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유적 명산 명승지

동해안 삼척기행

林 山 2006. 6. 19. 19:27

2006년 5월 13일.

삼척에서 이른 아침을 맞는다.

 

 

숙소의 뜰에 나가니 홍자색 복주머니란이 활짝 피어 있다.

일명 개불알꽃 또는 개불알란이라고도 부르는.....



 

입술꽃잎이 꼭 개의 그 무엇을 닮았다.

 

 

아침 일찍 열리는 번개시장을 보러 가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시장.

진한 사람 사는 냄새......


 

좌판 위에 진열되어 손님들을 기다리는 반쯤 말린 생선들.

꽁치, 넙치, 명태.....


 

좌판주인들은 생선손질에 정신이 없다.

곰치와 골뱅이도 보인다.

술꾼들의 해장국으로 더없이 좋은 곰치국.


 

도루묵은 여기에 와서 오랜만에 본다.

어릴 때 먹었던 도루묵찜의 그 잊을 수 없는 맛.....


 

수족관에서 횟감으로 나가기를 기다리는 오징어들.....

삶이란 목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까지 살아가야 하는 것.


 

수족관 앞에서 오징어회를 뜨는 아주머니.

오징어의 죽음으로 그녀의 삶은 보장된다.

이렇듯 한 생명은 다른 누군가의 생명의 희생을 필요로 하는 것!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번개시장을 떠나 들른 동해바다 전망대.

파도는 잔잔하고 수평선은 가없다.

이름도 정다운 정라진항.

해변을 따라서 둘러쳐진 철조망이 볼썽 사납다.

철조망이여 하루빨리 사라질지어다.


 

까마득한 바위벼랑 위의 전망대에서도 들여다 보이는 바다 속.

그만큼 동해바다는 물이 맑다.


 

아직은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맹방해수욕장.

백사장 위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맹방해수욕장으로 가는 길가에 피어난 해당화.

해당화는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을 떠올리게 한다.


 

붉게 핀 해당화.....

꽃이 피는 것은 씨를 맺기 위한 것



 

해당화는 빨간색 꽃만 있는 줄 알았는데.....

흰꽃이 피는 해당화는 오늘 처음 보았다.

 

아직 사람들이 찾지않는 맹방해수욕장.

파도소리만이 정적을 깨뜨리고 있다.

끝없이 몰려왔다가는 밀려가는 파도.....


 

물 위에 떠 있는 바위섬

외로운 섬 바위섬.


 

오랜만에 들른 아이들 외할머니 산소.

편히 쉬시라고 문안인사 올린다.


 

무덤가에 피어난 이름 모를 풀꽃.....

원예종 자주괭이밥꽃과 많이 닮았다.

집에서 키우던 꽃이 산으로 올라왔을까?


 

자주색 각시붓꽃도 피었다.


 

막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는 둥글레꽃

玉(구슬옥)竹(대죽)이라는 이름도 가진 둥글레.


 

돌아오는 길에 들른 도계읍 신리 너와집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집은 어딘가 모르게 표가 난다.

빈집에는 생기가 없다.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빈집에는 잡초만이 무성하고.....

너와집 뒷뜰에 피어난 노오란 애기똥풀꽃



 

광대수염꽃도 무더기로 피었다.

 

시간은 영원으로 흐르고.....

너와집을 뒤로 하고 귀로에 오른다.

 

여행은 영혼을 살찌운다 했던가?

인생공부를 하려면 여행을 하라는 말도 있다.

인생 자체가 나그네길 아니던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2006년 5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