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1일(토요일) 이태준기념사업회(이사장 임종헌, 회장 안재성)이 주최하는 '이태준을 찾아가는 철원문학기행'이 열렸다. 이태준문학기행을 약칭 달빛기행으로 부르기로 했다. 달빛기행을 안내하기로 한 사람은 강원도 철원(鐵原)에 살면서 시를 쓰는 조광태 시인이다.
철원군청에서 달빛기행 기념사진
달빛기행에 참가한 김화고등학교 학생들과 이상금 선생님
김화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서명을 해주고 있는 안재성 작가
낮 12시쯤 달빛기행 참가자들이 철원군청 광장에 모였다. 달빛기행에는 김화고등학교 독서반 학생 8명과 이상금 선생님, 이태준기념사업회 회원 21명등 총 30여명이 참가했다. 최명진 시인의 사회로 이태준기념사업회 안재성 회장의 환영 인삿말과 조광태 시인의 소개에 이어 참가자들의 간단한 자기소개 순서가 있었다. 안재성 작가는 자신의 최신작 '인생을 바꾸는 글쓰기-문학적 향기를 따라서'란 책을 친필 서명을 해서 김화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선물했다.
갈말읍 신철원리 삼부연폭포
삼부연폭포에서 김화고등학교 학생들과 안재성 작가
조광태 시인의 안내로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리 용봉산(龍峰山, 374m) 중턱에 있는 삼부연폭포(三釜淵瀑布)를 찾았다. 삼부연폭포는 낙차 20m의 3단폭포로 철원8경의 하나이다. 폭포 아래에 가마솥처럼 생긴 소 3개를 만들어 놓았다 하여 삼부연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궁예(弓裔)가 철원을 태봉(泰封)의 도읍으로 삼을 때, 이 소에 살던 용 3마리가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용화천 상류의 동네 이름도 용화동이다.
삼부연폭포는 아무리 심한 가뭄이 들어도 천년 동안 물이 마른 적이 없어 기우제를 지냈던 곳이다. 폭포 맞은편 길 위에는 부연사(釜淵寺)라는 절이 있고, 약 500m 떨어진 곳에는 오룡굴(五龍窟)이 있다. 삼부연 폭포 상류 3km 지점에는 명성산(鳴聲山, 923m)과 약사령(藥寺嶺, 545m), 각흘산(角屹山, 838m)으로 둘러싸인 용화저수지가 있다.
철원읍 대마리 두루미평화마을체험관
상허이태준문학비와 흉상
이태준문학비와 흉상 앞에서 기념사진
두 번째 기행지 철원읍 대마리 두루미평화마을체험관을 찾았다. 체험관 마당에는 상허이태준문학비(尙虛李泰俊文學碑)와 그의 흉상이 세워져 있었다. 이태준 선생은 강원도 철원이 낳은 위대한 작가임에도 월북작가라는 이유만으로 너무 홀대받은 느낌이 있다.
철원읍 관전리 노동당사
상허이태준문학비를 떠나 철원읍 관전리 노동당사(勞動黨舍, 한국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22호)를 찾았다. 철원 노동당사는 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 ‘발해를 꿈꾸며’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면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옛 조선노동당의 철원군 당사였던 이 건물은 1946년 초 이 지역이 북한 땅이었을 때 철원군 조선노동당에서 시공하여 그해 말에 완공한 러시아식 건물이다. 무철근 콘크리트 3층 건물로 2층은 3층이 내려앉는 바람에 허물어져 골조만 남아 있고, 1층은 각방 구조가 남아 있다. 6·25전쟁 당시 피아간의 격전으로 검게 그을린 건물의 앞뒤에는 포탄과 총탄 자국이 무수히 나 있다.
5월 21일 오후 2시에는 이곳에서 철원군(군수 이현종)이 주최하고, (사)한국예총 철원지회가 주관하는 '제1회 철원노동당사 평화동요제'가 열렸다. 평화동요제에서 '풀빛아이 중창단'이 대상을 수상했다.
