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과 기초 단체장, 의원, 교육감을 뽑는 6.4 지방선거가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선거를 앞두고 내가 진료하고 있는 임종헌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분들이 종종 출마를 권유하는 말을 건네곤 한다.
'원장님 원장님 우리 원장님, 충주시장 후보 출마하세요. 원장님 같은 분이 충주시장이 되어야 합니다.'
'이번 선거가 원장님에게는 좋은 기회입니다. 충주시장 후보로 출마하시면 도와드리겠습니다.'
'원장님의 양심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충주시장 후보로 출마하시면 꼭 당선되실 겁니다.'
출마를 권유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제 막내 아우가 충주 제2선거구에서 충북도의원 예비후보로 출마했어요. 저까지 시장 후보로 출마하면 충주시민 여러분께서 욕하십니다.'라는 말로 완곡하게 고사하곤 한다.
나는 지난 2011년 10.26 충주시장 재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경선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관료 출신인 한나라당 후보에 맞설 만한 민주당 후보는 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당내 경선에서 충북도당 지도부의 의중대로 민주당원들은 국회의원을 역임한 고령의 후보를 선택했다. 민주당 후보는 TV 토론에서 상대 후보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제대로 못해 충주시민들의 웃음거리가 되었고, 함량 미달의 후보를 내보냈다는 이유로 민주당도 호된 비판을 받았다.
내가 예언했던 대로 충주시장 재선거는 그야말로 참담한 결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후보는 3만4899표(50.31%)의 높은 득표율을 얻은 반면 민주당 후보는 1만6492표(23.77%)에 그쳐 절반에도 못미쳤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들도 자당 후보에게 등을 돌렸던 것이다.
민주당의 충주시장 후보가 내정된 상태에서 당내 경선은 사실상 무의미한 것이었다. 이때 경선을 거부하고 후보를 사퇴했어야 했는데 그만 타이밍을 놓쳐 버렸다. 진보정당에 몸을 담았다가 민주당에 입당한 지 얼마 안되는 시점에서 나는 민주당의 실상을 알고 적잖이 실망했다. 이후 나는 민주당이 변화하지 않는 한 이 당의 후보로 나서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다.
내가 충주시장 선거에 출마하려 했던 것은 충주를 기업도시가 아니라 대한민국 문화의 중심도시로 만들려는 포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뇌물 같은 검은 돈의 유혹을 받지 않고 공평무사의 정신으로 충주시정을 펼칠 수 있는 자신도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기업도시였던 디트로이트를 보라! 디트로이트는 지금 부채만 잔뜩 걸머진 채 파산도시 신세가 되고 말았다. 충주는 디트로이트를 따라가서는 안된다.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충주는 프랑스 파리나 독일의 바이마르, 대한민국의 춘천이나 전주처럼 품격 높은 문화도시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
나는 한반도의 중심 충주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마치고, 청주에 있는 국립 충북대학교 사범대학과 제천에 있는 사학 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했다. 그래서 청주와 충주, 제천 등 세 도시에 다 연고가 있다. 세 도시에서 실제로 살아보았기 때문에 충북의 남부와 중부, 북부의 사정을 고루 잘 아는 편이다.
나는 ROTC 장교 출신으로 2년 4개월 동안 대한민국 육군 특전사에서 지대장과 부팀장으로서 초급지휘관 경험을 쌓았다. 군에서 소집해제된 후에는 중등학교 교사로서 8년 동안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쳤다. 교직에 몸담고 있던 중 참교육을 위해 전교조에 투신해서 교육민주화운동에도 참여했다. 교단을 떠난 뒤 10여년 전부터는 아픈 사람들을 내 부모 내 형제자매처럼 여기고 치유하려는 한의사로서의 길을 걷고 있다.
이런 나의 이력을 아는 사람들은 나 보고 충북 도지사나 교육감 후보로 적임자라는 평을 하곤 한다. 도지사나 교육감을 시켜주기만 해보라. 역대 그 어떤 도지사나 교육감보다도 더 잘할 수 있다. 대통령을 시켜줘도 역대 그 어느 대통령보다 더 잘할 자신이 있다. 최소한 이명박근혜보다는 더 잘할 수 있다. 안 시켜줘서 그렇지 시켜주기만 하면 정말 잘할 자신이 있다.
2014.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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