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어린 시절의 슬픔' 앵초(櫻草)

林 山 2021. 6. 14. 21:06

4월 초순이 지나면 깊은 산 계곡에는 분홍색 앵초(櫻草) 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분홍색 옷을 곱게 차려입은 새색시가 수줍게 미소를 띤 채 다소곳이 앉아 있는 모습이다. 앵초처럼 귀엽고, 예쁜 꽃이 있을까? 앵초처럼 앙증맞은 꽃이 또 있을까? 산길을 가다가 앵초꽃을 만나면 걸음을 멈추고 하염없이 바라보게 된다. 

 

앵초(남양주 예봉산, 2021. 4. 10)

앵초는 앵초목 앵초과 앵초속의 숙근성 여러해살이풀로 관화식물이다. 앵초는 꽃이 앵두나무(樱) 꽃을 닮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다. 또, 벚꽃(樱)처럼 생겨서 앵초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 

 

앵초(충주시 노은면 물탕골, 2022. 4. 16)
앵초(남양주 예봉산, 2016. 4. 17)

앵초의 학명은 푸리뮬러 지볼디 이. 모렌(Primula sieboldii E.Morren)이다. 영어명은 프림로즈(primrose), 일어명은 사쿠라소우(サクラソウ, 桜草)이다. 중국명은 잉차오(樱草) 또는 빠오춘화(报春花), 니엔징화(年景花), 쓰지바오춘(四季报春)이다. 앵초를 프리뮬라(Primula), 풍륜초(風輪草), 취란화(翠蘭花), 우취란화, 깨풀, 연앵초, 앵채라고도 한다. 꽃말은 ’행운‘, ’젊은 날의 슬픔‘, ‘행복의 열쇠’, ‘가련이다. 

 

앵초(남양주 예봉산, 2015. 4. 19)

앵초는 한국을 비롯해서 일본, 중국 동부, 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한다. 일본에서는 앵초 자생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전국 각지의 산지에 자생한다. 특히 냇가 근처 습지, 습기가 많은 계곡에서 잘 자란다. 앵초속 식물들은 주로 고산지대나 고위도 지역에 분포하는 북방계 식물이다.

 

앵초(남양주 예봉산, 2015. 4. 19)

앵초의 뿌리는 짧은 근경이 옆으로 비스듬히 서며, 잔뿌리가 내린다. 줄기 전체에 부드러운 털이 있다. 잎은 뿌리에 모여나기하는데, 엽병은 엽신보다 1~4배 길며, 연한 털이 있다. 엽신은 달걀모양 또는 타원형이며, 털이 있고 표면에 주름이 진다. 앞 가장자리가 얕게 갈라지고, 열편에 톱니가 있다.

 

앵초(남양주 예봉산, 2015. 4. 19)

은 4월에 분홍색 또는 홍자색으로 핀다. 꽃대는 높이 15~40cm로서 털이 있으며, 끝에 7~20개의 꽃이 산형으로 달린다. 총포조각은 피침형이다. 꽃자루는 길이 2~3cm로서 돌기같은 털이 산생한다. 꽃받침은 통형이고 길이 8~12mm로서 5개로 갈라진다. 열편은 피침형이고 끝이 뾰족하다. 꽃부리는 지름 2~3cm이고, 판통은 길이 10~13mm로서 끝이 5개로 갈라져 수평으로 퍼지며 끝이 파진다. 열매는 삭과이다. 삭과는 원추상 편구형이고, 지름은 5mm 정도이다.

 

앵초(남양주 예봉산, 2015. 4. 19)

앵초는 꽃이 아름다워서 관상 가치가 매우 높다. 정원의 화단이나 암석정원에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화분에 심기도 한다. 앵초는 원예종으로도 많이 개발되었다. 앵초의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 데쳐서 된장이나 간장에 무쳐 먹거나 된장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앵초(남양주 예봉산, 2015. 4. 19)
앵초(남양주 예봉산 세정사계곡 , 2022. 4. 23)

앵초의 뿌리(根) 및 근경(根莖)을 앵초근(櫻草根)이라 하며 민간에서 약용한다. 8~9월에 채취하여 깨끗이 씻어서 햇볕에 말린다. 화담지해(化痰止咳)의 효능이 있어 담옹해수(痰壅咳嗽) 등의 증상을 치료한다. 달여서 복용한다. 한의사들은 약리 작용이 미약해서 임상에서 거의 쓰지 않는다. 

 

앵초(포천 국립수목원, 2022. 5. 8)
앵초(남양주 예봉산, 2013. 5. 1 0)

앵초의 유사종에는 설앵초(雪櫻草, Alpine-modest primrose), 좀설앵초(화태설취란화, Sakhalin primrose), 큰앵초, 털큰앵초, 돌앵초(Rock primrose) 등이 있다. 설앵초의 학명은 Primula modesta var. hannasanensis T.Yamaz.이다. 제주도와 전라남북도, 경상남도, 평안북도, 함경북도 등 높은 산지에서 자생한다. 꽃은 5~6월 담자색으로 핀다. 잎은 주걱모양의 근출총생엽이다. 좀설앵초의 학명은 Primula sachalinensis Nakai이다. 설앵초에 비해 식물체가 작고, 잎은 좁은 도피침형으로 가장자리에 톱니가 거의 없다. 잎 뒷면에 황색 가루가 붙어 있다. 꽃은 7~8월에 연한 보라색으로 핀다. 큰앵초의 학명은 Primula jesoana Miq.이다. 잎이 당단풍나무 잎 모양인데, 손바닥 모양으로 얕게 갈라진다. 꽃은 7~8월에 홍자색으로 핀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 털큰앵초의 학명은 Primula jesoana var. pubescens (Takeda) Takeda & Hara이다. 화경과 엽병에 긴 털이 많다. 꽃은 7~8월에 홍자색으로 핀다. 돌앵초의 학명은 Primula saxatilis Kom.이다. 함경도 산지의 바위틈에 자생한다. 꽃은 5~6월에 연한 자주색으로 핀다. 

 

2021. 6. 14. 林 山. 2022.5.17. 최종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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