억 5000t이나 된다.
*충주댐 벚꽃길
벚꽃길은 지등산 기슭을 따라서 나 있다. 지등산맥은 지등산에서 관모봉과 부대산을 지나 주봉산까지 이어진다. 충원교에서 댐을 지나 조금만 더 가면 충주호관광선 선착장이 나온다. 만수위 때는 그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월악나루, 장회나루를 거쳐서 신단양까지 갈 수 있다.
*벚나무 아래로 빽빽하게 서 있는 차량들
일제히 활짝 피어난 벚꽃을 바라보노라니 내 마음도 따라서 환해지는 듯 하다.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도 벚꽃을 닮았는지 밝디 밝다. 벚꽃이 얼마나 많이 피었는지 온 세상이 연분홍색으로 물든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나도 흥겨운 마음으로 벚꽃들의 향연에 참가한다.
*충주댐 벚꽃터널
충주댐의 벚나무들은 제법 오래 되었기 때문에 벚꽃이 활짝 피면 꽃터널을 이룬다. 벚꽃터널 속으로 들어가면 하늘이 안 보일 정도다. 간간이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꽃비가 우수수 날린다.
*계명산
충원교에서 바라보는 계명산에도 봄빛이 완연하다. 마즈막재에서 출발해서 정상에 오른 뒤 충주댐 완공기념탐으로 내려오는 등산로가 있다. 그러니까 충주댐은 지등산과 계명산 사이를 흐르는 남한강을 막아서 세운 것이다.
*충원교를 건너와서 바라본 충주댐 벚꽃길
충원교를 건너서 충주다목적댐 완공기념탑으로 향한다. 강변에는 버드나무 잎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있다. 연두색 이파리들이 어쩌면 저리도 고울까! 생동하는 봄기운이 온몸에 느껴진다.
*충주다목적댐 완공기념탑
충주다목적댐 완공기념탑은 계명산 기슭의 전망이 아주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그 바로 옆에는 충주댐 박물관이 있다. 이곳에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서 충주댐이 아주 잘 보인다. 기념탐 바로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지등산 관모봉이다.
전망대에서 충주댐을 내려다보니 그 규모가 엄청나다. 충주댐은 한국에서 수력발전량과 유역면적에서 제일 크고 넓은 댐이다. 연간 발전량은 8억 4천 4백만㎾이다. 충주호 벚꽃길은 계명산 산간도로를 따라서 마즈막재까지 계속 이어진다.
*월악나루 근처의 벚꽃길
충주호 벚꽃길의 장관은 살미에서 월악나루에 이르는 충주호반 도로에서 또 만날 수 있다. 충주호반 도로에도 벚꽃이 한창이다. 공이동 삼거리에서 월악나루에 이르는 도로변의 벚꽃이 가장 화려하고 멋지다.
*벚꽃터널
월악나루 앞을 지나는 도로에도 활짝 핀 벚꽃이 터널을 이루고 있다. 벚꽃이 필 무렵이면 전국적으로 많은 축제가 열린다. 그 중에서 청풍호반, 여의도, 경포대, 마이산, 군산, 화개장터 벚꽃축제와 진해 군항제가 유명하다. 충주호반의 벚꽃길도 결코 이들에 못지 않다.
*활짝 핀 벚꽃
벚꽃의 그늘 아래 있으면 마치 동화의 세계로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든다. 벚꽃들이 햇볕을 받아 눈부시게 화사하다. 충주호반 벚꽃길은 청풍호반 벚꽃길로 이어진다. 청풍호반 벚꽃길은 월악나루에서 2,30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
*충주호
맑은 하늘을 담은 충주호의 물빛이 더없이 푸르다. 산들바람에 수면 위로 잔물결이 인다. 충주댐의 수문을 열어 놓았는지 물이 많이 빠져 있다. 노오란 개나리꽃도 활짝 피었다.
월악나루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길에도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선착장에는 유람선 두 척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유람선을 타고 충주호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호수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오늘은 하루종일 벚꽃에 취해서 보냈다. 벚꽃을 닮아 밝고 환한 마음으로 귀로에 오른다.
2006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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