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메드베데프 3-0으로 1위 노박 조코비치 완파
차세대 선두주자 다닐 메드베데프(2위, 러시아)가 2021 US 오픈 남자 단식을 제패하며, 감격적인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메드베데프는 9월 1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플러싱 메도스 코로나 파크 USTA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US 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5천750만 달러, 약 674억원) 남자 단식 결승에서 노박 조코비치(1위, 세르비아)를 2시간 15분 만에 3-0(6-4, 6-4, 6-4)으로 완파했다. 메드베데프는 우승컵과 함께 상금 250만 달러(약 29억3000만 원)를 받았다.
메드베데프는 2019년 US 오픈, 2021 호주 오픈에 이어 세 번째로 진출한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날 경기 승리로 메드베데프는 2021 호주 오픈 결승에서 조코비치에게 당한 0-3(5-7, 2-6, 2-6) 패배를 되갚았다.
현역 20대 나이 선수의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우승은 2020 US 오픈 도미니크 팀(6위, 오스트리아) 이후 이번 메드베데프가 두 번째다. 팀은 1993년생 28살, 메드베데프는 1996년생 25살이다. 또 러시아 선수가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에서 우승한 것은 2005 호주 오픈에서 마라트 사핀 이후 16년 만이다.
52년 만에 대기록 달성의 기대를 모았던 조코비치는 이날 경기 패배로 캘린더 이어 그랜드 슬램(Calendar Year Grand Slam, 캘린더 그랜드 슬램) 도전이 좌절됐다. 올해 앞서 열린 2021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윔블던 챔피언쉽을 제패한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할 경우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 이후 52년 만에 한 해에 4대 메이저 대회를 휩쓰는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마지막 관문에서 메드베데프라는 시베리아 태풍을 만나 실패하고 말았다. 조코비치는 준우승 상패와 함께 상금 125만 달러(약 14억3천만 원)를 받았다.
조코비치는 올해 올림픽 금메달과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휩쓰는 골든 슬램(Golden Slam)을 달성 여부를 두고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2020 도쿄 올림픽 준결승에서 차세대 주자 알렉산더 츠베레프(4위, 독일)에게 1-2로 패함으로써 골든 슬램 달성 기회는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이어 캘린더 그랜드 슬램의 꿈마저 좌절됨으로써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34세로 2022년에 30대 중반을 넘어서는 조코비치가 다시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한편, 조코비치가 이번 대회를 제패하면 메이저 대회 우승 21회로 라파엘 나달(5위, 스페인)과 로저 페더러(9위, 스위스)를 제치고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 패배로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 달성도 해를 넘기게 됐다.
또 2018년 이후 3년 만에 US 오픈 패권 탈환을 노렸던 조코비치의 꿈도 무산됐다. 조코비치는 2020 US 오픈 남자 단식 16강전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12위, 에스빠냐)와의 경기에서 선심에게 공을 맞혀 실격패한 바 있다. 당시 실격패한 경기장도 아서 애시 스타디움이었다.
조코비치는 이날 결승을 앞두고 "생애 마지막 경기처럼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며 총력전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경기 초반부터 메드베데프에게 끌려다니는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반면에 20대의 메드베데프는 펄펄 날았다.
메드베데프는 198cm의 장신에서 내려꽂는 강서브를 주무기로 1세트 조코비치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게임 스코어 2-0으로 달아난 메드베데프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착실히 지켜 1세트를 6-4로 따냈다. 조코비치는 1세트 내내 단 한 번의 브레이크 포인트도 잡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이때만 하더라도 조코비치의 패배를 예상하기는 어려웠다. 왜냐하면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3회전부터 준결승까지 네 경기 연속 1세트를 먼저 내주고 역전승했기 때문이었다.
2세트 들어서 조코비치는 메드베데프의 첫 서브 게임을 40-0으로 앞서가며 트리플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잡았다. 역전승의 드라마가 시작되려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조코비치가 상대의 포핸드 위너와 서브 에이스, 실책으로 브레이크 기회를 날리자 분위기는 메드베데프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조코비치도 메드베데프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브레이크 기회를 살리지 못한 조코비치는 라켓을 코트 바닥에 여러 차례 내리치면서 자신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했다. 이어 자신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당한 조코비치는 5번의 브레이크 기회를 모두 놓치고 2세트도 4-6으로 내줬다.
3세트에서는 메드베데프가 게임스코어 4-0까지 앞서며 조코비치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조코비치는 3세트 게임 스코어 2-5에서 처음으로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4-5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메드베데프는 강서브를 퍼부으며 자신의 마지막 서브 게임을 따내고 대망의 우승을 확정지었다.
메드베데프는 서브 에이스에서 16-6으로 조코비치에게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더블 폴트는 9-3으로 메드베데프가 6개나 많았다. 더블 폴트를 겁내지 않고 두 번째 서브도 강하게 넣었기 때문이다. 메드베데프는 첫 서브 득점률(81%-80%)과 서비스 포인트(64-57), 리시브 포인트(35-26)에서도 조코비치를 앞섰다. 특히 두 번째 서브 득점률에서는 76%-44%로 조코비치를 압도했다. 경기 내용 면에서도 메드베데프의 완승이었다.
메드베데프는 우승이 확정된 뒤 코트 인터뷰에서 “오늘이 결혼기념일이다. 아내 선물을 준비하지 못해서 꼭 이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자 복식 결승 서맨사 스토서-장슈아이 조 우승
앞서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는 서맨사 스토서(호주)-장슈아이(중국) 조가 캐서린 맥널리-코리 가우프(이상 미국) 조를 2-1(6-3, 3-6, 6-3)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스토서-장슈아이 조는 우승컵과 함께 상금 66만 달러(약 7억7천만원)을 받았다.
스토서는 본선 1회전에서 아네트 콘타베이트(28위, 에스토니아), 장슈아이는 본선 2회전에서 여자 단식 우승자 에머 라두카누(150위, 영국)에게 각각 패했다. 맥널리는 본선 1회전에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4위, 체코), 가우프는 슬론 스티븐스(66위, 미국)에게 각각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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