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8천만 호주달러, 약 686억원) 10일째인 2월 17일 오후 5시 30분 로드 레이버 어리너에서 열린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 5위)가 '스페인의 황소' 라파엘 나달(스페인, 2위)을 잡고 대망의 준결승에 진출했다. 차세대 빅3 치치파스는 나달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0-2로 뛰지다가 내리 3세트를 따내며 3-2(3-6, 2-6, 7-6, 6-4, 7-5)로 극적인 대역전승을 거뒀다. 치치파스는 준결승 진출 상금 85만 호주달러(7억3천만 원)도 확보했다.
치치파스가 1, 2세트를 3-6, 2-6으로 무력하게 내줄 때만 해도 '흙신' 나달이 호주 오픈 5경기 연속 3-0 승리를 거두며 4강에 올라가는 듯했다. 그러나 치치파스는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7(7)-6(4)으로 이기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4세트가 운명의 세트였다. 치치파스는 4세트 게임 스코어 4-4에서 이날 처음 나달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7-6으로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5세트에서도 치치파스와 나달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며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치치파스는 게임 스코어 5-5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한 포인트도 따내지 못한 나달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어진 치치파스의 서브 게임에서도 접전이 펼쳐졌다. 나달은 게임 스코어 40-40 듀스 상황에서 포핸드 발리가 네트에 걸렸고, 매치 포인트를 잡은 치치파스는 강력한 원 핸드 백핸드 위너를 상대 코트에 꽂아넣으면서 4시간 5분의 대접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에서 사상 최초로 21번째 우승을 달성하려던 나달의 꿈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은 나달과 로저 페더러가 함께 보유한 20회다.
치치파스는 준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4위)와 대망의 결승 진출권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이번 대회 남자 단식 4강은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1위)-아슬란 카라체프(러시아, 114위), 메드베데프-치치파스의 대결로 열리게 됐다.
메드베데프는 앞서 열린 8강전에서 안드레이 루블료프(러시아, 7위)를 3-0(7-5, 6-3, 6-2)으로 완파하고 4강에 올랐다. 치치파스와 메드베데프의 상대 전적은 메드베데프가 5승 1패로 앞서 있다. 그러나 최근 대결인 2019년 11월 남자 프로테니스(ATP) 파이널스에서는 치치파스가 2-0(7-6, 6-4)으로 이겼다.
조코비치와 카라체프의 4강전은 18일 오후 5시 30분 로드 레이버 어리너에서 열린다. 조코비치와 카라체프는 이번이 첫 맞대결이다. 치치파스-메드베데프을 준결승은 2월 19일 오후 5시 30분 로드 레이버 어리너에서 펼쳐진다. 남자 단식 결승은 대회 마지막 날인 2월 21일에 열린다.
치치파스와 메드베데프는 나란히 자신의 세 번째 메이저 대회 단식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메드베데프는 2019 US 오픈 준우승, 2020 US 오픈 4강에 이어 세 번째 메이저 대회 4강이다. 치치파스는 2019 호주 오픈과 2020 프랑스 오픈에서 4강까지 진출한 것이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다. 메드베데프는 25세로 20대 중반, 치치파스는 22세로 20대 초반이다.
오전 9시 로드 레이버 어리너에서 열린 여자 단식 8강전에서는 예상을 뒤엎고 카롤리나 무호바(체코, 25위)가 애슐리 바티(호주, 1위)에게 2-1(1-6, 6-3, 6-2) 역전승을 거두고 생애 처음 메이저 대회 단식 4강에 진출했다. 무호바는 2월 18일 로드 레이버 어리너에서 열리는 준결승에서 제시카 페굴라(미국, 61위)에게 2-1(4-6, 6-2, 6-1) 역전승을 거두고 올라온 제니퍼 브래디(미국, 22위)와 결승 진출권을 놓고 맞대결을 벌인다.
2019년 9월 서울에서 열린 여자 프로테니스(WTA) 투어 코리아 오픈 우승자 무호바는 2019 윔블던 8강이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었으나 이날 승리로 생애 처음 4강에 올랐다. 2019 프랑스 오픈 우승자 바티는 1978년 크리스 오닐 이후 43년 만에 호주 오픈 여자 단식을 제패할 호주 선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25세인 바티는 2019 호주 오픈에서 8강, 2020 호주 오픈 4강까지 진출한 바 있다. 올해도 8강 문턱을 넘지 못하고 짐을 쌌다.
1974년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킴 페굴라의 딸인 제시카 페굴라는 이날 브래디에게 패해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1세트는 페굴라가 6-4로 먼저 선취했다. 반격에 나선 브래디는 2세트를 6-2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3세트 들어서 페굴라는 상대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했으나 이후 연달아 6게임을 내주면서 패하고 말았다. 브래디는 2020 US 오픈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메이저 대회 단식 4강에 진출했다.
2021 호주 오픈 여자 단식 4강은 무호바-브래디, 오사카 나오미(일본, 3위)-서리나 윌리엄스(미국, 11위)의 대결로 압축됐다. 무호바와 브래디는 2019년 한 차례 만나 무호바가 승리했고, 오사카와 윌리엄스 상대 전적은 오사카가 2승 1패로 앞서 있다. 세계 랭킹이나 메이저 대회 우승 경력으로 볼 때 오사카와 윌리엄스의 4강전이 사실상의 결승전이라고 할 수 있다. 오사카-윌리엄스의 준결승은 2월 18일 낮 12시 로드 레이버 어리너에서 열린다. 여자 단식 결승은 2월 20일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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