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유적 명산 명승지

강릉 염전해변을 찾아서

林 山 2016. 1. 19. 15:32

겨울 바다가 보고 싶어 먼 길을 달려 강릉시(江陵市) 강동면(江東面) 안인리(安仁里) 염전해변을 찾았다. 외지 사람들은 안인과 안인진을 헷갈리기 쉽다. 군선강(群仙江)을 중심으로 그 북쪽은 안인리, 남쪽은 안인진리(安仁津里)이다. 안인리에는 (주)한국남동발전(韓國南東發電) 영동화력발전소(嶺東火力發電所)와 경북 영주와 강릉을 연결하는 영동선(嶺東線) 안인역(安仁驛), 염전해변 등이 있다.


안인(安仁)은 조선시대 강릉대도호부(江陵大都護府) 관아(官衙)였던 강릉시내 칠사당(七事堂)을 중심으로 볼 때 대략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정확하게는 동남방이다. '안인(安仁)'의 '안(安)'은 '편안함, '인(仁)'은 방위상 '동쪽', 곧 '강릉 동쪽의 편안한 곳'이란 뜻이다.


영동선 안인역


안인역은 염전해변으로 들어가기 바로 전 허허벌판에 있다. 여객 취급을 하지 않는 안인역에서는 주로 영동화력발전소에서 필요한 석탄과 석유 등을 운송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1960년대 철도 5개년 계획에 따라 안인역과 언별리를 연결하는 길이 9.0km의 강릉지선 부설 계획이 있었으나 취소되었다. 원주-강릉선 공사로 업무가 중단된 강릉역 대신에 안인역과 옥계역에서 화물을 처리한다.


안인 영동화력발전소


영동화력발전소는 안인역과 염전해변 사이에 있으며, 총시설용량 32만 5000 kW이다. 강원도의 전력수요에 대비하고 강원지역의 탄전 개발에 기여하기 위해 건설된 영동화력발전소는 영동의 저질 무연탄을 주연료(보조연료는 중유)로 하는 발전소이다. 1호기(12만 5000 kW)는 1973년 5월, 2호기(20만 kW)는 1979년 10월에 준공된었다. 1 , 2호기 모두 일본의 이토추상사(伊藤忠商社)가 건설하였다.


안인 염전해변


군선강 하구


군선강 하구


영동화력발전소와 군선강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바다로 나가면 염전해변이 나온다. 염전해변은 길이 약 500m, 면적 약 25,000㎡의 백사장이 있는 간이해변이다. 염전해변은 비록 경포해변의 명성에 눌려 빛을 보지 못하지만 상당히 좋은 해수욕장이다.  


안인 연안에서는 주로 가자미와 넙치, 노래미(놀래기)가 잡힌다. 봄철(4월 중순∼6월 중순)에는 배를 타고 나가 근해에서 까나리 새끼를 잡는다. 겨울에는 감성돔(남종바리)이 잘 잡힌다. 주변에는 넙치(광어) 양식장이 많이 있다. 


안인리와 안인진리 경계를 이루는 군선강은 군선강은 칠성산(981m)과 만덕봉(1035,3m) 사이 강동면 언별리 단경골에서 발원하여 동북쪽 모전리를 지나 안인진리 관마을 앞에서 임곡천(林谷川)과 합류하여 동해로 흘러든다. 군선강 하구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에는 숭어가 많이 올라와 낚시꾼들이 많이 찾고 있다. 숭어철이 지나면 학꽁치가 무리지어 올라온다.  


염전해변에서 바라본 안인진 봉화산

 

군선강 남쪽에는 예전의 안인진항(安仁津港)과 봉화산(烽火山), 명선문(溟仙門)이 있고, 봉화산 남쪽에는 안인항(安仁港)이 있다. 안인진리 포구마을 어선들은 현재 안인항을 주로 이용한다.


1530(중종 25)에 완간(完刊)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봉화산이 해령봉(海靈峰), 강릉부지(江陵府誌) '산천조'에는 해령산(海靈山)으로 기록되어 있다. 어부들이 산 위에 있는 해령사(海靈祠)에서 기도를 하면 반드시 영험이 있어 고기를 많이 잡았다고 한다. 해령산이라는 이름도 여기서 유래한 것이다.


해령산 북쪽 산기슭 군선강 하구에는 강릉 삼문의 하나인 명선문이 있다. 명선문은 동해 용궁으로 통하는 문, 인근의 정동진은 용궁의 입구라고 전해진다. 바위에 새겨진 ‘溟仙門(명선문)’ 글씨는 조선 정조대에 강릉부사를 지낸 이집두(李集斗)가 쓴 것이다. 이곳의 경치가 아름다워 신라의 화랑인 영랑(永郞), 술랑(述郞), 남석랑(南石郞), 안상랑(安祥郞) 등이 무리를 이뤄 놀았다고 하여 군선강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신라 화랑들은 신선도(神仙道)로 심신을 수련했기에 선랑(仙郎) 또는 국선(國仙)이라고도 했다.


염전해변 고향횟집


염전해변에는 고향횟집과 염전횟집이 있다. 이들 횟집에서는 주인이 직접 잡아온다는 가자미 세꼬시와 물회, 회덮밥 등을 맛볼 수 있다. 차림표에는 이름이 생소한 망치매운탕도 있다. 망치고기는 빨판상어의 강원도 방언이라고 한다.  


2016. 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