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결점 테니스'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1위)가 멜번 파크에서 열리는 2021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8천만 호주달러, 약 686억원)에서 대망의 결승에 진출했다. 대회 11일째인 2월 18일 5시 30분 로드 레이버 어리너에서 벌어진 남자 단식 준결승 첫 경기에서 1번 시드 조코비치는 예선을 거쳐 4강까지 올라온 아슬란 카라체프(러시아, 114위)를 1시간 53분 만에 3-0(6-3, 6-4, 6-2)으로 완파하고 대망의 결승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카라체프는 애초에 조코비치의 상대가 안 됐다. 조코비치는 1세트 카라체프의 4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6-3으로 세트를 가볍게 따내 승기를 잡았다. 카라체프는 긴장한 듯 잦은 실책과 더블 폴트를 범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2세트에 들어서도 조코비치는 게임 스코어 5-3으로 앞서갔다. 심기일전한 카라체프는 조코비치가 세트 포인트를 잡은 상황에서 무려 32차례의 랠리를 주고받는 공방전 끝에 듀스를 만드는 투혼을 발휘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두 차례 더 듀스를 기록했지만 2세트를 가져간 선수는 결국 조코비치였다.
3세트에 접어들자 카라체프의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조코비치는 발이 무거워진 카라체프를 몰아붙여 3세트 상대 첫 게임부터 브레이크해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조코비치는 전의를 상실한 카라체프에게 단 2게임만 허용한 채 3세트마저 6-2로 따내며 완승을 거두었다.
조코비치는 이날 경기 승리와 함께 결승전 진출 상금 150만 호주달러(12억9천만원)도 확보했다. 우승 상금은 275만 호주달러(23억9천만원)이다. 조코비치는 2월 21일 열리는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4위)-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 5위) 준결승전 승자와 우승컵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메드베데프-치치파스의 준결승전은 2월 19일 오후 5시 로드 레이버 어리너에서 열린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호주 오픈 남자 단식 3연패를 이룬다. 현재 조코비치는 호주 오픈 남자 단식에서 통산 8회 우승으로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 라파엘 나달(스페인, 2위)이 8강전에서 치치파스에게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조코비치는 호주 오픈 우승 전망이 한층 더 밝아졌다.
한편 카라체프는 예선을 거쳐 준결승까지 진출함으로써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카라체프는 예선 통과 선수로는 21년 만에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4강 진출, 44년 만에 호주 오픈 남자 단식 4강 진출이라는 진귀한 기록을 남기고 퇴장했다.
한편, 낮 12시 로드 레이버 어리너에서 열린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는 2018 US 오픈, 2019 호주 오픈, 2020 US 오픈 우승자 오사카 나오미(일본, 3위)가 살아있는 전설 서리나 윌리엄스(미국, 1위)를 2-0(6-3, 6-4)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오사카는 1세트 자신의 첫 서브 게임에서 긴장한 듯 실책 3개를 범하며 게임을 내줬다. 하지만 곧 안정을 되찾은 오사카는 게임 스코어 0-2로 뒤진 상황에서 5게임을 연달아 가져가며 5-2로 앞선 뒤 결국 6-3으로 1세트를 따냈다.
오사카는 이날 경기에서 몸이 무거워 순발력이 떨어지는 윌리엄스를 많이 뛰어다니게 하는 전략으로 나왔다. 윌리엄스는 오사카의 전략에 속수무책이었다. 오사카는 파워에서도 윌리엄스를 압도했다.
2세트에서 오사카는 윌리엄스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한 데 이어 두 번째 게임에서는 시속 193㎞를 넘나드는 서브 에이스를 두 번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2-0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오사카는 2세트 4-3에서 맞은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더블 폴트를 3번이나 범해 4-4 동점을 허용했다.
위기 상황에서 오사카는 윌리엄스의 서브 게임을 상대 코트 좌우 깊은 곳에 떨어지는 스트로크로 공략하며 러브 게임으로 브레이크해 게임 스코어 5-4로 앞서나갔다. 승기를 잡은 오사카는 마지막 게임도 러브 게임으로 따내며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번 대결에서 승리한 오사카는 윌리엄스와의 상대 전적에서 3승 1패로 앞서게 됐다. 윌리엄스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마거릿 코트(은퇴, 호주)가 보유한 메이저 대회 남녀 단식 최다 우승 기록(24회)과 동률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 패배로 기록 달성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2017년 출산 뒤 첫 메이저 대회 우승도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앞서 열린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는 제니퍼 브래디(미국, 22위)가 카롤리나 무호바(체코, 25위)를 2-1(6-4, 3-6, 6-4)로 꺾고 생애 첫 그랜드슬램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이날 승리로 브래디는 지난 2019년 8월 프라하 오픈 16강전에서 무호바에 당한 패배를 설욕하고 상대 전적에서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결승에서 만난 오사카와 브래디는 여자 단식 우승컵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여자 단식 결승전은 2월 20일 오후 5시 30분 로드 레이버 어리너에서 열린다. 브래디는 오사카와의 상대 전적에서 1승 2패로 뒤져 있다. 2014년 오사카와의 첫 맞대결에서 승리릴 거둔 브래디는 이후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최근 맞대결은 2020 US 오픈 준결승으로 당시 브래디는 오사카와 접전 끝에 1-2로 패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오사카가 우승하면 통산 4번째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 기록을 세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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