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9일 주말을 맞아 월악산(月岳山) 영봉(靈峰, 1,092m)을 오르기로 했다. 제천시 덕산면 수산리 월악산 서북능선 기슭에 자리잡은 보덕암(寶德庵)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산행을 시작했다. 보덕암에서 가파른 월악산 서북능선을 타고 하봉(下峯)에 올랐다. 하봉에서 영봉에 이르는 능선에는 때마침 활짝 피어난 솔나리들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었다.
능선에는 솔나리와 함께 꼬리진달래도 피어 있었다. 꼬리진달래는 꽃이 거의 다 지고 세 송이만 남아 있었다. 월악산은 꼬리진달래 자생지 중 한 곳이다.
꼬리진달래는 진달래목 진달래과 진달래속의 상록 활엽 관목이다. 학명은 로도덴드론 미크란섬 투르크자니노(Rhododendron micranthum Turcz.)이다. 속명 '로도덴드론(Rhododendron)'은 '장미'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 '로돈(rhódon)'과 '나무'라는 뜻의 '덴드론(déndron)'의 합성어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종소명 '미크란섬(micranthum)'은 '왜소(矮小, smallness)'라는 뜻의 그리스어 '미크로테스(mikrotes)'와 '꽃(flower)'을 뜻하는 '안토스(anthos)'의 합성어에서 유래했다. 꽃봉오리가 왜소한 것을 나타낸 이름이다. '투르크자니노(Turcz.)'는 러시아의 식물학자이자 식물 수집가인 니콜라이 스테파노비치 투르크자니노(Nikolai Stepanovich Turczaninow, 1796~1863)이다.
꼬리진달래의 영어명은 스파이크 로즈베이(Spike rosebay)다. '스파이크(spike)'는 '못, 뾰족한 것' 또는 '수상화서(穗狀花序)', '로즈베이(rosebay)'는 '협죽도속(夾竹桃屬), 석남(石南), 버들잎바늘꽃'이다. 일어명은 고고메츠츠지(コゴメツツジ, 小米躑躅)이다. '고고메(小米)'는 '싸라기', '츠츠지(躑躅)'는 '진달래'이다. 이명에는 호자키츠츠지(ホザキツツジ) 등이 있다. 중국명은 짜오샨바이(照山白)다. 꼬리진달래를 참꽃나무겨우살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절제, 신념'이다.
꼬리진달래의 원산지는 중국 중북부와 한강토(조선반도)의 북부 지방이다. 일본에서는 관상용으로 재배한다. 중국에서는 동베이(东北), 화베이(华北), 시베이(西北) 지구와 샨동(山东), 허난(河南, 후베이(湖北), 후난(湖南), 쓰촨(四川) 등지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충청북도를 비롯해서 경기도, 강원도, 경상북도 등지의 양지바른 산기슭에서 자란다.
꼬리진달래는 키가 1~2m까지 자란다. 줄기는 잔털 또는 비늘조각이 있고, 이년지는 갈색이 돌며 털이 있고, 재부(材部)는 황록색이며 속은 갈색이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도란상 타원형 또는 거꿀피침형이며 첨두 예형이다. 표면은 녹색이고 흰색 점이 있으며, 뒷면은 갈색 비늘조각이 밀생한다. 잎자루는 짧은 털과 비늘조각이 있다.
꽃은 6~8월에 피며, 총상꽃차례에 20개씩 꽃이 모여 달리고, 포는 넓은 달걀모양이고, 꽃대에는 흰색 샘이 있다. 꽃받침조각은 작으며 샘이 있다. 밑부분에는 2개의 작은 포가 있다. 꽃부리는 깔때기 모양이고 흰색이다. 꽃은 향기가 좋다. 열매는 삭과로 긴 타원형이다. 9~10월에 성숙한다.
꼬리진달래의 가지와 잎, 꽃을 본초명 조산백(照山白)이라고 한다. 여름과 가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다. 잎에는 평천(平喘), 거담작용(祛痰作用)이 있는 스코폴레틴(scopoletin), 지해작용(止咳作用)이 있는 히페린(hyperin)과 퀘르세틴(quercetin), 거담작용이 있는 아스트라갈린(astragalin) 등을 함유하고 있다. 또 극독성분(劇毒成分)인 안드로메도톡신(andromedotoxin)을 함유하고 있어 고혈압 및 각종 상실성 빈맥(上室性頻脈)에 대하여 치료효과가 있다.
