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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의 작가 김성동 제1회 이태준문학상 수상

林 山 2016. 3. 2. 14:54


이태준문학상 수상자 김성동 작가(중)와 안재성 이태준기념사업회 회장(좌)


항일민족봉기 97돌인 3월 1일 서울 성북동 수연산방에서 김성동(金聖東) 작가는 단편 ‘민들레꽃 반지’로 이태준기념사업회(회장 안재성)가 주관하는 제1회 이태준문학상을 받았다. 이태준기념사업회 명예회원의 한 사람으로서 이태준문학상을 수상한 김성동 작가에게 축하를 보낸다. 


제1회 이태준문학상 수상작 ‘민들레꽃 반지’는 한국 현대사에서 금기시되는 남조선로동당(南朝鮮勞動黨, 남로당)과 전쟁 이야기를 다룬 단편소설이다. 소설에 구순의 어머니와 함께 등장하는 주인공은 김성동 작가 자신을 연상케 하는 인물이다. 


소설 '만다라(曼陀羅, 1978)'의 작가 김성동은 섬세하고 유장한 필치로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구도의 여정에서 존재의 근원을 탐구하는 소설들을 발표했다. 어릴 때 한학을 배운 김성동은 1964년 서라벌고등학교에 편입했으나, 좌익활동가로 남로당 간부였던 아버지가 한국전쟁 직전 국군에 끌려가 총살당하는 등 집안의 비극으로 방황하다가 3학년 때 출가하여 10여 년간 승려 생활을 했다. 1975년 소설 '목탁조(木鐸鳥)가 불교계를 악의적으로 비방했다는 이유로 승적을 박탈당했다. 이후 그는 부친으로 인한 연좌제 때문에 숱한 차별과 고초를 겪어야만 했다. 


김성동의 작품에는 '만다라'를 비롯해서 장편 '집', '길', '국수(國手)', '꿈', 소설집에는 '피안의 새', '오막살이 집 한 채', '붉은 단추' 등이 있다. 어른을 위한 동화 '염소', 천자문 해제집인 '김성동 천자문', '김성동 서당', 산문집 '미륵의 세상 꿈의 나라', '생명기행' 등도 있다. 1980년대 초 장편 연재소설 '풍적'으로 부친의 신원을 꾀했으나, 전두환 군부독재정권에 의해 강제로 중단되어 미완성으로 남아 있다. 


김성동은 1998년 '시와 함께'에 '중생' 외 10편이 시인 고은의 추천을 받은 이후 시작(詩作) 활동도 하고 있다. 2009년 11월부터 그는 참여문학을 지향하는 작가들의 모임인 '리얼리스트 100'이 내는 문학전문지 '리얼리스트'의 발행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태준기념사업회 안재성 대표는 '김성동은 이 작품 속에서 아직 제 이름을 얻지 못한 우리 역사의 한 장을 뼈아프게 보여준다. 또한 아름다운 우리말과 글을 살린 문장으로 이태준의 문학 정신에 가장 닿아 있을 뿐 아니라 작품의 밑절미가 이태준이 살았던 삶과 맞닿아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상허(尙虛) 이태준(李泰俊)은 1904년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났다. 휘문고등보통학교 재학 당시 이병기(李秉岐)는 그의 스승이었다. 1933년에는 이효석(李孝石), 김기림(金起林), 정지용(鄭芝溶), 유치진(柳致眞) 등과 함께 친목단체인 구인회(九人會)를 결성하였다. 그는 일제가 물러간 뒤 1946년 월북했다가 거기서 숙청당했다.


이태준은 제국주의 일본 식민지시대의 암울한 현실을 문학을 통해서 저항했다. 그는 일제에 부역하는 글을 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월북한 뒤에도 김일성 우상화에 문제 제기를 한 유일한 작가이다. 그의 작품에는 단편 '오몽녀(五夢女, 1925)', '아무일도 없소(1931)', '불우선생(不遇先生, 1932)', '꽃나무는 심어놓고(1933)', '달밤(1933), '손거부(1935)', '가마귀(1936)', '복덕방(福德房, 1937)', '패강냉(浿江冷, 1938)', '농군(農軍, 1939)', '밤길(1940)', '무연( 無緣, 1942)', '돌다리(1943)', '해방전후(解放前後, 1946)', 장편 '사상(思想)의 월야(月夜, 1946)' 등이 있다. 그외 수필집 '무서록(無序錄, 1944)', 문장론 '문장강화(文章講話, 1946)'도 있다


이태준기념사업회는 상허 평전 '실종작가 이태준을 찾아서(푸른사상, 2015)'를 쓴 안재성 작가를 중심으로 결성되었다. 이태준기념사업회 후원회는 상허의 여동생의 아들인 김명렬 서울대 명예교수(영문학)를 비롯해 시인, 소설가, 평론가 등 문인들과 각계 인사 50여명으로 구성되었다. 이태준기념사업회와 후원회는 상허의 고향 강원도 철원으로의 문학기행, 우리 말과 글에 관한 학술대회를 여는 등의 후속 사업을 계획 중에 있다.


제1회 이태준문학상 시상식이 열렸던 수연산방은 이태준이 1930년대부터 1946년 월북할 때까지 살았던 집으로 지금은 상허 손위누이의 외손녀 조상명씨가 찻집으로 운영하고 있다.

 

2016.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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