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숙은노루오줌

林 山 2020. 10. 13. 16:37

은노루오줌은 처음 만난 것은 2006년 6월 18일이었다. 그전에도 보기는 보았갰지만 이름은 몰랐었다. 당시에는 '이파리는 노루오줌인데 꽃대가 왜 누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숙은노루오줌이었다. 이름의 유래도 그때 알았다. 꽃대가 숙어서 숙은노루오줌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 말이다.  

 

숙은노루오줌(금봉산, 2006. 6. 18)

숙은노루오줌은 장미목 범의귀과 노루오줌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Astilbe koreana (Kom.) Nakai다. 영어명은 코리언 폴스 고츠 비어드(Korean false goat’s beard)이다. 숙은노루오줌을 조선홍승마(朝鮮紅升麻)라고도 한다. 

 

숙은노루오줌의 분포 지역은 한국과 중국 만주 지역, 일본 쓰시마 섬(對馬島) 등이다. 한국에서는 전국의 산지에 자란다. 특히 산지의 응달진 숲 속에서 잘 자란다.

 

숙은노루오줌(용문산, 2006. 7. 2)

숙은노루오줌의 키는 60cm까지 자란다. 줄기에는 갈색의 긴 털이 난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근생엽은 엽병이 길며 2~3회 3출복엽이다. 소엽은 달걀모양 또는 넓은 타원형이며 끝이 길게 뾰족해지고 밑부분이 둔하거나 다소 심장저이며 가장자리에 결각상의 톱니가 있다.

 

꽃은 6~7월에 연한 붉은색으로 피며 원뿔모양꽃차례에 달린다. 흰숙은노루오줌(Astilbe koreana f. albiflora Y.N.Lee)은 흰색 꽃이 핀다. 꽃대가 크고 길어서 옆으로 처지고 꼬불꼬불한 갈색털이 밀생한다. 노루오줌은 꽃줄기 끝이 곧바로 선 형태인 반면 숙은노루오줌은 꽃줄기 끝이 고개를 숙인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숙은’이라는 말이 이름에 붙었다. 꽃받침은 중앙에서 5개로 갈라지며 털이 없다. 꽃잎은 선형이며 연홍색이다. 수술은 10개이고 꽃잎보다 다소 짧다. 꽃밥은 둥글고 암술대는 2개이다. 열매는 꽃받침에 싸이며 끝이 2개로 갈라지는 삭과이다.

 

흰숙은노루오줌(대암산, 2006. 7. 9)

숙은노루오줌의 어린순은 나물로 먹을 수 있다. 연한 잎과 줄기를 데쳐서 무쳐 먹거나 된장국으로 이용한다. 하지만 숙은노루오줌이나 노루오줌 나물을 먹어본 적은 한번도 없다.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 

 

숙은노루오줌(지리산 성제봉, 2006. 7. 23)

숙은노루오줌의 전초(全草)를 본초명 소승마(小升麻), 근경(根莖)을 적승마(赤升麻)라고 한다. 소승마는 가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다. 소승마는 거풍청열(祛風淸熱), 지해(止咳)의 효능이 있어 풍열감모(風熱感冒), 두신동통(頭身疼痛), 해수(咳嗽) 등을 치료한다. 달여서 복용한다. 또는 술에 담가서 복용한다.

 

적승마는 여름, 가을철에 채취하여 수염뿌리, 비늘조각, 융털 등을 제거하고 신선한 것을 쓰거나 햇볕에 말린다. 적승마는 활혈거어(活血祛瘀), 청열해독(淸熱解毒), 진경(鎭痙), 지통(止痛)의 효능이 있어 노상(勞傷), 근골산통(筋骨酸痛), 타박상, 관절통, 위통, 수술 후 동통(手術後疼痛), 독사교상(毒蛇咬傷) 등을 치료한다. 달여서 복용한다. 외용시에는 짓찧어서 바른다. 한의사들은 소승마나 적승마를 거의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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