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분홍부추

林 山 2021. 2. 17. 18:53

충주시 살미면 용천리 481-1번지에는 조선 숙종 때 문장가인 함월(涵月) 최응성(崔應聖) 고택(충북유형문화재 제87호)이 있다. 최응성의 생가인 이 고택은 원래 살미면 무릉리에 있었으나 충주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놓이게 되자 지금의 용천리로 이건했다. 고택에는 각종 야생화를 기르고 있어 가끔 들르곤 한다. 2020년 9월 30일 고택에 들렀을 때는 마침 화분에 키우는 흰꽃나도사프란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흰꽃나도사프란 바로 옆에는 분홍부추와 무늬분홍부추 꽃도 예쁘게 피어 있었다. 시중에서는 분홍부추를 향부추, 무늬분홍부추를 무늬향부추로 부른다. 분홍부추와 무늬분홍부추는 산림청의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도 등재되어 있지 않은 식물이다. 산림청에 좀 분발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적어도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이라면 한국에 있는 식물에 대해서는 일반인들보다 먼저 관련 정보를 파악하고 있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분홍부추(충주 최응성고택, 2020. 9. 30)

분홍부추는 아스파라거스목 수선화과 툴바기아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툴바기아 비올라세아(Tulbaghia violacea)이다. 영어명은 소사이어티 갈릭(society garlic) 또는 핑크 애거팬서스(pink agapanthus), 와일드 갈릭(wild garlic), 스윗 갈릭(sweet garlic), 스프링 벌브스(spring bulbs), 스프링 플라워즈(spring flowers)이다. 중국명은 즈쟈오화(紫娇花)이다. 꽃말은 '마음에 아로새기다, 마음에 담다'이다. 

 

분홍부추의 원산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콰줄루나탈 주와 케이프 주이다. 탄자니아와 멕시코도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한국을 비롯해서 중국, 일본에서는 귀화식물이다. 한국에서는 관상용으로 많이 재배한다. 

 

분홍부추는 인경(鱗莖)에서 실뿌리가 나온다. 인경에서 잎과 꽃대가 나온다. 키는 60cm 정도까지 자란다. 잎은 좁고 길며, 특유의 향이 난다. 꽃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보라색으로 핀다. 분홍부추의 품종에는 크림색의 잎을 가진 퍼플 아이(Purple Eye)와 실버 레이스(Silver Lace)가 있다. 이 품종을 한국에서는 무늬분홍부추라고 부른다, 

 

 

무늬분홍부추(충주 최응성고택, 2020. 9. 30)

분홍부추의 잎은 향신료와 마늘 대용으로 쓴다. 중국에서는 볶아서도 먹고, 무쳐서도 먹으며, 탕으로 끓여서도 먹는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줄루족(Zulu)은 분홍부추의 잎과 꽃을 채소로 먹거나 고기와 감자 요리에 양념으로 넣는다. 

 

분홍부추는 항진균제로서의 효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는 관상동맥 질환인 흉비심통(胸痹心痛), 하얀 고름이나 피가 대변에 섞여 나오는 적백이질(赤白痢疾)에 쓴다. 부추 대용으로 쓸 수도 있다. 한의사들은 거의 안 쓴다. 

 

2021. 2. 17.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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