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클래식에서 헤비메탈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팝송 220 - Antonio Machín의 'El manisero'

林 山 2021. 11. 27. 11:45

 

'El manisero'(엘 마니세로, The Peanut Vendor)는 1929년 돈 아스피아수 & 히스 아바나 까시노 오케스트라(Don Azpiazú & His Havana Casino Orchestra)가 취입한 노래다. 이 노래는 쿠바 작곡가 모이세스 시몬(Moisés Simón)이 작곡했다. 에스빠냐어 'mani'(마니)는 '땅콩', manisero'(마니세로)는 '땅콩의'. 볶은 땅콩 행상'이라는 뜻이다. 

 

돈 아스피아수 & 히스 아바나 까시노 오케스트라

Don Azpiazu And His Havana Casino Orchestra - El manisero

 

'Ma-ni!'(마니!)라는 외침과 함께 1930년 초반 세계를 휩쓸었던 쿠바 발 룸바(rumba) 열풍에 제동을 건 노래가 시작되었다. 1920년대 당시만 해도 아바나의 노점상들은 광고 배경음악 같은 프레곤(pregon)을 이용해 자신의 땅콩을 선전했다. 작곡가 모이세스 시몬은 프레곤에 쿠바 민속음악 스타일 전체를 포괄하는 손(son)을 융화시켜 'El manisero'를 창조했다. 시몬이 원작곡자인지의 여부는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어쨌든 이 곡 덕에 그는 대단한 부자가 되었다. 당시에는 무척 중요한 척도였던 악보 판매고가 1백만 부를 돌파하는 한편 78회전 레코드 판매도 같은 기록을 세웠다.

 

Don Azpiazu And His Havana Casino Orchestra - El manisero

 

1928년 쿠바 배우 리타 몬타나(Rita Montana)는 'El manisero'를 최초로 취입했다. 하지만 진정 세계를 휩쓴 것은 에스빠냐계 쿠바 가수 안토니오 마친(Antonio Machin)의 보컬이 함께한 돈 아스피아수 & 히스 아바나 까시노 오케스트라 버전이었다. 그들은 뉴욕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1930년 5월에 이 곡을 녹음했고, 미국에서 이 음반은 1931년의 최다 판매 레코드가 됐다.

 

Antonio Machín - El manisero

 

'El manisero'의 영향을 가장 영속적으로 받은 지역은 서부와 중부 아프리카일 것이다. 아스피아수의 78회전 수입 음반들은 당시 룸바 폭스트롯(Rumba foxtrot)라는 꼬리표를 단 채 큰 인기몰이를 했다. 음반의 성공이 너무나 대단해 룸바 콩골레즈(rumba congolaise)라는 이름의 기원이 바로 이 곡이라고 여길 정도였다. 이후 지금까지 'El manisero'는 그 광대한 지역의 모든 대규모 아프리카 오케스트라에게 필수 레퍼토리가 되었다. 

 

Louis Armstrong - El Manisero(The Peanut Vendor)
 
Stan Kenton - El Manisero(The Peanut Vendor)

 

'El manisero'는 160번도 넘게 녹음되었다. 그중에서도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 1931)과 스탄 캔튼(Stan Kenton, 1947)의 버전이 잘 알려져 있다. 이것은 미국 재즈에 라틴 음악이 미친 영향을 입증하는 증거물이다. (출처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팝송 1001', 2013. 1. 10., 로버트 다이머리, 토니 비스콘티, 이문희, Jon Lusk)

 

2021. 11. 27. 林 山