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연수동 아이파크 아파트 앞에는 묵정밭이 하나 있다. 주인이 관리를 하지 않자 바랭이를 비롯해서 환삼덩굴 등 각종 잡초들이 묵정밭을 점령했다. 언제부터인가 길가 쪽에는 달맞이꽃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7월 초가 되자 샛노란 달맞이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달맞이꽃을 볼 때마다 젊은 나이에 요절한 가수 김정호의 구슬픈 노래 '달맞이꽃'이 떠오르곤 한다.
달맞이꽃은 도금양목(桃金孃目, Myrtales) 바늘꽃과(Onagraceae) 달맞이꽃속(Oenothera)의 두해살이풀로서 외국에서 들어온 귀화식물이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 등재 이명은 겹달맞이꽃, 북한명은 올달맞이꽃이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에는 겹달맞이꽃이 비추천명으로 실려 있다. 다음백과 국생정에 실린 이명에는 산지마(山芝麻), 향대소초(香待宵草)도 있다. 꽃말은 '사랑의 기다림'이다.
국표와 국생정 등재 달맞이꽃의 학명은 오에노테라 비엔니스 린네(Oenothera biennis L.)이다. 속명 '오에노테라(Oenothera)'는 스웨덴의 식물학자 칼 폰 린네(Carl von Linn'e, 1707~1778)가 1735년에 쓴 '자연의 체계(Systema Naturae)'에서 처음 쓴 라틴어 고유명사 '오에노테라(oenothera)' 또는 '오노테라(onothera)'에서 유래했다. '오에노테라(oenothera)' 또는 '오노테라(onothera)'는 '잠자는 식물(a soporific plant)'이라는 뜻이다. 달맞이꽃이 저녁에 피었다가 아침에 시드는 특징을 표현한 이름이다. 린네는 생물 분류학의 기초를 놓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여 현대 식물학의 시조로 불린다. 종소명 '비엔니스(biennis)'는 '2(two)'의 뜻을 가진 '비(bi-)'와 '해, 년(年, year)'의 뜻을 가진 '안누스(annus)'의 합성어에 복합 형용사화 접미사 '-이스(-is)'가 붙어서 이루어진 라틴어 형용사다. 달맞이꽃이 두해살이풀임을 나타낸 이름이다.
국표와 국생정 등재 달맞이꽃의 영어명은 저먼 램피언(German rampion)이다. 직역하면 '독일 초롱꽃속 식물'이라는 뜻이다. 다음백과 국생정 등재 영어명은 이브닝 프림로즈(Evening primrose)이다. 직역하면 '저녁에 연한 노란색 꽃이 피는 앵초과 야생화'란 뜻이다. 일본어판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FOM)에는 커먼 이브닝 프림로즈(common evening primrose)라는 이명도 실려 있다. 국표와 국생정, FOM에 등재된 일본명은 메마요이구사(メマッョイグサ, 雌待宵草)이다. 직역하면 '밤을 기다리는 암꽃 풀'이라는 뜻이다. FOM, 중국어판 바이두백과(百度百科), 위키백과(維基百科) 등재 중국명은 위에졘차오(月见草)이다. 말 그대로 '달맞이풀'이다. 百度百科에는 샨즈마(山芝麻), 예라이샹(夜来香)이라는 이명도 실려 있다.
달맞이꽃은 귀화식물이다. 물가, 길가, 묵밭에 많이 난다(국생정). 메마요이구사(メマッョイグサ, 雌待宵草)의 원산지는 북아메리카이다(FOM). 일본에서는 메이지 시대(明治時代, 1868~1912)에 확인된 귀화식물이다. 일본어판 외래식물도감(外来植物図鑑)에는 달맞이꽃의 도입 시기에 대해 '일본에는 1920년대에 관상용으로 도입되었다.'고 나와 있다. 위에졘차오(月见草)의 원산지는 북아메리카(캐나다와 US 동부)이며, 유럽에 도입된 후 세계의 온대와 아열대 지역으로 빠르게 퍼졌다. 중국 둥베이(东北), 화베이(华北), 화둥(华东), 쓰촨(四川)과 구이저우(贵州) 등 시난(西南)에서 재배되고 있다. 타이완에서도 재배한다(百度百科).
