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중국 드라마 '꽃 피던 그해 달빛(那年花開月正圓)'을 보다가

林 山 2018. 1. 30. 12:35

중국 드라마 '꽃 피던 그해 달빛(那年花開月正圓)'을 볼 때마다 청(淸)나라가 왜 망할 수 밖에 없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전제왕조정권의 권력은 무소불위라서 필연적으로 부패할 수 밖에 없다. 나라에 부정부패와 가렴주구가 만연하여 억압과 착취가 횡행하면 민심이 이반되어 왕조나 황조가 위기에 처해도 백성들은 모른 척하거나 멸망을 바라게 된다. 청나라의 멸망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꽃 피던 그해 달빛' 포스터


조선(朝鮮)도 마찬가지였다.무능한 고종(高宗), 탐욕스런 민비(閔妃), 권력에 눈멀고 국제정세에 까막눈이었던 대원군(大院君), 그리고 이들을 떠받쳤던 양반 관료 사회가 지배했던 조선도 청나라 멸망의 길을 그대로 밟았다. 가렴주구와 매관매직이 판치는 나라가 조일전쟁(朝日戰爭,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조청전쟁(朝淸戰爭, 병자호란) 때 망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권력은 집중되면 반드시 부패하게 되어 있다. 유럽 정치 선진국들 대부분이 권력분산형 의원내각제(議員內閣制, 내각책임제)를 채택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권력은 가능한 분산시켜야 한다. 그런 이유에서 나는 의원내각제 도입에 찬성한다.


올해는 지방선거가 있는 해다. 별 이변이 없는 한 이번 지방선거도 언제나처럼 보수정당들만의 잔치가 될 것이다. 한국의 이런 정치판은 고여 있는 물과 같다. 새로운 물의 유입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이 고이면 썩게 마련이다.


매일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기존의 정치판은 너무나 식상하다. 기존의 정치판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을 기대한다. 미래지향적이고 진보개혁적인 비전을 가진 그런 정치세력 말이다. 너무 이르고 큰 바램일까?


중국 드라마 '꽃 피던 그해 달빛' 64회차에서 주인공 조백석이 한 말이 의미심장하다. 그는 말한다. 청렴, 정의, 위민? 그건 다 내 세력을 키우기 위한 구실에 불과했다. 다른 길은? 다른 길은 없다(내로남불이다. 내가 하는 거는 다 로맨스고, 딴 놈들이 하는 거는 무조건 다 불륜이다.). 내 편도 니 편도 사실은 별 차이가 없다(그 놈이 그 놈, 다 똑같은 놈들이다. 먼저 먹는 놈, 먼저 차지하는 놈이 장땡이다.).


조백석의 말은 오늘날의 정치 현실에 비춰 보아도 그다지 틀린 말이 아니다. 특히 한국의 정치 현실을 볼 때 말이다.


2018. 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