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딸기
예빈산으로 오르는 길가 풀섶에는 줄딸기가 익어가고 있었다. 줄딸기 하나를 따서 입에 넣으니 상큼달콤한 맛이 났다.
줄딸기는 덤불딸기 또는 덩굴딸기(蔓苺), 만경현구자라고도 한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한국에서는 북부 고원지대를 제외한 전국 산과 들의 양지에서 자란다. 열매는 과일 그대로 먹기도 하고 식용 또는 약용으로 쓴다. 꽃은 밀원이다.
딸기의 종류는 매우 많다. 산딸기, 줄딸기, 복분자딸기, 멍석딸기, 곰딸기, 흰땃딸기, 땃딸기, 뱀딸기, 좀딸기, 겨울딸기, 수리딸기, 맥도딸기, 멍덕딸기, 거지딸기, 함경딸기, 장딸기, 검은딸기, 가시딸기, 섬딸기, 오엽딸기, 단풍딸기 등이 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산딸기, 곰딸기, 멍석딸기, 복분자딸기, 줄딸기 등이다. 그 외 청수리딸기, 흰곰딸기, 청멍석딸기, 사슨딸기, 나무딸기, 복딸나무, 청복분자딸기, 제주장딸기, 노랑장딸기, 거제딸기, 거문딸기 등의 변종도 많다. 겨울딸기와, 검은딸기, 가시딸기는 제주도, 맥도딸기는 전남 신안군 맥도, 거제딸기는 거제도와 거문도, 거문딸기는 거문도, 함경딸기는 함경도, 오엽딸기는 경북 금오산, 단풍딸기는 충남 안면도 지역 특산종이다.
복분자딸기의 채 익지 않은 열매를 건조한 것을 한약명 복분자(覆盆子)라고 한다. 음력 5월에 익은 열매가 검붉은색을 띠므로 오표자(烏藨子), 대맥매(大麥莓), 삽전표(揷田藨), 재앙표(栽秧藨)라고도 부른다. 복분자의 유래는 이렇다.
옛날에 신혼부부가 있었다. 어느 날 새신랑이 이웃마을에서 볼일을 보고 돌아오다가 배가 고파서 우연히 길가에 열린 덜익은 산딸기를 배가 부르도록 따먹었다. 집으로 돌아와 잠을 자고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 오줌을 누는데, 오줌줄기가 얼마나 센지 요강이 뒤집어지고 말았다. 그 후 이 산딸기를 먹으면 오줌줄기에 '요강(盆)'이 '뒤집어진다(覆)'고 해서 '복분자(覆盆子)'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한의학에서 복분자는 수삽약(收澁藥) 중 고정축뇨지대약(固精縮尿止帶藥)에 속한다. 보신고정(補腎固精), 축뇨의 효능이 있어 신허유뇨(腎虛遺尿, 요실금), 소변빈삭(小便頻數, 다뇨증), 양위조설(陽痿早泄, 조루증), 신허유정(腎虛遺精, 유정, 활정) 등을 치료한다. 그 외 시력감퇴, 백내장, 불임증, 난임증, 야맹증(夜盲症), 탈모, 머리털이 일찍 세는 증, 피부노화에도 응용할 수 있다. 최근 연구 결과 복분자의 항염작용, 항산화작용, 항헬리코박터파이로리작용이 밝혀졌다.
복분자는 약성이 따뜻하므로 음허양항(陰虛陽亢), 신허유화(腎虛有火), 뇨량감소(尿量減少), 소변단삽(小便短澁) 등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 성욕과다항진증에도 사용을 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