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현 감독의 '접속(The Contact, 1997)'은 1990년대 멜로 영화의 정점을 찍은 작품이다. 한석규는 이 영화에서 그의 연기 경력 가운데 가장 멜랑꼴리한 연기를 보여준다. '접속'은 또 전도연의 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영화 '접속' Lover's Concerto - Sarah Vaughan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만날 것 같은 사랑이라는 막연한 환상을 간직하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초창기 컴퓨터 통신 세대의 새로운 풍속을 배경으로 온라인에서의 인연이 오프라인에서 수없이 스쳐지나간 우연과 겹쳐지면서 멜로 드라마의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 PD인 동현(한석규 분)에게 옛 애인으로부터 낡은 음반이 보내져 오고, 바로 그날 '여인 2'라는 ID로부터 그 음반의 신청곡이 접수된다. 동현은 '여인 2'에게 그 음악의 신청 동기를 묻는 이메일을 보낸다. 옛 애인이 신청한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를 가진다.
Sarah Vaughan - A Lover's Concerto
그러나 ID '여인 2'의 주인공 수현(전도연 분)은 동현의 옛 애인이 아닌, 가질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속을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우연한 계기로 컴퓨터 통신망에서 알게 된 두 사람은 서로 아픈 사연을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충실한 조언을 해주는 사이에 어느덧 연인 관계로 발전한다. 그러나 동현의 제안으로 극장 앞에서 첫 만남을 갖기로 했던 날, 동현은 옛 애인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되는데.....
우여곡절 끝에 만남을 갖게 되는 두 주인공을 축하하는 라스트 신에서 사라 본(Sarah Vaughan)의 'A Lover's Concerto'가 흘러나온다. 사라 본의 이 주제가 덕분에 '접속'은 한국 영화사상 최고 흥행작 중 하나가 됐다. 'A Lover’s Concerto'는 바흐가 두 번째 부인인 안나 막달레나를 위해 작곡했다는 '안나 막달레나를 위한 노트 작 품번호 114번'에 사라 본이 가사를 붙여 재즈 스타일로 부른 것이다.
The Velvet Underground - Pale Blue Eyes
Dusty Springfield -Look of Love
첫사랑에 실패한 동현이 울적해 있을 때 나오는 노래가 벨벳 언더그라운드(The Velvet Underground)의 'Pale Blue Eyes'다. 그리고, 수현이 간직하고 있는 마음의 상처를 떠올릴 때 나오는 배경음악이 더스티 스프링필드(Dusty Springfield)의 'Look Of Love'다.
2018.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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