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던가 꽤 오래전에 꽃 모양은 인동덩굴과 같지만 꽃색만 다른 덩굴을 보고 이름이 궁금했던 적이 있다. 분홍색 꽃 안에 노란색과 흰색 꽃잎이 들어있기에 붉은인동이 아닐까 생각했다.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 사이트에 들어가서 찾아보니 붉은인동이 아니라 잔털인동이었다. 잔털인동은 생태학적인 측면을 고려해서 붙인 이름 같았다. 다시 붉은인동을 찾아보니 잔털인동과는 꽃 모양과 색이 다소 달라 뚜렷하게 구별되었다.
잔털인동은 산토끼꽃목 인동과 인동속의 반상록활엽의 덩굴성 관목이다. 영어명은 다우니 골든&실버 허니서클(Downy golden-and-silver honeysuckle)이다. 학명은 Lonicera japonica f. chinensis Hara이다. 잔털인동을 버들잎인동덩굴. 섬인동이라고도 한다.
잔털인동은 전국의 산야에서 자란다. 1차식생이며 울폐된 숲에서는 나무에 기어올라 자란다. 내한성이 강하고, 건조한 곳에서도 충분한 햇볕만 받으면 생육이 왕성하다.
잔털인동은 5m까지 뻗는다. 줄기가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가고, 일년생가지는 적갈색이며 털이 거의 없고 속이 비어 있다. 잎은 넓은 피침형 또는 난상 타원형이며 예두이다. 또는 끝이 둔한 예두이고 원저이며 톱니가 없다. 잎가장자리에는 털이 있다. 늦게 난 잎은 때로 상록으로 월동하기도 한다.
꽃은 6~8월에 피고 1~2개씩 잎겨드랑이에 달리며 포는 타원형 또는 달걀모양이다. 상순이 반 이상 갈라지며 겉에 홍색이 돈다. 꽃받침은 털이 없고 열편은 털이 있다. 꽃부리는 백색에서 황색으로 된다. 판통 안쪽에는 밀모가 있고 끝이 5개로 갈라진다. 그 중 1개가 깊게 갈라져서 뒤로 말린다. 5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있다. 열매는 둥글고, 9~10월에 흑색으로 익는다.
유사종에는 털인동과 붉은인동이 있다. 털인동의 학명은 Lonicera japonica var. repens (Siebold) Rehder이다. 새로 자란 가지와 잎에 갈색털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꽃은 백색에서 황색으로 된다. 붉은인동의 학명은 Lonicera japonica for. rubra이다. 붉은 꽃이 피는 것이 특징이다.
잔털인동은 꽃이 특이하고 아름다워서 척악지 녹화 또는 아치 등에 감아 올리는 경계용 생울타리로도 적당하다. 밀원으로도 이용된다. 줄기나 꽃은 청열해독, 지혈, 이뇨 등의 효능이 있어 발열, 종기, 창독, 맹장염 등을 치료한다. 약으로 쓸 때는 탕으로 하여 사용하며, 술을 담가서도 쓴다. 외상에는 짓이겨 붙인다.
잔털인동은 금은화(金銀花)가 아니다. 금은화는 인동덩굴(Lonicera japonica Thunb), 홍선인동(紅腺忍冬, Lonicera hypoglauca Miquel), 산은화(山銀花, Lonicera confusa DC.), 모화주인동(毛花柱忍冬, Lonicera dasystyla Rehd.)의 꽃봉오리를 건조한 것이다. 따라서 한의사들은 거의 쓰지 않는다.
2020.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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