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서양톱풀

林 山 2020. 8. 3. 17:16

관상용이나 약초용으로 재배하다가 산으로 들로 퍼져 나가 야생화한 식물들이 있다. 서양톱풀도 그러한 식물 가운데 하나다. 2021년 5월 말 월악산 만수골을 찾았다. 만수골 자연탐방로에는 때마침 서양톱풀꽃이 활짝 피어나고 있었다.

 

서양톱풀(월악산 만수골, 2021. 5. 22)  

서양톱풀은 초롱꽃목 국화과 톱풀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영어명은 얘로우(yarrow)이다. 학명은 아킬리아 밀레폴리움 린네(Achillea millefolium L.)이다. 속명 아킬리아(Achillea)는 그리스의 영웅 아킬레스(Achilles)가 이 풀로 부상당한 병사들의 상처를 치료했다는 전설에 따라 그의 이름을 기리는 뜻에서 붙여졌다. 

 

서양톱풀의 영어명은 얘로우(yarrow) 또는 커먼 얘로우(Common Yarrow), 밀포일(Milfoil)이다. 뉴멕시코와 남콜로라도에서는 서양톱풀을 잎의 모양과 질감 때문에 작은 깃털을 뜻하는 스페인어 플루마힐로(plumajillo)로 부르기도 한다. 고대에는 서양톱풀을 허벌 밀리타리스(herbal militaris, 군대의 허브)로 불렀는데, 이는 상처의 혈류를 지혈시키는데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서양톱풀의 일어명은 세이요우노코기리소우(セイヨウノコギリソウ, 西洋鋸草)이다. 중국명은 싀(蓍) 또는 시양싀차오(西洋蓍草)이다. 서양톱풀을 아킬레아라고도 한다. 꽃말은 '지도력', '변함없는 사랑'이다. 

 

서양톱풀은 유럽 원산의 귀화식물로 북미, 아시아에 분포한다. 원래 관상용 및 약용으로 재배하던 것이 퍼져 야생화되었다. 한국에는 전국 각지에 분포한다.

 

서양톱풀(월악산 만수골, 2021. 5. 22)  

서양톱풀은 땅속줄기가 옆으로 뻗으면서 새싹이 나온다. 줄기는 곧추서고, 키는 60~100cm까지 자란다. 줄기에는 거미줄 같은 털이 있다. 줄기잎은 어긋나기하고 엽병이 없으며, 밑부분이 원줄기를 감싸고 2회 우상으로 깊게 갈라진다. 열편은 선형이고 양면에 털이 다소 있으며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다. 또, 아래쪽 잎에는 잎자루가 있으므로 한반도 자생 톱풀과 구분된다.

 

꽃은 6~9월에 분홍색 또는 흰색으로 핀다. 머리모양꽃차례는 산방상으로 달리고 5개의 혀꽃은 암꽃으로서 옆으로 퍼지며 끝이 얕게 3개로 갈라진다. 관상화는 양성으로서 끝이 5개로 갈라진다. 열매는 수과로 긴 타원형이며, 털이 없고 관모도 없다. 열매는 9~10월에 익는다.

 

서양톱풀(월악산 만수골, 2021. 5. 22)  

서양톱풀은 꽃이 앙증맞고 아름다워서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맥주를 만들 때 홉 대용으로 넣기도 한다. 향합(香盒)에 넣어 방향제로 이용하기도 한다. 색채가 풍부하여 드라이플라워로 적합하다. 염료로 쓸 수도 있다. 프랑스에서는 연장에 다친 상처를 치료한다 하여 목수의 허브라고 한다. 

 

서양톱풀의 어린잎을 삶거나 기름으로 볶아서 먹기도 하고, 샐러드로 식용해도 좋다. 요리에는 꽃을 그다지 이용하지 않는다. 

 

서양톱풀(월악산 만수골, 2021. 5. 22)  

서양톱풀의 전초(全草)를 한약명 양시초(洋蓍草)라고 한다. 서양톱풀에서 가장 중요한 성분은 정유(精油)다. 정유는 꽃에 가장 많이 들어 있다. 정유에서 특히 중요한 성분은 아줄렌(azulene)이다. 꽃과 잎에는 플라보노이드(flavonoid) 배당체(配糖體)가 들어 있다. 양시초는 청열해독(淸熱解毒), 조경(調經)의 효능이 있어 옹절종독(癰癤腫毒), 타박상, 치창출혈(痔瘡出血), 월경불순을 치료한다. 외용시에는 신선한 것을 짓찧어서 바른다.

 

서양톱풀(월악산 만수골, 2021. 5. 22)  

서양톱풀의 유사종에는 톱풀, 붉은톱풀(Reddish alpine yarrow), 큰톱풀, 산톱풀(Discoid-involucre alpine yarrow) 등이 있다. 톱풀(Achillea alpina L.)은 꽃의 지름이 7~9mm, 꽃차례받침이 공 모양에 가까운 종형이다. 총포는 길이와 폭이 각각 5mm이다. 꽃부리는 길이가 3.5~4.5mm, 폭은 2.5~3mm이고, 통 모양의 부위는 길이 1.5mm이다. 양성꽃의 꽃부리는 길이가 2~3mm 이다. 붉은톱풀[Achillea alpina subsp. rhodoptarmica (Nakai) Kitam.]은 함경도의 높은 지대에 분포한다. 암꽃은 장미색이다. 머리모양꽃차례는 지름 6~7mm이다. 총포는 길이와 나비가 각각 4~4.5mm로서 구상 종형이다. 

 

서양톱풀(월악산 만수골, 2021. 5. 22)  

큰톱풀[Achillea ptarmica var. acuminata (Ledeb.) Heim.]은 백두산 지역에서 자란다. 꽃은 흰색이다. 머리모양꽃차례는 지름 11~15mm로서 산방상으로 달린다. 총포는 반구형이고 길이 4mm, 나비 7~10mm이다. 산톱풀[Achillea alpina var. discoidea (Regel) Kitam.]은 한반도 북부지방, 한라산 고지대에서 자란다. 잎은 타원상 선형으로 우상으로 빗살 같이 중 또는 심열한다. 열편은 타원상 피침형으로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예리한 톱니가 있다. 밑의 열편은 반쯤 줄기를 감싼다. 꽃은 흰색 또는 연분홍색이다. 머리모양꽃차례의 지름 4mm이다. 총포는 구상 종형으로 길이 5mm이다. 혀꽃의 길이는 3mm 이하이다.

 

2020. 8. 3. 林 山. 2021.11.1. 최종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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