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8일 일요일을 맞아 두진아파트 후문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계명산(鷄鳴山, 775m)에 올랐다. 계명산 정상 한켠에는 미역줄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미역줄나무에는 연두색 꽃도 피어 있었다.
미역줄나무는 산악인들에게 간혹 성가신 존재가 되기도 한다.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등산로는 미역줄나무가 점령하여 무성하게 자라 덤불을 이루고 있는 경우가 있다. 산행을 하다가 등산로를 뒤덮은 미역줄나무 덩굴을 만나면 애를 먹기도 한다.
미역줄나무는 노박덩굴목 노박덩굴과 미역줄나무속의 낙엽 활엽 덩굴성.나무이다. 영어명은 레겔스 쓰리윙넛(Regel's threewingnut) 또는 트립터리기움(Tripterygium), 일어명은 구로즈루( クロヅル, 黑蔓), 중국명은 둥베이레이궁텅(东北雷公藤) 또는 레이궁텅(雷公藤)이다. 학명은 Tripterygium regelii Sprague & Takeda이다. 속명 Tripterygium은 열매에 3개의 날개가 달렸다는 데서 유래한 것이다. 이명에는 메역순나무, 황등(黃藤), 홍약(紅藥) 등이 있다.
미역줄나무의 자생지는 한국을 비롯해서 미얀마, 중국, 대만, 일본 등이다. 한국에서는 황해도를 제외한 전국 각지의 높은 산지 중부 능선 이상에서 자란다. 지리산에서는 천왕봉과 중봉 사이 해발 1,800~1,900m의 고지대에서도 자라고 있다.
미역줄나무의 키는 2m까지 자란다. 가지는 적갈색이고 옴같은 돌기가 밀생한다. 1년생 가지는 5줄의 능선이 있고, 2년지는 흑갈색이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밝은 녹색의 달걀형이며 점첨두 또는 첨두, 원저이다. 뒷면 맥 위에는 털이 존재한다. 잎 가장자리에는 둔한 톱니가 있다. 잎자루는 적갈색이며, 털이 없고 마르면 잎과 더불어 검은색이 된다. 꽃은 원뿔모양꽃차례(圓錐花序)로 가지 끝이나 잎겨드랑이에 달린다. 꽃은 연한 연두색 또는 흰색이며, 6~7월에 핀다. 열매는 시과(翅果)로 연한 녹색이지만 붉은빛이 돌고, 날개가 3개 있으며, 끝이 오목하다. 열매는 9~10월에 성숙한다.
미역줄나무는 내한성과 내건성, 내조성, 내공해성이 강하고 맹아력이 왕성해서 산사태가 잘 발생하는 지역에 심으면 황폐화를 막을 수 있다. 번식은 뿌리에서 나온 것을 포기나누기하거나 가을에 익은 종자를 채취하여 노천매장하였다가 이듬해 봄에 파종한다.
미역줄나무의 어린순은 이른 봄에 데쳐서 나물로 먹는다. 충주 지역에서는 미역줄나무의 순을 나물로 먹는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미역줄나무는 관상용으로 심기도 하고, 열매가 달린 가지는 꽃꽂이소재로 이용된다.
미역줄나무의 뿌리(根), 줄기(莖), 꽃(花)을 여름에서 가을 사이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 것을 한약명 뇌공등(雷公藤)이라고 한다. 뇌공등은 살충, 소염, 해독의 효능이 있어 관절염, 옹종, 임파선염, 폐결핵 등을 치료한다. 한의사들은 거의 쓰지 않는 한약재다.
뇌공등에는 항백혈병작용이 있는 디테르페노이드(diterpenoid)의 트립톨라이드(triptolide)와 트립디올라이드(tripdiolide)가 함유된 외에 트립토나이드(triptonide)가 함유되어 있다. 또 셀라시닌(celacinnine), 셀라벤진(celabenzine), 셀라퓨린(celafurine), 윌포딘(wilfordine), 윌포린(wilforine), 윌포긴(wilforgine), 윌포트린(wilfortrine), 윌포진(wilforzine) 등의 알칼로이드(alkaloid)가 함유되어 있다. 이 밖에 하이포라이드(hypolide), 셀라스트롤(celastrol), 덜시톨(dulcitol), 포도당, 태닌(tannin) 등이 함유되어 있다.
최근 연구 결과 트립토라이드와 트립디올라이드는 항 염증, 항 종양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네소타 대학 연구진은 뇌공등에서 추출한 트립톨라이드가 췌장암 세포를 죽이거나 억제하는 것을 발견했다. 최근 뇌공등은 면역억제제로 사용되며 강력한 항암효과를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약 항암제 처방에도 들어가고 있다.
2020. 7. 27. 林 山. 2022.10.11. 최종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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