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약 3,447만유로, 약 470억원) 본선 5일째인 6월 3일 오후 6시 파리의 스타드 롤랑 가로 10번 코트에서 벌어진 2회전 경기에서 한국의 에이스 권순우(91위)가 안드레아스 세피(98위, 이탈리아)를 2시간 38분만에 3-0(6-4, 7-5, 7-5)으로 격파하고 3회전 진출에 성공했다.
세피를 물리침으로써 권순우는 생애 처음 그랜드 슬램 대회 남자 단식 32강전에 진출했다. 지금까지 권순우의 최고 성적은 2020 US 오픈 2회전 진출이었다.이날 승리로 권순우는 3회전(32강전) 진출 상금 11만3천 유로(1억5천3백만 원)를 확보했다.
권순우는 3회전에서 강호 마테오 베레티니(9위, 이탈리아)와 만난다. 두 선수는 이번 3회전 경기가 첫 대결이다. 196cm의 장신 베레티니는 2회전에서 페데리코 코리아(아르헨티나)를 3-0(6-3, 6-3, 6-2)으로 완파하고 올라왔다. 베레티니의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고 성적은 2019년 US 오픈 4강전 진출이다. 프랑스 오픈에서는 이번 3회전 진출이 자신의 최고 성적이다.
베레티니와의 대결을 앞두고 권순우는 “세계 10위 안에 있는 선수이고, 쉬운 상대가 아니다. 하지만 어떤 선수와 붙든 다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겨서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권순우가 3회전에서 베레티니까지 이기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 16강에 오르게 된다. 롤랑 가로에서는 2004년과 2005년 이형택, 2017년 정현이 3회전까지 진출한 것이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이다.
권순우는 1세트 초반부터 세피를 강하게 몰아붙이며 공격적 플레이를 펼쳤다. 스트로크에 있어서도 세피에 결코 밀리지 않았다. 권순우는 1회전에서 풀 세트 접전을 치르느라 다리가 무거워진 세피를 간간이 드롭샷까지 구사하며 공략해 값진 승리를 거뒀다.
권순우는 두 번째 서브 득점률(73%-45%)과 리시브 포인트(56-26)에서 세피를 압도하며 승기를 잡았다. 서브 에이스에서는 6-17로 세피에게 크게 뒤졌지만, 위너 포인트에서는 40-40으로 동률을 이뤘으며, 범실에서는 29-45개로 권순우가 오히려 더 적었다.
한편, 우승 후보 0순위 '무결점 테니스' 노박 조코비치(1위, 세르비아)와 '클레이 코트의 제왕' 라파엘 나달(3위, 스페인),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8위, 스위스)도 상대 선수들을 제압하고 3회전 대열에 합류했다. 밤 9시 30분 쉬잔느 랑글랑 코트에서 열린 2회전 경기에서 노박 조코비치는 파블로 쿠에바스(우루과이)를 3-0(6-3, 6-2, 6-4)으로 완파하고 빅3 중 가장 먼저 3회전에 진출했다. 조코비치는 마치 연습 경기를 벌이듯 쿠에바스를 몰아붙이면서 무결점 테니스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11시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열린 본선 2회전에서 로저 페더러는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를 3-1(6-2, 2-6, 7-6, 6-2)로 이겼다. 페더러는 1세트를 6-2로 가볍게 따냈지만, 2세트는 칠리치의 선전으로 2-6으로 내줬다. 세트 스코어 1-1 상황에서 3세트는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페더러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3세트를 7(7)-6(4)으로 따냈다. 이어 전성기 '테니스 황제' 시절의 페이스를 되찾은 페더러는 4세트를 6-2로 가볍게 따내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국 시간으로 6월 4일 새벽 4시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열린 경기에서 '스페인의 황소' 라파엘 나달(3위, 스페인)은 리샤르 가스케(프랑스)를 3-0(6-0, 7-5, 6-2)으로 제압했다. 나달은 1세트를 6-0으로 따내면서 '흙신'으로서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2세트에서는 가스케의 강서브에 이은 빨랫줄 스트로크가 작렬하면서 세트를 잃을 수도 있는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나달은 '클레이 코트의 제왕'다운 노련한 플레이로 2세트를 7-5로 이긴 뒤 3세트마저 6-2로 따내면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디에고 슈왈츠먼(10위, 아르헨티나)은 14번 코트에서 열린 2회전 경기에서 알야즈 베데네(슬로베니아)를 3-0(6-4, 6-2, 6-4), 야닉 시너(18위, 이탈리아)는 시몬느 마튜 코트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지안루카 마게르(이탈리아)를 3-1(6-1, 7-5, 3-6, 6-30로 꺾고 3회전에 올라갔다.
한편, 여자 단식도 본선 2회전 경기가 이어졌다. 오후 6시 쉬잔느 랑글랑 코트에서 열린 여자 단식 2회전 경기에서 엘리나 스비톨리나(5위, 우크라이나)는 앤 리(미국)를 2-0(6-0, 6-4), 같은 시간 14번 코트에서 벌어진 경기에서는 소피아 케닌(4위, 미국)이 헤일리 밥티스트(미국)를 2-0(7-5, 6-3)으로 격파하고 3회전에 진출했다.
우승 후보 0순위로 일컬어지던 애슐리 바티(1위, 호주)는 오후 7시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마그다 리네트(폴란드)와 경기 도중 세트 스코어 0-1, 2세트 게임 스코어 2-2 상황에서 부상으로 기권했다. 리네트에게는 행운이었다. 바티-리네트 전에 이어 8시 15분 같은 코트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카롤리나 플리스코바(9위, 체코)가 슬로안 스티븐스(미국)에게 0-2(5-7, 1-6)으로 패해 3회전 진출이 좌절됐다. .
2020 프랑스 오픈 팸피언 이가 슈비온텍(8위, 폴란드)은 밤 11시 15분 시몬느 마튜 코트에서 벌어진 2회전에서 레베카 피터슨(스웨덴)을 2-0(6-1, 6-10으로 완파하고 3회전에 올라갔다. 슈비온텍의 프랑스 오픈 2연패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10대 소녀 코리 가우프(24위, 미국)는 밤 9시 15분 7번 코트에서 열린 경기에서 왕치앙(중국)을 2-0(6-3, 7-6)으로 물리치고 3회전 대열에 합류하면서 10의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6월 4일부터는 남녀 단식 3회전 경기가 시작된다. 남자부 3회전 첫날 경기에는 다닐 메드베데프(2위, 러시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5위, 그리스), 알렉산더 츠베레프(6위, 독일) 등 차세대 빅3가 모두 출전한다. 경기 일정은 다음과 같다. 오후 8시 15분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는 알렉산더 츠베레프-라슬로 제레(세르비아), 밤 9시 15분 쉬잔느 랑글랑 코트에서는 다닐 메드베데프-렐리 오펠카(32위, 미국)의 대결이 펼쳐진다. 이튿날 새벽 4시에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는 스테파노스-존 이스너(31위, 미국)의 3회전이 열린다.
여자부 3회전 주요 경기 일정은 다음과 같다. 오후 6시 시몬느 마튜 코트에서는 아리나 사바렌카(3위, 벨라루스)-아나스타샤 파블류첸코바(31위, 러시아), 7시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는 빅토리아 아자란카(15위, 벨라루스)-매디슨 키스(23위, 미국)의 대결이 벌어진다. 밤 11시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는 '살아있는 전설' 서리나 윌리엄스(8위, 미국)-다니엘 로즈 콜린스(미국)의 경기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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