철원읍 율이리 용담마을 이태준 선생 생가터
율이리 이태준 선생 생가터 마을
상허 생가터를 찾은 참가자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상허의 칠촌 조카 이소진 여사
마지막 달빛기행지 이태준 선생 생가터를 찾았다. 상허 생가터 방문에는 상허의 칠촌 조카인 이소진 여사와 또 한 사람의 칠촌 조카 등 두 사람이 동행했다. 상허와 두 조카는 30년 정도 나이 차이가 난다고 했다. 이태준 선생 생가터에는 잡초만이 무성했다. 6.25전쟁 당시 이 지역은 피아간의 포격으로 쑥대밭이 되어 마을 자체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한다.
이태준 선생은 1904년 11월 4일 강원도 철원군 묘장면 산명리에서 아버지 장기 이씨 창하(昌夏)와 어머니 순흥 안씨 사이에 1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여섯 살 때 상허는 부모를 따라 러시아로 건너갔다. 열 살이 되던 해에 부모님을 잃은 상허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휘문고등보통학교 재학 당시 이병기(李秉岐)는 그의 스승이었다. 1933년에는 이효석(李孝石), 김기림(金起林), 정지용(鄭芝溶), 유치진(柳致眞) 등과 함께 친목단체인 구인회(九人會)를 결성하였다. 그는 일제가 물러간 뒤 1946년 월북했다가 거기서 숙청당했다.
이태준 선생은 제국주의 일본 식민지시대의 암울한 현실을 문학을 통해서 저항했다. 그는 일제에 부역하는 글을 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월북한 뒤에도 김일성 우상화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유일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에는 '오몽녀(五夢女, 1925)', '아무일도 없소(1931)', '불우선생(不遇先生, 1932)', '꽃나무는 심어놓고(1933)', '달밤(1933), '손거부(1935)', '가마귀(1936)', '복덕방(福德房, 1937)', '패강냉(浿江冷, 1938)', '농군(農軍, 1939)', '밤길(1940)', '무연( 無緣, 1942)', '돌다리(1943)', '해방전후(解放前後, 1946)' 등의 단편소설이 있다. 리얼리즘 계통의 훌륭한 단편소설을 많이 남긴 상허는 '단편소설의 완성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편소설에는 '사상(思想)의 월야(月夜, 1946)'가 있다. 그외 수필집 '무서록(無序錄, 1944)', 문장론 '문장강화(文章講話, 1946)'도 있다.
철원 오대쌀
답사가 끝난 후 이성아 소설가가 답사 일정의 일부로 김화고등학교 독서반 학생들에게 2시간 동안 문학강연을 했다. 강연은 학생들이 선정한 질문에 답변해주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특히 이성아 작가의 외할아버지가 이태준 선생의 친구였다는 사실은 학생들에게 인상이 깊었을 것이다.
문학강연을 마지막으로 이태준문학기행 공식 행사는 모두 끝이 났다. 김화고등학교 이상금 선생님과 학생들은 참가자 전원에게 철원 명품쌀인 오대쌀 한 상자씩을 선물했다. 철원 오대쌀은 이천쌀, 여주쌀과 함께 대한민국 3대 명품쌀로 알려져 있다.
동송읍 장흥리 고석정국민관광지의 야경
이태준기념사업회 이사장 취임식
이태준기념사업회 이사장 위촉패
이태준기념사업회 이사장 명함
달빛기행이라는 제목에 맞게 고석정국민관광지의 달밤에 이태준기념사업회 이사장 취임식이 조촐하게 열렸다. 이태준기념사업회 안재성 회장으로부터 이태준기념사업회 이사장 위촉패와 명함을 받았다. 취임식을 마치고 이태준기념사업회 회원들과 달빛기행 뒤풀이를 가졌다.
2016.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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