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화음악 69 - 靑巳(청사) '流光飞舞(빛의 그림자)'

徐克(Tsui Hark, 쉬커) 감독이 1993년에 메가폰을 잡은 영화 '靑巳(Green Snake, 칭스)'는 중국 송나라 시대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백사전설(白蛇傳説)을 바탕으로 만든 SFX액션, 환타스틱 러브스토리다.  백사전설은 중국 杭州(항저우) 西湖(시후)의 뇌봉탑(雷峰塔)에 얽힌 전설이다. 천년 묵은 뱀과 인간의 사랑과 이별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선과 악은 무엇인가? 인간 본연의 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流光飛舞 - 陳淑樺(1993 Green Snake Theme Song, 青蛇 主題曲)

남송(南宋) 시대 잠시 민생이 안정되지만 어느 틈엔가 요괴들이 들끓어 인간과 요괴의 분간이 어렵게 된다. 이때 불심이 깊은 금산사 주지 법해(趙文卓,  Vincent Zhao, 짜오원줘 분)는 요괴들을 차례로 없애면서 민심을 수습해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법해는 거미 요괴를 제압하던 중 서호(西湖) 밑바닥에서 은거한 채 수련하고 있는 5백년 묵은 청사(靑巳) 소청(张曼玉, Maggie Cheung, 짱만위 분)과 천년 묵은 백사(白巳) 백소정(王祖賢, Joey Wong, 왕쭈셴 분)을 발견하고 처치하려 한다. 

陳淑樺 - 流光飛舞 青蛇 音樂片斷

위기를 느낀 백소정과 소청은 인간이 되기 위해 속세로 나온다. 소정은 지고지순하지만 나름 강단dl 있고, 소청은 다소 미숙하지만 자유분방하고 왈가닥이다. 백소정은 서당 훈장 허선(吳興國, 우싱궈 분)을 보고 그의 순수함에 반해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녀는 마침내 허선을 유혹해서 사랑을 나눈다. 허선은 유교적인 도덕관이 투철했지만 역시 평범한 사람이었기에 서서히 오욕칠정에 굴복하고 만다. 이 사실을 안 청사는 두 남녀를 부러워하고 질투심을 느끼면서 그들의 사랑 앞에 점점 더 외로워한다. 속세의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소청은 단지 본능에 따라 쾌락을 좇는다. 단오절 즈음 청사와 백사가 장난치는 모습을 숨어서 보던 허선은 그들이 인간이 아닌 요괴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流光飞舞 - 陳淑樺

선과 악에 대한 구분이 철저한 법해는 자신의 판단에 따라 사악한 무리에게 가차없이 철퇴를 가한다. 백소정과 소청은 결국 그의 표적이 되고, 허선도 헛된 욕망에 사로잡혔다고 해서 불문에 귀의할 것을 강요당한다. 허선을 지키기 위해 법해와 싸우던 중 진통이 온 소정은 아이를 낳은 뒤 죽는데..... 소청은 '언니 곁으로 가세요, 형부!'라는 말과 함께 허선을 죽인다. 허선을 사랑한 소정 곁으로 보내주기 위해서 죽인 것이다. 인간만 눈물을 흘릴 수 있는데, 수행을 오래 해서 인간과 비슷해진 소정은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하지만, 수행이 부족했던 소청은 울고자 해도 눈물을 흘리지 못하다가 허선을 죽인 뒤에야 눈물을 흘리게 된다.

流光飞舞 - 陳淑樺

법해는 요물로만 알았던 백소정이 선행을 베풀어 허선의 혈육을 낳게 되고, 자신을 희생해서 아들을 구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가치관의 혼란에 빠진다. 과연 선과 악은 무엇으로 구분해야 하는가? 인간 본연의 정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남긴 채..... 소청은 홀로 떠나간다.

陈淑桦(Sarah Chen) - 流光飞舞 粤语版

애절하게 흐르는 주제곡 '流光飞舞(류광페이우)'는 타이완의 여가수 陳淑樺(Sarah Chen, 첸슈화)가 부른다. '流光飞舞(류광페이우)'는 '빛의 그림자, 광상(光象)이 마치 춤을 추듯이 유동적인 형태로 빛나다'의 뜻이다. 

青蛇 流光飞舞 古筝

'流光飞舞(류광페이우) - 빛의 그림자' 가사

半冷半暖秋天 熨貼在你身邊 靜靜看著流光飛舞/那風中一片片紅葉 惹心中一片綿綿/半醉半醒之間 再認笑眼千千 就讓我像雲中飄雪/用冰清輕輕吻人臉 帶出一波一波的纏綿/留人間多少愛 迎浮生千重變 跟有情人做快樂事 別問是劫是緣/像柳絲像春風 伴著你過春天 就讓你埋首煙波裡/放出心中一切狂熱 抱一身春雨綿綿(쌀쌀한듯한 가을날 그대의 곁에서/조용히 빛이 흩날리는 모습을 보네/바람속의 붉은 낙엽들 마음속에 흩어지고/취한 듯 웃음 지으며 눈가엔 근심이 가득/구름속에 흩날리는 눈처럼 되어 버린 나/차가운 입맞춤은 미련을 남겼지/인간 세상의 사랑은 수많은 변화를 거치네/사랑하는 이와 즐거움에 빠진 나/이 사랑이 옳은 거냐고 묻지 말아다오/버드나무처럼 봄바람처럼 그대와 함께 이 봄을 보내지/그대를 연기속에 감춰두고/마음속 뜨거운 사랑을 느끼며 봄비가 온몸을 적시네)

2018. 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