조산백은 거풍통락(祛風通絡), 활혈소종(活血消腫), 화담지해(化痰止咳) 등의 효능이 있어 기관지염, 이질, 산후신체동통(産後身體疼痛), 골절(骨折) 등을 치료한다. 짓찧어서 환부에 바르기도 한다. 조산백은 독성이 강하다. 어린 잎이 더 독성이 있으며, 가축이 잘못 섭취하면 중독되어 사망하기 쉽다. 조산백을 한약재로 쓰려면 반드시 독성을 제거해야 한다. 한의사들은 조산백을 거의 쓰지 않는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에 등재된 꼬리진달래의 자생 유사종에는 진달래(참꽃나무, Korean rhododendron, ゲンカイツツジ), 산진달래(Dahurian rhododendron, エゾムラサキツツジ), 털진달래(Hairy Korean rhododendron, ケゲンカイツツジ), 섬진달래(Glaucous rhododendron), 한라산진달래(Slender-fruit Korean rhododendron, ホソミノゲンカイツツジ), 반들진달래(Shiny-leaf Korean rhododendron, テリハゲンカイツツジ), 참꽃나무(제주참꽃나무, Weyrich's azalea, ホンツツジ), 흰참꽃나무(White chick azalea, シロバナコメツツジ), 세잎참꽃(Three-leaf white chick azalea), 좀참꽃(Cute azalea, クモマツツジ), 철쭉(Royal azalea, クロフネツツジ), 산철쭉(Korean azalea, チョウセンヤマツツジ), 흰산철쭉(White Korean azalea, シロバナチョウセンヤマツツジ), 겹산철쭉(Multipetalous Korean azalea), 만병초(萬病草, Short-fruit rosebay), 노랑만병초(Yellow-flower rosebay, キバナシャクナゲ), 황산차(黃酸茶, 황산참꽃, Lapland rosebay, サカイツツシ) 등이 있다.
진달래(Rhododendron mucronulatum Turcz.)는 한강토, 중국, 내몽고, 일본, 극동러시아 등지에 분포한다. 줄기는 연한 갈색으로 비늘조각이 존재한다. 잎은 장타원형이고 점첨두, 예저이다. 꽃은 3월 말~4월 말 보랏빛의 붉은색 또는 연한 붉은색으로 잎보다 먼저 핀다. 꽃의 겉에는 잔털이 있다. 국표에는 꽃이 흰색인 흰진달래[Rhododendron mucronulatum f. albiflorum (Nakai) Okuyama]가 진달래의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산진달래(Rhododendron dauricum L.)는 한국의 제주도, 일본, 중국, 몽골, 러시아 등지에 분포한다. 상록 관목이다. 꽃은 4월에 자적색으로 핀다. 꽃이 진달래와 비슷하지만, 상록수인 점이 다르다.
털진달래(Rhododendron mucronulatum Turcz. var. ciliatum Nakai)는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의 정상 부근에 분포한다. 일년생 가지와 엽병, 잎에는 털이 있다. 꽃은 5~6월 자홍색 또는 연한 홍색으로 피며, 겉에 잔털이 있다. 섬진달래(Rhododendron keiskei Miq. var. hypoglaucum Sutô & Suzuki)는 2012년 여수시 거문도 인근 무인도에서 발견된 한강토 특산 식물이다. 상록 관목이고, 전체적으로 인편상 털이 분포한다. 초봄에 노란색을 띤 흰색 꽃이 피며, 외부에는 인편상 털이 있다. 한라산진달래(Rhododendron mucronulatum Turcz. var. taquetii Nakai)는 제주도 한라산에 분포한다. 꽃은 자홍색 또는 연한 홍색이며, 겉에 잔털이 있다. 열매가 약간 길고 가늘다. 반들진달래(Rhododendron mucronulatum Turcz. var. lucidum Nakai)는 잎 표면에 광택이 있고, 양면에 사마귀 같은 돌기가 있다. 꽃은 자홍색 또는 연한 홍색이며, 겉에 잔털이 있다.
참꽃나무(Rhododendron weyrichii Maxim.)는 제주도 한라산과 일본에 분포한다. 진달래나 철쭉류에 비해 키가 3~6m로 높이 자라고, 꽃이 커서 웅장한 느낌이 드는 진달래라 하여 참꽃나무라고 한다. 꽃은 5월 중순~6월 중순에 잎과 더불어 붉은색으로 핀다. 흰참꽃나무(Rhododendron sobayakiense Y.Watan. & T.Yukawa var. koreanum Y.Watan. & T.Yukawa)는 한강토의 가야산, 덕유산, 지리산에 자란다. 일본에도 분포한다. 산 정상 부근의 바위틈에서 자란다. 키는 50cm 정도이고, 일년생 가지에 갈색의 털이 있다. 꽃은 5월에 흰색으로 핀다.
