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의 죽음을 애도하며

林 山 2016. 1. 16. 14:44


고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출처 포커스뉴스)


2016년 1월 15일 밤 희귀 피부암으로 투병 생활을 해오던 성공회대학교 신영복(申榮福) 석좌교수가 향년 75세의 나이로 하늘나라 여행을 떠났다. 신 교수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온몸으로 끌어안고 역사발전을 위해 평생을 바친 참지성인이었다. 삼가고인의명복을빈다.


신영복 교수는 1965년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강사로 근무할 당시 안병직 등을 따라 잡지 '청맥'의 예비 필자 모임인 '새문화연구원'에 참석하면서 훗날 이른바 '통일혁명당(통혁당) 사건'으로 사형당한 김질락을 만났다. 숙명여대를 떠나 육군사관학교 교관으로 근무하던 신 교수는 1968년 통혁당 사건에 연루되어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를 받고 구속되었다.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투옥된 신 교수는 1988년 8.15 특별가석방으로 20년 20일만에 출옥했다.  


출옥 후 신영복 교수는 1989년 3월부터 성공회대학교에서 정치경제학 등을 강의했다. 1998년 3월 사면복권을 받은 신 교수는 성공회대학교 교수로 임용되었으며, 나중에는 석좌교수에까지 올랐다. 


신영복 교수는 오랜 수감 생활을 바탕으로 인생에 대한 사색과 성찰을 담은 글들을 많이 남겼다. 특히 옥중에서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들을 묶어서 1988년에 출판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독자들로부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신영복 교수가 쓴 주요 저서에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1988), '엽서'(1993), '나무야 나무야'(1996), '더불어 숲'(2003),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2004), '처음처럼: 신영복 서화 에세이'(2007), '청구회 추억: Memories of Chung-Gu Hoe'(2008) 등이 있다. '외국무역과 국민경제'(1966), '사람아 아! 사람아'(1991), '루쉰전'(1992), '중국역대시가선집'(1994) 등 번역서도 있다. 


2016년 1월 15일 밤 대한민국 지성계의 큰 별이 졌다. 이 땅의 참지성으로 살다 간 신영복 교수의 죽음을 애도한다. 


2016. 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