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양심적 집총 거부자를 다룬 전쟁 블록버스터 '핵소 고지(Hacksaw Ridge)'

林 山 2018. 2. 14. 15:15

멜 깁슨(Mel Gibson) 감독의 '핵소 고지(Hacksaw Ridge, 2016)'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전기, 전쟁 영화다. 이 영화는 미국과 호주에서 2016년 11월에 개봉했다. 영화의 실제 주인공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오키나와(沖縄) 전투에서 무기도 없이 75명의 부상병을 구한 의무병 데스몬드 T. 도스(Desmond Thomas Doss)다. 주인공 도스 병사 역은 앤드류 가필드(Andrew Garfield)가 맡았다.


영화 '핵소 고지' 포스터


'Hacksaw Ridge'는 '활톱 능선' 또는 '마에다 벼랑(前田崖, Maeda Escarpment)'이라고도 한다. 오키나와 현 남부 우라소에 시(浦添市) 근처에 있는 핵소 고지는 제2차 세계대전 오키나와 전투의 최고 격전지 중 하나다. 핵소 고지는 148m나 되는 깎아지르는 절벽을 두고 톱 모양의 절벽이라는 뜻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주인공 도스가 사면초가의 상황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는 모습은 자못 감동적이다. 양심적 집총 거부자를 처벌하거나 제대시키지 않고 인간의 존엄성과 신념을 지켜 주면서 군 복무를 할 수 있게 한 미국의 군대 시스템도 인상적이다.


제칠일안식일 예수재림교회의 독실한 신자였던 도스 일병은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을 충실하게 지켰고, 총을 들지 않고서도 치열한 전투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수십 명에 이르는 부상병들의 생명을 구했다.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도 했고 백년해로도 했다. 해피 엔딩의 영화다.


'핵소 고지'는 블록버스터에 불굴의 신념, 죽음을 무릅쓰고 전우들을 구출하는 영웅담, 가슴 뭉클한 전우애, 낭만적인 러브 스토리 등을 감동적으로 다 담았다. 이런 이런 스토리를 가진 블록버스터 영화는 한국에서는 만들 수도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일어나기 어려운 그런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한국이라면 양심적 집총 거부자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할 수 있을까? '핵소 고지'는 미국의 힘, 미국의 저력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알 수 있게 해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2018. 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