세잎참꽃(Rhododendron trinerve Franch. ex H.Boissieu)의 원산지는 일본 혼슈(本州) 서부 지방이다. 한강토와 일본에 분포한다. 일어판 위키백과에는 세잎참꽃이 큰쌀철쭉(オオコメツツジ, 大米躑躅, Rhododendron tschonoskii subsp. trinerve)의 유사종으로 등재되어 있다. 잎은 도란상 장타원형(倒卵状長楕圓形) 또는 장타원형으로 3맥이 두드러진다. 잎의 양면과 가장자리에 갈색의 긴 털이 조밀하게 난다. 꽃은 6~7월에 흰색으로 핀다. 좀참꽃(Rhododendron redowskianum Maxim.)은 백두산의 해발 2,000m 이상 고지대에 자생한다. 함경남북도의 고산지대에서 자란다. 중국 동북 지방, 시베리아 동부, 캄차카, 북미에도 분포한다. 상록 활엽 소관목으로 키는 10cm 정도이다. 꽃은 6~7월에 홍색으로 핀다. 꽃 지름은 2cm 정도로 작다.
철쭉(Rhododendron schlippenbachii Maxim.)은 한강토, 중국 랴오동(辽东) 남부, 네이멍구(內蒙古), 극동러시아에 분포한다. 키는 2~5m 정도이다. 꽃은 4월 말~6월 초에 잎과 더불어 연한 붉은색으로 피며, 향기가 있다. 윗부분의 꽃잎에는 적갈색 반점이 있다. 꽃은 독성이 있어 먹을 수 없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에 등재된 흰색 꽃이 피는 흰철쭉(Rhododendron schlippenbachii f. albiflorum Y.N.Lee)은 국표에 철쭉의 비합법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산철쭉[Rhododendron yedoense Maxim. f. poukhanense (H.Lév.) Sugim. ex T.Yamaz.]은 함경도를 제외한 전국의 표고 1,600m 이하에서 자란다. 일본에도 분포한다. 키는 1~2m 정도이다. 잎 표면에는 털이 드문드문 있고, 뒷면 맥 위에는 갈색털이 밀생한다. 꽃은 4~5월에 연한 홍자색으로 핀다. 윗부분의 꽃잎 안쪽에는 진홍색의 반점이 있다. 흰산철쭉(Rhododendron yedoense Maxim. f. albflora H.T.Chang)은 제주도 한라산, 전남 불갑산에 자란다. 흰색 꽃이 피는 산철쭉이다. 겹산철쭉(만첩산철쭉, Rhododendron yedoense Maxim.)은 함경도를 제외한 전국의 표고 1,600m 이하에서 자란다. 일본에도 분포한다. 만첩꽃이 피는 산철쭉이다. 열매를 맺지 않는다.
만병초(Rhododendron brachycarpum D.Don ex G.Don)는 함경남북도, 평안북도, 강원도, 전라남도 지리산 백두대간, 울릉도에 자란다. 일본에도 분포한다. 키는 4m 정도까지 자란다. 잎 표면은 짙은 녹색이고, 주름살이 진 것 같으며, 뒷면은 회갈색 또는 연한 갈색 털이 밀생한다. 꽃은 5~6월에 가지 끝에서 10~20개가 흰색 또는 연한 분홍색으로 피며, 안쪽 윗면에 녹색 반점이 있다. 진한 홍색꽃이 피는 홍만병초(Rhododendron brachycarpum var. roseum Koidz.)는 국표에 만병초의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노랑만병초(Rhododendron aureum Georgi)는 강원도 양양군, 인제군, 경북, 평북, 함남 등지에 자란다. 일본, 중국에도 분포한다. 키는 1m 정도이다. 늙은 가지는 회갈색이며 흑갈색 피침형의 비늘잎이 가득 있고, 애가지는 푸르고 털이 있다. 5~6월에 가지끝에서 연한 황색 꽃 5~8개가 산형 또는 취산상으로 달린다. 황산차[Rhododendron lapponicum (L.) Wahlenb. subsp. parvifolium (Adams) T.Yamaz.]는 한강토 평북과 함남북, 중국 동북 지방, 극동러시아, 북미 알래스카 등지에 분포한다. 키는 1~1.5m이다. 줄기 전체에 둥근 선린편이 밀포한다. 잎 표면은 짙은 녹색으로 인모가 있으며, 뒷면은 갈색 비늘조각으로 덮여 있다. 잎은 차로 이용할 수 있다. 5~6월에 적자색 꽃이 가지 끝에 2~5개가 산형으로 달린다.
국표에 등재된 꼬리진달래의 재배 유사종에는 구주 철쭉, 노랑철쭉, 대만철쭉, 둥근잎철쭉, 가시만병초, 선만병초 등 296종이 있다.
2020. 8. 28. 林 山. 2023.1.17. 최종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