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벌깨덩굴 '메기'

林 山 2021. 6. 15. 19:40

앵초가 피어날 무렵 숲속에는 벌깨덩굴 꽃도 피어나기 시작한다. 벌깨덩굴의 '벌'은 '벌판, '깨'는 '들깨, 참깨'의 '깨'다. 벌깨덩굴의 잎은 들깨잎, 꽃은 참깨 꽃을 닮았다. 그래서 벌깨덩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벌깨덩굴은 꽃이 활짝 피었을 때 보면 덩굴성 식물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꽃이 시든 뒤에 가지가 나오는데, 이 가지는 덩굴을 이루어 사방으로 뻗어나간다. 덩굴 가지가 땅에 닿으면 바로 뿌리를 내려 번식을 한다. 하지만 담쟁이덩굴처럼 퍼지지는 않는다.  

 

벌깨덩굴(남양주 예봉산, 2021. 4. 10)

벌깨덩굴은 통화식물목 꿀풀과 벌깨덩굴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미하니아 우르티시폴리아 (미쿠엘.) 마키노[Meehania urticifolia (Miq.) Makino]이다. 영어명은 네틀-리프 민트(Nettle-leaf mint), 일어명은 라쇼몽가즈라(ラショウモンカズラ, 羅生門葛), 중국명은 치엔마예롱터우차오(荨麻叶龙头草)이다. 벌깨덩굴을 줄방아나물이라고도 한다. 꽃말 '순결', '존엄'이다. 또 꽃이 벌어진 모양이 메기와 같다고 해서 '메기'라는 꽃말도 있다.

 

벌깨덩굴은 전 세계적으로 약 7종이 있는데, 북아메리카 동부에 자생하는 1종을 제외한 나머지 6종은 모두 아시아 지역에 분포한다. 한국에는 벌깨덩굴속에 벌깨덩굴 한 분류군만 자란다. 벌깨덩굴의 분포지는 한국을 비롯해서 중국 동북부, 일본, 러시아 등이다. 한국에서는 전국의 산지에 자생한다. 특히 산골짝 음지에서 자란다.

 

벌깨덩굴(남양주 예봉산, 2015. 4. 19)

벌깨덩굴의 뿌리는 옆으로 뻗은 줄기의 마디에서 내린다. 원줄기는 사각형이며, 긴털이 드문드문 있고, 옆으로 뻗는다. 마디에서 뿌리가 내려 다음해의 꽃대로 된다. 화경은 높이 15~30cm로서 5쌍 정도의 잎이 달린다. 잎은 마주나기하고 엽병이 있으며, 삼각상 심장형 또는 난상 심장형이다. 잎 끝은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덩굴의 잎은 지름이 10cm에 달하며, 윗부분의 잎은 엽병이 없다.

 

벌깨덩굴(남양주 예봉산 세정사계곡, 2022. 4. 23)

은 3~5월에 자주색으로 핀다. 화경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 큰 순형화가 한쪽을 향해 4개 정도 달리며, 꽃받침은 길이 1cm정도로서 끝이 5개로 갈라진다. 꽃부리는 자줏빛이 돌고, 길이 4~5cm이다. 판통은 길고 갑자기 부푼다. 아래쪽 꽃잎의 중앙열편은 특별히 크고, 측열편과 더불어 짙은 자주색 반점이 있으며, 긴 백색 털이 있다. 4개의 수술 중 2개가 길다. 열매는 분과로 좁은 거꿀달걀모양이며, 잔털이 드문드문 있다. 종자는 7~8월에 결실한다.

 

벌깨덩굴(포천 국립수목원, 2022. 5. 8)

벌깨덩굴의 유사종에는 흰벌깨덩굴, 붉은벌깨덩굴 등이 있다. 흰벌깨덩굴의 학명은 Meehania urticifolia f. leucantha Hara이다. 흰색 꽃이 핀다. 붉은벌깨덩굴의 학명은 Meehania urticifolia f. rubra T.B.Lee이다. 붉은색 꽃이 핀다.

 

벌깨덩굴(남양주 예봉산, 2013. 5. 10)

벌깨덩굴은 낙엽수의 아래에 심으면 좋으며, 반그늘진 곳의 지피식물로도 좋다. 옆으로 뻗는 줄기를 이용해서 넓은 화분에 초물분재로 가꾸어 감상해도 좋다.

 

벌깨덩굴의 어린 순은 나물로 먹는다. 봄에 연한 잎과 줄기를 데쳐서 나물로 먹거나 된장이나 간장, 고추장에 무쳐 먹는다. 꽃에는 양질의 꿀이 많아 밀원식물로도 가치가 있다. 염료용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염료로 이용되었다는 기록은 없다. 실험 결과 매염제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다양한 색을 얻을 수 있으며, 반복 염색하면 짙을 색을 낼 수 있다.

 

2021. 6. 15. 林 山. 2022.5.17. 최종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