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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유구역 무엇이 문제인가?

林 山 2012. 10. 9. 15:18

충청북도가 경제자유구역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충주도 포함되었다는 소식이가. 충청북도는 문자 메시지로 '충북경제자유구역지정 민선 5기가 해냈습니다. 2조3천억 투자, 3만2천개 일자리 창출'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충주 MBC는 지역구 국회의원이 경제자유구역 후보지 선정에 대해서 설명하는 장면과 함께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보라빛 미래를 시민들의 환상을 심어주는 방향으로 보도하였다. 충주 KBS는 경제자유구역의 미래와 우려 등 균형 있는 보도를 함으로써 공영방송다운 모습을 보여 주었다.

 

경제자유구역의 경제자유구역 후보지로 선정되었다고 좋아만 할 일인가? 인천의 경제자유구역을 보라. 국제도시를 모토로 외자유치를 추진했지만 결과는 초라하다 못해 참담한 실정이다. 또, 경제자유구역 송도, 청라 지구 등은 아파트 분양이 잘 되어서 건설사들은 큰 이익을 챙긴 반면 기업 투자는 턱없이 부족해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경제자유구역은 지난 김대중 정부의 ‘동북아 비즈니스중심국가 건설’ 구상을 이어받아 노무현 정부가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 구상으로 추진한 정책이다. 노무현 정부는 경제자유구역의 물류중심지화, 비즈니스거점화, 첨단기술산업 클러스터(집적단지) 조성 등을 통해서 한국을 동북아중심국가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경제자유구역 구상이 노무현 정부의 신자유주의 노선에 입각해서 수립되었다는 점이다. 

 

경제자유구역 무엇이 문제인가? 

 

나는 서민 입장에서 경제자유구역의 문제점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부자들이야 내가 걱정하지 않아도 잘들 살 테니까.

 

경제자유구역의 성공 여부는 외국자본의 유치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외국자본의 유치를 위해 기업 경영 및 생활환경을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개선한다는 명분으로 엄청난 특혜를 주고 있다. 경제자유구역법을 자세히 살펴 보면 경제자유구역의 문제가 무엇인지 여실히 드러난다. 

 

경제자유구역법을 구체적으로 살펴 보자. 경제자유구역 입주 기업은 장애인과 고령자의 의무고용을 하지 않아도 된다(제17조 1항). 노동자의 월차휴가 폐지, 주휴와 생리휴가의 무급화도 가능하다(제17조 제4항). 경제자유구역위원회 심의, 의결을 거치면 전문업종 노동자도 파견을 허용할 수 있고, 허용 기간도 연장할 수 있다(제17조 제5항). 노동자의 단체행동권도 제한할 수 있다(제19조). 이처럼 경제자유구역법은 노동자의 기본권리를 박탈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환경규제에 관한 법률을 보면 경제자유구역 입주 기업은 34개의 환경관련법률에 근거한 인허가를 생략할 수 있어서 사실상 규제를 폐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각종 환경관련부담금도 감면받을 수 있다. 경제자유구역 입주 기업에 의한 환경오염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또,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자는 법인세를 비롯한 소득세나 관세, 취득세, 등록세, 재산세, 종합토지세 등이 감면받는다(제15조 제1항).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해서는 국세와 지방세 감면은 물론 국공유재산의 임대료도 감면된다. 사실상 조세징수권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자유구역 충주를 상상해보자.

 

외국자본의 기업이 들어와 일자리가 늘어난다면? 충주시민을 기다리는 일자리는 청소나 경비 등 저임금 단순노동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것도 우리보다 더 저임금으로 고용할 수 있는 동남아 등 외국인 노동자들과 경쟁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기업체 사장이라면 누구를 쓰겠는가! 충주시민? 외국인 노동자?

 

만일 외국자본의 막대한 자본력으로 기존의 병의원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대형 영리병원이 들어온다면? 진료비가 엄청나게 비싸질 것은 불문가지다. 서민들은 영리병원의 진료를 꿈도 꿀 수 없을 것이다. 영리병원의 전제조건은 사보험인데 서민들이 이 비싼 보험에 가입할 수나 있겠는가?

 

영리병원이 들어오면 자본력이 약한 병의원들은 줄줄이 도산할 수 밖에 없다. 돈이 없는 서민들은 갈 병원이 없게 되고 ,아파도 치료를 포기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미국의 의료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식코(Sicko)'를 보았는가? 영리병원과 사보험이 도입되면 결국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의료지옥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될 것이다.

 

또, 외국자본이 설립한 국제학교가 들어선다면? 우리나라에 이미 설립되어 있는 외국인학교를 생각해보면 저절로 답이 나온다. 며칠 전 고위층 친척 자녀의 입학비리가 터진 바로 그 학교 말이다. 막강한 자본력으로 최고의 교육시스템을 갖춘 국제학교는 수업료가 비싼 것은 당연지사. 서민들에겐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다. 그래서 국제학교는 곧 귀족학교가 될 수 밖에 없다. 형편 때문에 자녀를 귀족학교에 보내지 못하는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경제자유구역 누구를 위한 것인가?

 

경제자유구역은 한마디로 외국자본과 대한민국 1%를 위한 것이다. 나머지 99%에 속하는 사람은? 미안하지만 해당사항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