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유적 명산 명승지

삼척 궁촌항을 찾아서

林 山 2016. 4. 9. 16:16

삼척시(三陟市) 근덕면(近德面) 궁촌리(宮村里) 고려 공양왕릉(恭讓王陵)을 돌아본 뒤 궁촌해변을 찾았다. 공양왕릉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궁촌항과 궁촌해변이 있다. 궁촌(宮村)이라는 지명은 고려 공양왕이 이성계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원주, 간성을 거쳐 이곳으로 궁궐을 옮겼다는 데서 유래한다. 


근덕면은 북쪽으로 사직동(史直洞), 서쪽으로 노곡면(蘆谷面), 남쪽으로 원덕읍(遠德邑)에 접하고, 동쪽으로 동해에 면한다. 근덕면은 삼국시대 고구려의 해리현(海利縣)이었다. 1629년(인조 7) 덕번면(德番面)이라 하다가 1662년(현종 3) 근덕번면(近德番面)과 원덕번면(遠德番面)으로 나뉘었다. 후에 근덕번면을 줄여서 근덕면이라고 한 것이다.  


근덕면의 남부에 위치한 궁촌리는 북쪽으로 동막리, 서쪽으로 하마읍리, 남쪽으로 매원리, 동쪽으로 동해에 접한다. 궁촌리에는 공양왕릉, 궁촌항, 궁촌해변, 음나무(천연기념물 제363호) 등이 있다. 궁촌리 서남부에는 피대봉(751.2)이 있고, 피대봉 동쪽 기슭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 월정사(月精寺)의 말사인 영은사(靈隱寺)가 있다. 영은사에는 대웅전(靈隱寺大雄寶殿, 강원유형문화재 76), 팔상전(八相殿, 강원유형문화재 77) 등의 유형문화재가 있다. 


궁촌항


궁촌항 등대


궁촌해변


추천


궁촌리 성황당


성황당 현판


야트막한 산 기슭에 자리잡은 궁촌항은 규모가 작은 항구다. 어느 항구든지 입구에는 빨간색과 흰색의 등대가 쌍으로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빨간색 등대는 선박이 입항할 때 오른쪽에 장애물이 있으니 왼쪽으로 들어오라는 신호, 흰색 등대는 왼쪽에 장애물이 있으니 오른쪽으로 들어오라는 신호다. 궁촌항에서는 오징어, 가자미, 넙치, 우럭, 도루묵, 임연수어, 대구, 방어 등 다양한 자연산 어종이 잡힌다고 한다. 


궁촌항 들머리에는 용화정거장까지 5.4km의 해변 코스를 오가는 삼척해양레일바이크 정거장이 있다. 궁촌항 바로 남쪽에는 동해로 흘러드는 추천(楸川) 하구가 있다. 추천은 궁촌리 남서쪽에 있는 한오봉과 천봉에서 발원한다. 추천 하구 남쪽으로 궁촌해변과 원평해변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궁촌해변은 수심이 얕고 해수와 민물이 교차하는 지점이라서 가족 나들이 장소로 좋다. 궁촌해변 바로 남쪽으로는 원평해변이 이어진다. 원평해변 백사장 뒤편에는 해송림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다. 


고돌산 기슭 궁촌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는 성황당(城隍堂)이 세워져 있다. 굳게 잠겨 있는 문앞에는 사탕 한 봉지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현판에는 '庚辰年 陰 七月七日'이라고 적혀 있다. 경진년이면 1940년과 2000년이다. 궁촌리 성황당은 아마도 2000년 음력 7월 7일에 세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촌에서는 주로 성황당에서 풍어제를 지낸다.    


성황당은 원래 서낭당이다. 서낭당을 할미당, 천황당, 국사당이라고도 한다. 서낭당은 토지와 마을의 수호신인 서낭신을 모시는 신당으로 마을 어귀나 고갯마루에 세운다. 서낭당을 마을 어귀에 세우는 것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액(厄)이나 질병, 재해, 호환(虎患) 등을 막아준다는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에 서낭신앙이 들어온 것은 고려시대 문종(文宗)이 신성진(新城鎭)에 성황사(城隍祠)를 둔 것이 최초라고 한다. 고려에서는 각 주부현(州府縣)마다 서낭신을 모시게 했는데, 특히 전주서낭이 유명하였다. 고려 고종(高宗)은 몽골군을 물리친 것이 서낭신의 도움 때문이라 믿고 서낭신에게 신호를 가봉하기도 했다. 동해안 별신굿이나 강릉단오제는 서낭제의 일종이다.

   

2016.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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