달맞이꽃은 키가 50~90cm까지 자란다. 줄기는 굵고 곧은 뿌리에서 1개 또는 여러 대가 나와 곧추선다. 줄기에는 흰색의 짧고 부드러운 잔털이 밀생한다. 잎 중 근생엽(根生葉)은 로제트를 만든다. 경엽(莖葉)은 어긋나기하며 넓은 선형(線形)으로 끝은 뾰족하다. 밑부분은 직접 줄기에 달리고 가장자리에 얕은 톱니가 있으며, 짙은 녹색이고 주맥(主脈)은 희다.
꽃은 7월에 노란색으로 핀다. 위쪽 잎겨드랑이에 1개씩 달린다. 꽃이 저녁에 피었다 아침에 시들기 때문에 달맞이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꽃받침조각은 4개가 2개씩 합쳐지며 뒤로 젖혀지고 꽃잎은 4개로 끝이 파진다. 수술은 8개이고 암술대는 4개로 갈라진다. 씨방은 원뿔 모양으로 털이 있다. 과실은 삭과(蒴果)로 곤봉형(棍棒形)이며 4개로 갈라진다.
김정호 - 달맞이꽃
달맞이꽃은 어린순과 뿌리를 나물로 먹을 수 있다. 어린순은 매운맛이 있기 때문에 살짝 데친 뒤 찬물에 담가 매운 기를 빼내고 조리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어린잎은 소가 먹지만 성숙한 잎은 먹지 않는다. 꽃은 튀겨서 먹기도 하고, 효소를 담그기도 한다. 또, 꽃잎을 말려서 차로 우려내어 마시기도 한다(다음백과).
달맞이꽃 씨에는 감마리놀레산(Gamma Linolenic acid)이 풍부해 기름으로 짜서 성인병 예방약으로 복용하기도 한다. 달맟이꽃 씨앗 기름 월견초유(月见草油)는 혈액을 맑게 하여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을 떨어뜨리며 비만증, 당뇨병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또, 항염증(抗炎症), 소염(消炎) 성분이 들어있어 피부염이나 종기를 치료하는 데 쓰기도 한다. 월견초유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여 건강식품으로 개발되었고, 여성들의 생리 전 증후군으로 인한 통증 완화 효과도 볼 수 있다는 설도 있다(다음백과).
달맞이꽃기름(evening primroseoil)은 습진, 류마티스 관절염, 월경전 증후군, 갱년기 증상에 이용되고 있으나 과학적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 습진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방암에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기름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안전하다(일문판 위키백과).
위에졘차오(月见草)는 뿌리를 약으로 쓴다. 거풍습(祛风湿), 강근골(强筋骨)의 효능이 있어 풍한습비(风寒湿痹), 근골산연(筋骨酸软)을 치료한다. 활혈통락(活血通络), 식풍평간(息风平肝), 소종염창(消肿敛疮)의 효능도 있어 흉비심통(胸痹心痛), 중풍편탄(中风偏瘫), 허풍내동(虚风内动), 소아운동과잉증(小儿多动), 풍습마통(风湿麻痛), 복통설사(腹痛泄泻), 통경(痛经), 고혹(狐惑), 창양(疮疡), 습진(湿疹) 등을 치료한다(百度百科).
달맞이꽃 오일은 금세기에 발견된 가장 중요한 영양제다.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고 혈액 내 지질 물질을 조절할 수 있다. 고콜레스테롤, 고지혈증으로 인한 관상동맥경색증, 죽상경화증 및 뇌혈전증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 달맞이꽃 뿌리의 약리 작용에는 혈중 지질강하 및 항동맥경화증 작용(降血脂及抗动脉粥样硬化作用), 감비 작용(减肥作用), 항지방간 작용(抗脂肪肝作用), 항부정맥 작용(抗心律失常作用), 항염증 작용(抗炎作用) 등이 있다(百度百科).
달맞이꽃의 뿌리를 한약명 월견초(月見草) 또는 야래향(夜來香)이라고 한다. 약으로 쓸 때는 주로 탕으로 하여 사용한다. 월견초는 소염(消炎), 해열(解熱)의 효능이 있어 감기, 고혈압, 기관지염, 비만증, 각종 염증, 신장병, 인후염, 인후통, 피부염 등을 치료한다(익생양술대전).
달맞이꽃은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에 등재되지 않았다. 동의보감에도 미등재 한약재이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달맞이꽃의 뿌리를 거의 쓰지 않는다.
