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 순례기

가야산에서 변산아씨를 만나다

林 山 2015. 3. 6. 18:01

지금쯤 가야산에는 변산바람꽃이 피어났을까? 며칠 전 변산에서 노루귀가 피었다는 소식이 들렸는데..... 올해는 봄이 일찍 왔다고 하니 분명 피었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꽃샘추위에 오돌오돌 떨면서 변산바람꽃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무작정 가야산을 향해 길을 떠났다.    


상가저수지에서 바라본 가야산 가야봉


가야봉


상가저수지 상류 계곡


가야산을 배경으로 필자


폭포


변산바람꽃


가야산 계곡을 타고 불어오는 마파람이 제법 쌀쌀했다. 깊은 계곡에는 아직도 잔설이 쌓여 있었다. 상가저수지 상류 계곡을 따라 오르다가 나도 모르게 '아!' 하고 감탄사 저절로 튀어나왔다. 변산아씨가 거기 그렇게 피어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변산아씨가 해맑은 미소를 머금은 채 '어서 오세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하고 속삭이는 듯했다. 


나는 그 자리에 앉아 가슴에 담기라도 하듯 변산아씨를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변산아씨를 만났으니 이젠 내게 비로소 봄이 온 것이었다. 변산아씨와 함께 온 봄기운이 온몸으로 전해지자 어느덧 내 마음도 흥그러웠다. 


변산아씨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나는 벌써 또 내년 봄을 기다리는 것이었다.    


2015.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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