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미국자리공

林 山 2020. 8. 1. 13:38

7월 7일 진료를 마치고 퇴근하던 길이었다. 연수동 사천반점 뒤편 공터를 지나는데 특이한 꽃이 눈에 띄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미국자리공이었다. 시멘트 바닥의 틈을 뚫고 올라와 꽃을 피운 미국자리공의 강인한 생명력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미국자리공은 바라보기만 해도 기운이 굉장히 세다는 느낌이 든다. 약으로 써도 그 효능이 엄청 강하리라는 느낌이 전해진다.

 

미국자리공 꽃

미국자리공은 중심자목 자리공과 자리공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Phytolacca americana L.이다. 영어명은 포크-베리(poke-berry), 일어명은 요우슈야마고보우(ヨウシュヤマゴボウ, 洋種山牛蒡), 중어명은 추이시샹루(垂序商陆)이다. 이명에는 미국상륙(美國商陸), 미국장륙(美國章陸), 빨간자리공 등이 있다. 

 

미국자리공은 귀화식물이며, 원산지는 북아메리카이다. 분포 지역은 북아매리카와 유럽, 아시아다. 한국에서는 약초자원으로 들여와 약초농가에서 재배하던 것이 야생상태로 퍼져나가 전국 각지 어디서나 볼 수 있다. 

 

미국자리공 꽃

미국자리공의 뿌리는 비대해져 덩이를 형성한다. 뿌리에서 나온 줄기는 키가 1~1.5m까지 자란다. 줄기는 지름 5cm 정도이며, 가지가 홍색이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털이 없으며, 주맥이 뚜렷하고 난상 타원형 또는 긴 타원형으로 양끝이 좁다.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6~9월에 피고, 잎과 어긋나게 총상꽃차례로 달린다. 꽃의 지름은 5mm이다. 꽃색은 붉은 빛이 도는 흰색이고, 꽃차례의 길이는 10~15cm이다. 화피가 5장이고 꽃잎은 없다. 수술 10개, 암술대 10개, 심피 10개로 구성된다. 꽃밥은 꽃이 피면 탈락한다. 열매가 익을 때는 밑으로 처진다. 열매는 녹색이고 장과로서 편구형이다. 꽃받침이 남아 있으며 적자색으로 익는다. 열매에는 흑색 종자가 1개씩 들어 있다. 종자는 다소 편평한 신원형이고 윤채가 있다.

 

미국자리공의 유사종에는 중국 원산의 자리공(P. acinosa Roxb.)과 한국 원산의 섬자리공(P. insularis Nakai)이 있다. 미국자리공은 심피가 10개이며, 열매 이삭은 축 늘어지고, 열매는 둥근데 비하여 자리공은 심피가 8개이고, 열매 이삭이 서며, 열매는 동글납작하다. 섬자리공은 울릉도 특산물로, 서식지가 극히 제한되어 있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법정 보호 식물로 지정돼 있다.

 

미국자리공 열매

미국자리공은 유독식물이지만, 봄철 어린 싹을 데쳐 나물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독성이 적다. 열매로는 염료를 만든다. 과거 가짜 포도주에 열매를 사용하기도 했다. 미국자리공 열매를 많이 사용한 가짜 포도주를 마시면 설사를 일으킨다.

 

미국자리공과 자리공의 뿌리를 한약명 상륙(商陸), 꽃을 상륙화(商陸花)라고 한다. 자리공은 주로 뿌리를 약재로 사용하는 식물이다. 상륙은 사하약(瀉下藥) 중에서도 준하축수약(峻下逐水藥)으로 분류된다. 성질은 차고 독이 있으며, 맛은 쓰다. 상륙은 축수소종(逐水消肿), 통리이변(通利二便), 해독산결(解毒散結)의 효능이 있어 수종창만(水腫脹滿), 이변불통(二便不通)을 치료한다. 신성 수종(腎性水腫), 창만(腸滿), 인후종통(咽喉腫痛)에도 응용할 수 있다. 옹종창독(癰腫瘡毒)에는 환부에 바른다. 중독을 일으킬 수 있어 허약자나 임산부는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복용시에는 반드시 한의사 등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미국자리공 열매

'동의보감' <탕액편>에는 상륙에 대해 '성질은 평(平)하다. 혹은 서늘하다(冷)고도 한다. 맛은 맵고 시며(辛酸) 독이 많다. 10가지 수종과 후비로 목이 막힌 것을 낫게 하고 고독을 없애며 유산되게 하고 옹종을 낫게 한다. 헛것에 들린 것을 없애고 악창에 붙이며 대소변을 잘 통하게 한다. ○ 곳곳에 있으며 붉은 것, 흰 것 2가지가 있는데 흰 것은 약에 넣어 쓰고, 붉은 것은 독이 많으므로 먹으면 미친다. 다만 외용으로 종기에 붙일 뿐이다. 만일 먹으면 사람을 상하여 피똥을 눌 뿐 아니라 죽는다. ○ 일명 장류근(章柳根) 또는 장륙(章陸)이라고도 한다. 꽃이 붉은 것은 뿌리도 붉고 흰 것은 뿌리도 희다. 음력 2월, 8월에 뿌리를 캐 햇볕에 말리는데 사람의 모양과 같은 것이 효과가 좋다(본초). ○ 구리칼로 껍질을 긁어 버리고 얇게 썰어서 물에 3일 동안 담갔다가 녹두를 섞어 한나절 동안 찐다. 그 다음 녹두를 버리고 햇볕에 말리거나 약한 불기운에 말린다(입문).'고 설명하고 있다.

 

2020.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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