국표 등재 달맞이꽃의 유사종 재배식물에는 가우라[Oenothera lindheimeri (Engelm. & A.Gray) W.L.Wagner & Hoch], 긴잎달맞이꽃(Oenothera stricta Ledeb. ex Link), 낮달맞이꽃(Oenothera tetragona Roth), 분홍낮달맞이꽃(Oenothera speciosa Nutt.), 왕달맞이꽃(Oenothera macrocarpa Nutt.), 향달맞이꽃(Oenothera caespitosa Nutt.) 등 25종이 있다.
가우라(Lindheimer's beeblossom, Lindheimer's gaura, white gaura, butterfly gaura, Lindheimer's clockweed, Indian feather, ハクチョウソウ, 白蝶草, ガウラ, ヤマモモソウ, 山桃草)는 국표에 국명, 학명, 영어명만 등재되어 있다. 국생정에는 국명, 학명만 실려 있다.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택사스 주, 루이지애나 주이다. 호주에서는 야생화되었다. 일본에는 메이지 시대(明治時代)에 들어와 관상용으로 재배되고 있으며, 화단에서 야생으로 퍼져 나갔다. 키는 50~150㎝이다. 꽃은 5~9월에 흰색으로 피는데, 오래되면 분홍색으로 변한다. 꽃 지름은 2~3cm, 꽃잎은 4장이다.
긴잎달맞이꽃(Chilean evening primrose, fragrant evening-primrose, Evening primrose, マツヨイグサ, 待宵草)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이다. 남북아메리카, 한강토, 일본, 중국에 분포한다. 키는 30~90cm이다. 잎 길이는 7~13cm이고, 너비 6~10cm이다. 꽃은 7~8월에 노란색으로 핀다. 꽃 지름은 5~6cm, 꽃잎 길이는 15~25mm이다. 꽃은 보통 기부에 붉은 점이 있고, 오므리면 붉은색을 띤 주황색이 된다.
낮달맞이꽃(glaucous evening primrose, narrowleaf evening primrose, シモフリマツヨイグサ, 霜降待宵草)은 국표에 국명, 학명만 실려 있다. 국생정 미등재종이다.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동부다. 독일, 체코, 미얀마에 도입되었다. 꽃은 5~8월에 노란색으로 핀다. 꽃 지름은 3~5cm이다. 꽃잎은 4개이다. 초저녁에 꽃이 피는 달맞이꽃과 달리 낮에도 꽃이 피는 데서 낮달맞이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분홍낮달맞이꽃(Pinkladies, Showy evening primrose, ヒルザキツキミソウ, 昼咲月見草)는 국표에 국명, 학명, 영어명만 실려 있다. 국생정 미등재종이다. 원산지는 북아메리카이다. 관상용으로 수입, 재배되던 것들이 야생화되고 있다. 키는 30~60cm 정도이다. 꽃은 5-7월경에 흰색 또는 연한 분홍색으로 핀다. 꽃 지름은 4~5cm 정도이다. 꽃잎은 4장이다. 수술은 8개이다. 암술의 끝은 십자형이다.
왕달맞이꽃(Bigfruit Evening-primrose, Missouri Evening-primrose, Fluttermill, Big-fruit Evening-primrose, Missouri Primrose, Bigfruit Evening Primrose, Ozark sundrop, 大果月见草)은 US 중동부에서 멕시코 북동부에 분포한다. 꽃과 열매가 모두 크고 관상용으로 재배된다. 키는 20~25cm이다. 꽃은 4~8월에 노란색으로 피고, 때로 붉게 물든다. 꽃 지름은 7.5~10cm이다. 꽃잎은 4장이다. 향달맞이꽃(tufted evening primrose, desert evening primrose, rock-rose evening primrose, or fragrant evening primrose)은 키가 10cm 정도이다. 최대 36cm 길이의 잎이 로제트로 난다. 줄기는 없고, 뿌리에서 꽃과 잎이 바로 나온다. 꽃은 황혼에 흰색으로 피었다가 다음날 아침 시들어 분홍색으로 변한다. 꽃 지름은 최대 5cm이다. 꽃잎은 4장이고, 꽃잎 끝이 하트 모양으로 파인다.
2020. 7. 31. 林 山. 2023.6.23. 최종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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