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중순경쯤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정확히는 모르겠다. 개망초꽃이 한두 송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지천으로 피었다. 개망초는 너무 흔해서 잡초 취급을 받는 억울한 식물이다. 하지만 개망초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계란 프라이처럼 노란색과 흰색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꽤나 귀엽고 예쁜 꽃이다.
개망초는 초롱꽃목 국화과 개망초속 두해살이풀이다. 영어명은 애뉴얼 플리베인(Annual fleabane), 일본명은 히메죠온(ヒメジョオン, 姬女菀)이다. 학명은 Erigeron annuus (L.) Pers.이다. 개망초는 전 세계의 온대 지방에 널리 퍼져 있으며, 한국과 일본 등지에도 분포한다. 한국에는 전국 각지에 분포한다. 개망초를 계란꽃, 치학초(治瘧草), 왜풀, 천장초(千張草), 지백채(地白菜), 넓은잎잔꽃풀, 버들개망초, 망국초(亡國草), 개망풀, 넓은잎망풀이라고도 한다.
유사종에는 망초가 있다. 망초는 북아메리카 원산의 두해살이풀이다. 망초는 꽃 모양이 종모양이고 개망초보다 작다. 꽃이 피는 시기도 개망초보다 조금 늦게 7~9월에 핀다. 망초는 원줄기 끝에서 가지가 많이 나와 끝에서 작은 꽃이 피어 전체적으로 원추형의 꽃차례를 만들지만, 개망초는 위에 올라온 꽃의 높이가 같은 산방형의 꽃차례를 만든다. 암꽃이 좁은 통모양이고, 잎이 선형으로 좁은 것은 실망초이다.
개망초의 키는 30~100cm까지 자란다. 잎 가운데 근생엽은 꽃이 필 때 쓰러지고 엽병이 길며 달걀모양이고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있다. 줄기잎은 어긋나기하고 밑부분의 것은 달걀모양 또는 난상 피침형이다. 윗부분의 잎은 좁은 달걀모양 또는 피침형으로서 뾰족한 톱니가 있고 양끝이 좁으며 뒷면 맥 위와 가장자리에 털이 있다.
꽃은 6~7월에 피고, 가지 끝과 원줄기 끝에 산방상으로 달린다. 지름 2cm 정도의 꽃은 백색이지만, 때로는 자줏빛이 도는 혀꽃이 둘러싸고 있다. 설상화관은 총포보다 약간 길거나 같다. 총포는 종꼴이다. 총포조각은 3줄로 배열되고 초질의 피침형이다. 뒷면에는 벌어진 긴털이 있다.
열매는 8~9월에 익는다. 수꽃의 수과는 피침형으로서 털이 있고, 암꽃의 수과에는 짧은 막질의 관모가 있다. 양성꽃의 수과에는 말질과모와 거센털로 이루어진 관모가 있다.
개망초는 뿌리잎을 나물로 먹는다. 어린순을 따서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다음 갖은 양념을 해서 무쳐 먹으면 꽤 괜찮은 나물이다. 개망초는 또 염료식물로도 이용된다. 적은 양으로도 물이 잘들고 매염제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다양한 색을 얻을 수 있다. 많은 양을 이용하면 짙은 색을 얻을 수 있다.
개망초의 전초(全草)와 뿌리(根)를 개화 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 것을 일년봉(一年蓬)이라 하며 약용한다. 전초는 피로메콘(pyromecon)산을 함유하고 있다. 피로메콘산은 꽃의 함유량이 가장 많고(0.7%), 잎은 그 다음이며(0.14%), 줄기에는 미량이 함유되어 있다. 또 꽃에서는 퀘르세틴(quercetin), 아피게닌-7-글루쿠로니드(apigenin-7-glucuronide)를 분출한다. 또 고무를 함유하며 건조중량에서 줄기는 0.09%, 잎은 0.69%이다. 뿐만 아니라 줄기와 잎에는 수용성(水溶性)의 강혈당(降血糖)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일년봉은 청열해독(淸熱解毒), 소화(消化)를 도와주는 효능이 있어 소화불량, 장염(腸炎)의 설사, 전염성 간염, 임파선염(淋巴腺炎), 혈뇨(血尿) 등을 치료한다. 한의사들은 거의 쓰지 않는다.
개망초는 한반도에 철도가 처음 건설될 때 들어온 것이라고 한다. 철도 부설에 쓰이는 침목을 미국에서 수입해왔는데, 이때 씨가 함께 묻어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철도가 놓인 곳을 따라 흰색 꽃이 핀 것을 보고 일본이 조선을 망하게 하려고 이 꽃의 씨를 뿌렸다고 하여 망국초라 불렀고 다시 망초로 부르게 되었다. 그 후 이 꽃보다 더 예쁜 망초가 나타났다. 이후 망초보다 더 나쁜 꽃이라 하여 개망초라고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2020. 6. 29. 초고. 2021.10.4. 최종 수정. 林 山
'야생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카(Lord's candlestick) (0) | 2020.07.06 |
---|---|
석류나무 (0) | 2020.07.03 |
분꽃 (0) | 2020.06.26 |
홑왕원추리 '기다리는 마음' (1) | 2020.06.26 |
능소화(凌霄花) '기다림' (0) | 2020.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